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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본래 성층권을 유영하는 베테랑으로한눈에 보고도 추측할 수 있기로는뱃가죽이 구름결을 쓸고 다니며꼭대기 나뭇잎과 이따금 하이파이브 하고꽃향기 행렬과도 능숙히 인사할 수 있었다그의 당찬 날개뼈에 속도가 붙을수록덩달아 신이 난 계절들도 쾌속으로 이어달리기를 했을 것이다어느새 그의 격납고가 북적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귀항을 하면삐약거리는 아이들과 와이프가 있고이제는 익숙해져버린 직함이 발등을 눌러 그런지총총거리는 걸음걸이도 시원찮았을 것이다쓰러지듯 엎드려 직접 가져온 연료를 나눠 채우고 나면감았다 뜬 눈앞에는 야속하게도 똑같은 풍경이 서
문화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석사과정 심지수
2022.01.25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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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귓가를 스칠 때마다 황금빛의 흐릿한 광망이 감은 눈두덩이 위로 은은하게 일렁였다. 눈꺼풀이 따듯해지는 이 시간이 나는 좋았다. 신호등이 빨간 불로 바뀌었다. 아쉬운 마음이 들어 차창을 내리고 흐릿하게 맺힌 노란 점들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길에 조용히 늘어선 산수유나무가 빈틈없이 화사했다. 거리는 꽤 한적했다. 늘 지날 때마다 도무지 고요할 줄을 몰랐던 상록동 왕복 4차선이 웬일로 넓게 느껴졌다.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차선을 옮긴 것은 서부영화에서나 본 거리의 무법자 흉내를 내보려는 마음에서가 아니다. 아무래도 나와 어울리지
문화
새내기과정학부 21 박채진
2022.01.2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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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삶과 관성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학] 제1권에서 이렇게 말한다. "자연을 이해하고자 할 때, 우리가 할 일은 원인을 파악해내는 것이다." 그는 모든 운동에는 원인이 있다고 보았다. 그렇기에, 자연철학에 "무엇이 운동을 유지시키는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시간이 꽤 흐른 뒤에야 질문에 대답한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갈릴레오다. 그 또한 처음에는 운동의 지속을 탐구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운동 자체의 상태에 주목했다. 그렇게 갈릴레오는 물체는 근원적인 '운동의 양'을 지니므로, 운동은 저절로 유지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결국, '무엇이
문화
융합인재학부 20 김유환
2022.01.25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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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23명의 학생들이 총 76편의 시를 KAIST 문학상에 투고해 주었다. 갈수록 거세어지는 팬데믹의 파고 앞에서 시 창작의 열기도 예년보다는 수그러든 양상이다. 그러나 급변하는 생활 세계를 언어로 포착해 보려는 학생들의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했을 것이라 생각하며 한 편 한 편의 작품을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다. 모든 작품이 나름의 정서적 울림을 안겨주었지만 당선, 가작 각각 1편씩이라는 조건을 준수하기 위해, 기성의 시적 관행을 답습하지 않는 개성적인 시각과 문제의식의 깊이를 확보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당선작인
문화
박주형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민재원 전북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2022.01.2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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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카이스트 문학상 소설 부문에는 총 다섯 편의 작품이 응모되었다. 응모 편수는 적었으나 청년 세대의 불안과 혼란을 주제로 삼은 작품이 많았고, 환상적 요소를 통해 진정한 무엇을 찾거나 지금-여기의 의의를 묻고자 하는 시도가 여러 작품에서 발견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출품작들이 한국 현대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징표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작품에서 활용되는 환상적 요소들이 이제는 너무 식상한 소재가 되어버렸다는 우려 또한 지울 수 없었다. 흥미로운 소재나 참신한 소설의 구조가 작품의 완성도를 보증하지 않는다. 소재의
문화
허선애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2022.01.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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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필과 평론 부문 응모작은 수필 4편, 평론 1편이었다. 코로나 시국이라 홍보 등의 한계를 감안한다 해도 예년에 비해 너무 적은 수라 일단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코로나가 우리의 글쓰기 습관까지 잠식한 것은 아닐진대 ‘우물’이 다 말라버린 것일까.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무라카미 하루키도 창작의 비밀에 대해 ‘우물’이라는 비유를 자주 사용했다. 작가는 우물과 같다고. 우물은 작가만큼이나 여러 종류가 있지만 중요한 건 우물에 깨끗한 물이 있는 거라고. 우리가 내면의 바닥으로 더 깊은 바닥으로 침잠할 때 거기에 마르지 않고 고여
문화
배관문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2022.01.25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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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KAIST 문학상 시나리오 부분에는 구인용의 , 이민지의 두 작품이 투고되었다. 다른 분야에 비해 투고작이 많다고는 볼 수 없지만, 시나리오가 다른 문학 장르에 비해 글쓰기 기술이 더 많이 요구된다는 점에 비춰볼 때, 투고된 2편의 작품의 완성도는 아마추어의 작품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었을 때는 매우 수준 높은 작품이었다. 구인용의 은 메타버스라는 과학적 이슈와 영혼을 가진 프로그램이라는 존재론적, 철학적 이슈, 그리고 동성애라는 사회적 이슈를 하나의 이야기에서 녹여내려고 한 도전
문화
전봉관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2022.01.2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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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부모는 세상의 전부이다. 아이는 그 세상에서 안전하고 사랑받는다는 믿음이 형성될 때 잘 자랄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 완벽한 존재가 아니듯, 완벽한 부모도 불가능하다. 부모는 어느 순간 감정 조절에 실패하기도 하고, 자기도 모르게 자식에게 나쁜 말을 하게 된다. 부모는 본능적으로 자식을 사랑하고 목숨까지 희생하기도 하지만, 필연적으로 자식에게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저마다 비슷한 마음의 상처를 안은 채 살아간다. 누군가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겪는 갈등의 크기가 작아서 스스로 해결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반면,
문화
이도현 기자
2021.12.01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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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련희 씨는 남한 생활을 원해 탈북을 한 것이 아니었다. 평양시민이었던 그녀는 평범한 가정의 주부였다. 그녀가 북한의 특권층인 평양시민이었으며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음을 그녀의 증언과 북한에서 그녀 가족의 생활을 담은 영상을 통해 알 수 있다. 2011년, 평양시민 김련희 씨는 지병을 치료하기 위해 중국의 친척 집을 방문했다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병원비로 식당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남한에 가서 단기간에 목돈을 벌고 돌아올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탈북을 결심했다. 뒤늦게 남한에 가지 않겠다고 해도 끝내 브로커에게
문화
진예환 기자
2021.12.0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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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은 우연적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인류는 갑작스레 다가오는 재앙 앞에 무기력하다. 현대 사회에서 벌어진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주었다. 갑작스러운 재앙 앞에 최첨단 기술과 안정적 시스템을 자랑하던 선진국들은 속수무책이었다. 그렇다면 왜 인간은 여전히 재앙에 무기력한 것인가. 또 재앙이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인류와 재앙의 관계는 어떠한가. 영국의 저명한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인류 역사상 존재했던 수많은 재앙들을 다양한 관점과 방법론을 토대로 살펴보며
문화
양경록 기자
2021.12.0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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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에서 보컬이 하는 역할은 타 장르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재즈의 보컬은 마치 하나의 악기처럼 여겨진다. 특히 즉흥 연주(improvisation)라는 재즈의 음악적 특성이 보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는 점에서 그렇다. 보컬에서의 즉흥성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예술로 승화한 몇몇 주역들이 있었기에 재즈 보컬은 고유의 기능과 위력을 갖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빌리 홀리데이는 단연 최고의 여성 보컬리스트로 손꼽힌다. 성량이 크거나 가창력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음색과 프레이징*은 그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그녀만의 것이었다
문화
이지현 기자
2021.11.3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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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헤이세이, 레이와 등 연호를 사용한다. 이는 모두 천황의 연호로, 현재는 2019년 즉위한 나루히토 천황의 연호인 레이와 시대이다. 태평양 전쟁 패전 이후, 쇼와 천황이 인간 선언을 하며 메이지 시대부터 지속되어온 신격화된 천황제는 막을 내린다. 하지만 천황은 일본 통합의 상징, 국가 정체성이라는 명목으로 전쟁의 책임을 회피하여 상징천황제를 통해 살아남는다. 쇼와 천황 이후 즉위한 아키히토 천황의 반전주의, 평화주의적 행보를 통해 상징천황제는 일본 국민 마음 속에 뿌리내리게 된다. 이처럼 일본 근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화
양경록 기자
2021.11.1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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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스 카락스 - 막이 오르면 세상은 무대가 된다. 관객은 웃지도, 박수를 치지도 말고 쇼가 끝날 때까지 침묵해달라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심지어는 “숨도 쉬지 말아 달라”는 요구와 함께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독창적이고 기이한 에너지로 가득 찬 쇼가 시작된다. 잘나가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와 오페라 가수 안은 각자의 정점에서 만나 사랑을 시작한다. 헨리는 성공적으로 쇼를 마치고 안에게 달려가고, 안은 자신을 둘러싼 파파라치 사이에서 그를 반긴다. 운명 같은 사랑에 빠졌지만 둘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쇼가 어땠냐는 질문에
문화
이도현 기자
2021.11.1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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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지에 오비오마 - 벤자민과 세 명의 형들은 끈끈했다. 넷 중 하나가 동네 아이들에게 놀림이라도 받으면 누가 먼저일 것 없이 나서서 싸웠고, 어떤 일이 있어도 항상 함께했다. 엄격하지만 애정 많은 부모님 아래에서 자랐고 어른에게 대들거나 예의 없게 구는 일이 없었다. 서로를 감싸고 사랑했으며 의지했다. 화목했던 가족에게 균열이 일어난 것은 네 형제가 인적 드문 강으로 낚시를 다니다가 어떤 일을 겪은 이후였다. 동네의 광인으로 소문난 아불루가 소년들에게 끔찍한 예언을 한 것이다. 예언의 주인공이자 맏형인 이켄나는 두려움에
문화
이지현 기자
2021.11.1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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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 자오 - 지난 3일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가 많은 관심을 받으며 개봉했다 . 는 이 히어로들의 승리로 마무리된 후, 마블 스튜디오가 새롭게 전개하기 시작한 이야기의 7번째 영화이다. 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 데비안츠의 공격으로부터 인류를 수천 년간 지켜온 히어로 집단 이터널스에 대한 내용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이터널스의 구성원 ‘이터널’은 인간처럼 생겼지만 외계에서 온 존재로, 고대 메소포타미아부터 현재의 런던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뒤에서 활약하며 인
문화
정영운 기자
2021.11.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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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할 것 없이 정원을 가꾸는 문화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프랑스에 베르사유 정원이 있다면 중국에는 이화원이 있다. 일본의 균형 잡힌 액자식 정원도 유명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전통 정원은 어떨까? 한국의 정원은 인위성을 최대한 배제한다. 만약 인공물을 첨가한다면 자연을 더 잘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인공 경물의 개성이나 존재감이 강하지는 않고, 보이는 풍경도 자연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다른 나라의 정원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한국의 정원은 찬찬히 볼수록 느낄 수 있는 은근한 매력이 있다. 옛사람
문화
이지현 기자
2021.11.02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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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머'라고 했을 때 영화제 프로그래머를 바로 떠오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영화제의 프로그램을 짜는 사람으로, 어떤 영화를 관객에게 선보일지 결정한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70개국 223편의 영화와 각종 이벤트 역시 프로그래머에 의해 선정되고 진행되었다. 본지는 영화제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소개하고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서승희 프로그래머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공대생들에게 '프로그래머'라고 하면 컴퓨터 앞에서 코딩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습니다. ‘영화제 프로그래
문화
이도현 기자
2021.11.02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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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톰슨 - 철학은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학문이다. 이름만 아는 철학자들이 고대 그리스 용어를 사용해가며 토론하는 난해하고 복잡한 학문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결국 모든 사상은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의 저자이자 옥스퍼드의 철학 교수인 조니 톰슨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하며, 일상에서 마주하는 질문에 철학자들의 입을 빌려 답변한다. 윤리 문제뿐만 아니라, 예술, 종교, 문학, 일상, 정치와 경제 등 넓은 영역에 걸쳐 130여 가지의 질문을 던지고, 두 페이지라는 짧은 분량 안에서 철학자들이 먼저 고
문화
최은서 기자
2021.11.0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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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타브리지 - 집 근처 바닷가에 죽은 고래와 돌고래 시신이 떠밀려온다. 대부분의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법한 뉴스임에도 알리 타브리지는 그가 사랑하는 바다를 지키기 위한 여행을 기획한다. 예전부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해변 청소 등 환경 보호 활동에 활발히 참여해왔지만, 열정 어린 이번 탐험은 일상생활을 넘어 자신의 안전과 크게는 목숨까지 걸어야 가능한 종류임이 틀림없다. 영화의 전개는 감독인 알리의 의식 변화와 문제 인식에 따라 진행된다. 세계에서 가장 큰 포경 시장인 다이지에서 돌고래, 고래 및 상어 남
문화
김민준 기자
2021.11.02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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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 레싱 - 매슈와 수전은 모두의 축복 가운데 결혼했다. 두 사람은 현명하고, 분별력 있는 사람이었고, 사람들은 때때로 롤링스 부부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찾아오기도 했다. 정원이 딸린 집에서 네 아이와 함께 사는 롤링스 부부의 모습은 주변 사람들에게 ‘누구라도 스스로 선택할 수만 있다면 선택하고 싶은 삶’으로 비췄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가정을 꾸린 주부였기에, 수전 역시도 자신의 현재 삶이 행복한 삶이어야만 한다고 굳게 믿었다. 는 200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의 초기
문화
김신엽 기자
2021.11.02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