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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실수 때문에 잠 못 이룬 경험이 있는가? 말끝이 자주 흐려지는가? 저자와 같은 대학에서 강의하는 이문재 시인은 추천사에 이런 분들께 이 책을 적극 권한다고 말한다. 는 김진해 교수가 ‘말글살이’에 매주 말과 글을 주제로 쓴 칼럼을 편집한 결과물이다. 20년 넘게 글쓰기를 가르친 저자의 800자 이내의 칼럼들은 깊은 울림과 동시대성을 담고 있다. 저자는 어떤 말이 바르고 한국어다운지 따지기보다, 되려 말을 대하는 그런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질문을 던진다. 책의 제목과 같은 제
문화
방민솔 기자
2024.03.0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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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출신 나타샤(올레나 시도르추크 분)는 부동산을 찾아 대뜸 땅을 사겠다고 한다. 뿌리가 있어야 자기가 인정받을 수 있고 안심이 된다며 땅을 사 선산을 만들고자 한다고 전한다. 이방인의 모습을 한 손님에 잠시 당황했던 공인중개사는 본인이 귀화한 한국인이라며 주민등록증을 꺼내 보이는 나타샤의 모습에 금세 적응한다. 자금이 부족한 나타샤를 위해 땅 주인 할머니(허진 분)에게 전화까지 하며 가격 흥정에 성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행운은 쉽게 오지 않는다더니, 땅을 살 사람이 귀화한 외국인이라는 걸 알게 되자 할머니는 돌연 땅을 팔
문화
방민솔 기자
2024.03.0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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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의 작품을 제작한 오컬트의 대가 장재현 감독이 화려하게 복귀했다. 는 연일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여러 기대작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일주일 만에 300만 관객의 벽을 허물며 작년 최고의 히트작이었던 의 기록을 넘어섰다. 영화는 미국 LA의 한 부잣집에서 화림(김고은 분)과 봉길(이도현 분)이 의뢰를 받고 풍수사 상덕(최민식 분), 장의사 영근(유해진 분)과 함께 묘를 파며 시작된다. 묫자리부터 음산했던 그곳을 파헤치자 괴기스러운 일과 예기치 못한 주변인의 죽음이
문화
조연서 기자
2024.03.05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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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 파리 박람회장 주 출입구가 방산충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 방산충은 바다에 부유하며 살아가는 진핵생물로, 키틴질을 분비하며 규질의 골격으로 방사상 모양을 이룬다. 한 마디로, 해양성 플랑크톤이다. 건축가 르네 비네는 어떻게 방산충의 형태에서 예술적 모티프를 얻을 수 있었을까? 그 시작은 에른스트 헤켈의 그림에 있다.헤켈은 스물셋이라는 나이에 의학박사 학위와 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동물학을 공부했다. 비교해부학 교수로서 그가 특히 심취했던 주제는 바다 깊숙이 살거나 크기가 매우 작은 방산충을 포함한
문화
최민준 부편집장
2024.02.2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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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는 관객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사람이다. 스크린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것이야 엔딩 크레딧이 끝난 뒤 5초 남짓 나오는 번역가의 이름뿐이지만, 영화를 보는 매 순간 쳐다보는 자막이 온전히 그들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황석희 번역가는 데드풀의 B급 감성과 말솜씨를 잘 살린 자막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 화끈한 시도는 데드풀이라는 인물과 잘 맞았기에 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하지만, 그는 늘 자막의 뉘앙스를 관객에게 더 잘 전할 방법을 시도하고 고민하는 번역가이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저자의 첫 에세이
문화
조연서 기자
2024.02.2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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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소설, 은 , 등의 작품으로 이름이 알려진 영국 아동문학의 거장, 로알드 달의 작품이다. 소설의 큰 성공 이후 이 작품은 1971년과 2005년에 한 차례씩, 총 두 번이나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2023년에 개봉한 는 이 영화들의 프리퀄로, 환상적인 초콜릿 공장의 주인인 윌리 웡카가 성공하기 이전의 멋진 모험 일대기를 보여준다. 로알드 달의 독창적 세계관을 전승한 이 작품은 일반 관객이 평소 상상도 하지 못 한 마법 같은 일을 직접 눈
문화
임해찬 기자
2024.02.2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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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을 앞둔 겨울방학, 우리 학교는 벌써 새 학기를 위해 이사 오고 이사 가는 학생들로 분주하다. 얼었던 땅도 녹았고 종종 푸른 잎이 보이기도 하며 무엇보다 패딩 입은 사람이 줄어가는 걸 보니 봄이 가까운 게 분명하다.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고들 한다. 본격적인 봄이 찾아와 바빠지기 전, 카이스트신문 문화부에서 추천하는 콘텐츠와 함께 따뜻한 이불 속에서 마지막으로 알차게 쉬어보자. 매력적인 신인 작가들의 도전, 극장에서 보는 영화, 공연장에서 보는 연극이나 뮤지컬,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문화
방민솔 기자, 조연서 기자
2024.02.2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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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말잇기간단한 놀이다오늘 쌀쌀하더라, 는 실은이불 가져가도 돼배만 덮으면 되거든, 으로 이어진다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따금 뚝뚝 끊어지는 발음 사이에선새로 시작해도 될 것이다기도와 용서와 화해가속도 없이 창틈으로 흐른다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별의 고리를 따라 부르는돌림노래채 끝나지 않은대화는 꿈의 자락 어디선가헤어지고 마주친다 이 또한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마른 손끝으로 더듬어본 인연은다시 가닿아도 좋을 것이다창밖으로 사라진말들에 안녕을 빌자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세상을한 바퀴 돌아 다시 침대로 들어올 때면몇몇은 먼 사람의 눈빛도
문화
전산학부 21 양우현
2024.02.2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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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가 되었습니다 낙엽 빌라 반지하에 빛이 안 들어도 나는 한낮부터 빛납니다 밤에 지쳐도 당신이 찾는 날까진 그러지 싶습니다 기념할 것은 아니지만 나보다 환한 플래시 청량한 찰칵 소리에 아직 있었구나, 그 말을 첫 만남에 들으면.
문화
수리과학부 22 박성후
2024.02.2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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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가 시작되면 모든 그리운 것들이 별을 향해 떠나간다.불어나는 찌꺼기를 내다 버릴 곳이 필요했다. 눅눅하게 상해버린 빵, 끊임없이 새로 짓고 무너뜨린 콘크리트, 물고기가 먹이인 줄 알고 대신 집어먹는다던 조그마한 플라스틱 조각, 아니면 누군가의 유해까지도. 입안으로 씹어 삼키기에는 너무나 단단했다. 마냥 덮어놓고 잊어버리기엔 퀴퀴한 냄새가 났다. 해수면이 올라가면서 매립지가 부족해진 이상 그것들을 모두 내려놓고 어디론가 도망칠 수는 없었다. 인류는 내가 태어나기 몇십 년 전부터 우주로 쓰레기를 쏘아 보냈다. 우리는 감당할 수 없는
문화
생명과학과 20 이채원
2024.02.2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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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폭설에 갇힌 것이라고 믿었다. 바퀴는 눈에 파묻혀 헛돌기만 하고 눈보라로 인해 창밖은 새하얗게만 보이는 작은 자동차 안에서 그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눈보라가 지나갈 때까지 버틸 여유를 줄 코코아 한 잔이었다. 몇 가지 다른 점은 자동차가 아니라 우주선이었다는 점, 그리고 눈보라가 아닌 태양풍에 의한 신호 간섭이라는 점이었다. 우주선 면허를 자신의 딸보다 늦게 딴 그는 지구에 남은 마지막 택시기사였다. 그 때문인지 그는 첫 혼자 하는 우주선 운전에서 태양풍에 갇히는 사고를 겪고도 당황하는 기색이 없이 의연했다.그가 코코아
문화
생명과학과 박사과정 이동은
2024.02.2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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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의 복잡한 데이터 집합을 분석하는 방법들 중에서 ‘주성분 분석’이라는 기법이 있습니다. 영어로 principal component analysis (이하 PCA라고 쓰겠습니다)라 불리는 이 방법론은, 고차원의 좌표 공간에 흩어져 있는 개별 데이터들을 잘 구분해내기 위한 핵심 축선들을 찾아 나가는 기법입니다. 이러한 핵심 축선은 한 개 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여러 개가 필요하며, 이들이 주어진 데이터를 얼마나 잘 구분해내는지에 따라 개별 축선의 우선 순위를 매길 수도 있습니다. 즉 어떤 축선이 주어진 데이터들 간
문화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사과정 강의룡
2024.02.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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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 벽돌 집 옥상 - 실외/이른 아침멀리서 새 소리. 깔끔한 벽돌 마당 한 켠엔 정갈하게 모여 있는 낙엽들. 옥상 위 구름 한 점 없는 어둔 하늘은 수평선을 따라 푸른빛으로 물들고 있다. 난간 옆의 계단에서 중학생 교복을 입고 있은 한 소년이 올라오더니 신문을 던진다. 새들이 날아간다.2. 주택 밀집 구역, 골목 - 실외/이른 아침(인서트) 축축한 아침 거리, 자전거 바퀴가 굴러가고 있다.(인서트) 신문지로 가득찬 자전거 바구니 클로즈업.(인서트) 소년은 눈은 생기가 있지만, 피곤한 듯 새벽 빛 아래에 눈을 가늘게 뜨고 있다
문화
메타버스학제전공 석사과정 이형욱
2024.02.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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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카이스트 문학상 시 부문에는 23명의 학생들이 총 75편의 작품을 투고해 주었다. 시를 본격적으로 접하거나 창작하기에는 녹록하지 않았을 여러 여건 속에서도 충실히 언어를 벼리고 그 안에 진심을 드러내 보인 작품들이 꾸준히 출품되고 있다는 점은 기쁜 일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다만 시작(詩作)은 자신이 발견한 어떤 진실을 응축된 언어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끈기가 필요한 작업이다. 이러한 조건 앞에서 아직은 장황한 일상어의 수준에 머문 시들도, 간결하지만 사유의 경험이나 깊이가 아쉬운 시들도 있었다. 전자의 경우 리듬이나 이
문화
진가연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교수,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강민규 교수
2024.02.2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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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걱정하는 마음이 글을 쓰게 한다. 이번 카이스트 문학상 소설 부문에 응모된 열한 편의 글을 읽으며 든 생각이다. SF로 분류될 수 있는 소설이 주류를 이루면서도 일상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이야기, 고전적 소재의 판타지 등 다양한 작품이 응모되었는데, 장르적 재미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시도보다는 위태로운 존재들 사이의 관계나 함께 미래를 맞이할 가능성에 대한 애틋한 탐구가 많이 눈에 띄었다. 그 가운데 서로 다른 소설적 매력을 가진 당선작과 가작 한 편씩을 선정할 수 있어 즐거운 심사였다.이채원의 은 전지구적 재난으
문화
정서현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교수
2024.02.2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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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은 과학기술의 해라 할 만하다. 인공지능, 뇌공학, 우주공학 등의 전방위적인 발전은 SF 장르에서나 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일들을 대중의 눈 앞에서 현실화시켰고, 샘 알트먼이나 일론 머스크와 같은 과학기술자들의 말과 행동이 연일 복음처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2023년 중반기를 장식한 영화 오펜하이머의 흥행은 과학기술자들의 연구나 성취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 경험, 생각, 사랑, 아픔까지도 대중이 일상적으로 향유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이런 맥락에서 금년도 카이스트 문학상의 수필 및 평론
문화
박주형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교수
2024.02.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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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흔히 ‘시나리오’라고 부르는 영화의 대본은 영어의 ‘스크린플레이(screenplay: 영화 대본)’과 ‘텔레플레이(teleplay: TV 드라마 대본)’에 해당하는 용어다. ‘게임플레이(gameplay: 게임 대본)’도 넓은 의미에서 이 범주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카이스트 문학상에서는 ‘영상의 시대’로 불리는 오늘날 문학의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문학상 공모 부문에서 ‘시나리오 부문’을 독립시키고 작품을 모집해 왔다. 시나리오 부문 모집을 시작한 이후 줄곧 시, 소설, 수필, 비평 등 전통적인 문학 장
문화
전봉관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교수
2024.02.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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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 교재의 첫 장을 열면 생물의 특성에 관한 내용이 가장 먼저 나온다.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환경에 대해 적응한다 등의 특징 말이다. 그러나 이 특징들을 갖는 물질을 생명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이 특징만이 불변하는 생명체의 특성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아니라면, 살아있는 체계의 특성을 열거하고자 얼마나 긴 특성들의 목록이 필요하고, 그 목록은 언제 완성될까? 이러한 고민을 하고, 살아있는 체계를 정의하고자 노력한 학자가 있다. 의 저자이자 신경생물학자 움베르또 마투라나는 대학교수로 지내며 ‘생명체의 고
문화
김서경 기자
2023.11.27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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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으로 찍다 풍경 사진을 더 찍고 싶은 욕심에 무작정 카메라를 샀다. 카메라와 같이 동봉되어 있던 카메라 조작법을 읽었지만, 여전히 감은 오지 않는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줄 선생님이 필요하다. 요즘 세상에는 인터넷으로도 조금만 검색해 보면 카메라에 관련한 많은 정보가 쏟아지지만, 자신은 카메라를 처음 접한다면, 한 권의 책이 더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카메라 전문 잡지 , 의 편집장이 쓴 은 풍경 사진을 위한 장비부터
문화
김서경 기자
2023.11.2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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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세미(박혜수 분)와 하은(김시은 분). 세미는 눈물을 흘리며 잠에서 깬다. 그리고 하은에게 오래간 느껴온 감정을 전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둘 사이엔 오해가 생긴다. 세미는 하은이 본인보다 가깝게 지내는 듯한 다애(오우리 분)에게 질투를 느끼고, 자전거 사고와 의문의 남자의 등장이 잇달아 나타나며 갈등은 더 심해진다. 그럼에도 세미는 하은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줄거리만 놓고 보면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수학여행 전날을 설레는 마음으로 보내던 여고생들의 생기발랄한
문화
조연서 기자
2023.11.27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