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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실수 때문에 잠 못 이룬 경험이 있는가? 말끝이 자주 흐려지는가? 저자와 같은 대학에서 강의하는 이문재 시인은 추천사에 이런 분들께 이 책을 적극 권한다고 말한다. 는 김진해 교수가 ‘말글살이’에 매주 말과 글을 주제로 쓴 칼럼을 편집한 결과물이다. 20년 넘게 글쓰기를 가르친 저자의 800자 이내의 칼럼들은 깊은 울림과 동시대성을 담고 있다. 저자는 어떤 말이 바르고 한국어다운지 따지기보다, 되려 말을 대하는 그런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질문을 던진다. 책의 제목과 같은 제
문화
방민솔 기자
2024.03.0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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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 파리 박람회장 주 출입구가 방산충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 방산충은 바다에 부유하며 살아가는 진핵생물로, 키틴질을 분비하며 규질의 골격으로 방사상 모양을 이룬다. 한 마디로, 해양성 플랑크톤이다. 건축가 르네 비네는 어떻게 방산충의 형태에서 예술적 모티프를 얻을 수 있었을까? 그 시작은 에른스트 헤켈의 그림에 있다.헤켈은 스물셋이라는 나이에 의학박사 학위와 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동물학을 공부했다. 비교해부학 교수로서 그가 특히 심취했던 주제는 바다 깊숙이 살거나 크기가 매우 작은 방산충을 포함한
문화
최민준 부편집장
2024.02.2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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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는 관객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사람이다. 스크린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것이야 엔딩 크레딧이 끝난 뒤 5초 남짓 나오는 번역가의 이름뿐이지만, 영화를 보는 매 순간 쳐다보는 자막이 온전히 그들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황석희 번역가는 데드풀의 B급 감성과 말솜씨를 잘 살린 자막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 화끈한 시도는 데드풀이라는 인물과 잘 맞았기에 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하지만, 그는 늘 자막의 뉘앙스를 관객에게 더 잘 전할 방법을 시도하고 고민하는 번역가이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저자의 첫 에세이
문화
조연서 기자
2024.02.2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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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으로 찍다 풍경 사진을 더 찍고 싶은 욕심에 무작정 카메라를 샀다. 카메라와 같이 동봉되어 있던 카메라 조작법을 읽었지만, 여전히 감은 오지 않는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줄 선생님이 필요하다. 요즘 세상에는 인터넷으로도 조금만 검색해 보면 카메라에 관련한 많은 정보가 쏟아지지만, 자신은 카메라를 처음 접한다면, 한 권의 책이 더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카메라 전문 잡지 , 의 편집장이 쓴 은 풍경 사진을 위한 장비부터
문화
김서경 기자
2023.11.2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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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천문학자는 낭만적인 직업으로 다가온다. 김영하의 소설, 에는 주인공이 밤하늘의 별을 보는 장면이 있다. 주인공은 인간을 상대하는 일이 힘들다며, 다음 생에는 천문학자나 등대지기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심채경 박사는 천문학자가 실은 사람을 자주 상대하는 편이라고 말한다. 별과 행성은 대중에게 흥미로운 주제이기에 여기저기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는 등 연구 외에도 많은 사회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는 행성 과학자, 심채경의 에세이집으로, 천문학자의 삶을
문화
방민솔 기자
2023.11.1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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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자신을 얽매고 있는 가족, 친구, 사회 등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날개를 달아 날아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진지하지 않은 가벼움은 삶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용납할 수 없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은 프라하의 봄 시대에 가벼운 남자와 여자, 무거운 남자와 여자가 만나 생기는 갈등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벼움의 상징 토마시는 여자와의 가벼운 만남을 추구하지만 결코 같이 잠에 들지 않는다. 그의 부인 테레사는 토마시와 자신의 만남은 필연이라 믿지만 결혼 후에도 바람둥이 생활을
문화
김서경 기자
2023.11.1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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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쪽, 두툼한 속지와 풍부한 사진 자료 인쇄 덕에 702g이 된 하늘색 표지의 책. 단조로운 글씨체로 쓰인 이 책의 제목은 이다. 유현준 작가는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이자 홍익대학교 건축학 교수다. 출연 이후 대중 매체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구독자 111만 명의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저자의 신작으로, 세계 건축 거장의 작품들을 기행문의 형식으로 소개한다. 구체적으로 유럽, 미국, 그리고 아시아의 순서로 건축사적으로 의미 있는 현대 건축물 30
문화
방민솔 기자
2023.10.3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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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서울대학교와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공부하고 여러 대학에서 인류학을 가르쳐 온 저자가 사람, 장소, 환대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현대 사회의 본질과 문제를 신선하게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사회학자 어빙 고프만의 개념을 인용하여 ‘사람’이란 일상 속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어야 하는 수행적 개념이라고 가정한다. 따라서 우리는 오직 타인의 인정에 의해서만 사회 안에 들어가고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사회는 각자의 앞에 펼쳐져 있는 상호주관적인 상호작용의 지평이며, 각 개인은 이
문화
이지형 수습기자
2023.10.3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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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작가는 2007년 KBS 의 비디오 저널리스트(VJ)로 시작해 현재 tvN 의 다큐멘터리 디렉터로 일해오고 있다. 그녀는 15년간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인생을 접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그 중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고르고 골라 이 책 ‘참 괜찮은 태도’에 담았다. 그녀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따뜻한 마음을 나눠준 사람들 덕분에 타인에게 상처받을까봐 세웠던 벽을 허물게 되기도 하고, 오랜 인고 끝에 인생의 봄을 맞이한 사람들을 보며 “내가 지금 인생의 겨울을 지나고
문화
박유진 기자
2023.10.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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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궁극적인 추구자’로, 고통은 피하고 쾌락을 끝없이 좇은 결과 우리는 이 세상을 지나치게 풍족한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과거보다 중독에 빠진 사람이 많은 이유는 쾌락에 더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른 산업화와 디지털 시대의 도래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현대 사회는 끝없는 무한 경쟁의 시대를 지내고 있기도 하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 발맞추어 과도한 업무량과 높은 집중력을 요구받는 청소년과 성인들은 불안을 해결하고자 도파민을 찾는다. 풍요롭고 간편하지만, 주체성을 잃
문화
김서경 기자
2023.10.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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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교통은 탄소 감축에 실패한 분야이다. 왜 교통 분야에서 탄소 감축이 어려울까? 그리고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의 저자는 교통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구체적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살아가기 위해 무작정 자동차를 버리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도시 외곽과 비수도권 지역의 현실적인 상황을 이야기하며 사회 전반 시스템에서 변화되어야 하는 점을 짚어낸다.궁극적으로 현재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확장된 걷기 공간’의 비중을
문화
방민솔 기자
2023.09.19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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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예일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를 거쳐 자수성가한 사업가 J. D. 밴스의 자신의 인생에 대한 회고록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를 담음과 동시에 자신과 같은 처지였던 ‘힐빌리’들의 삶을 비추고 대물림 받은 다음 세대의 모습까지 찬찬히 들여다보며 미국 사회의 전반에 대해서도 성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 미국 사회의 빈곤을 이겨낸 그야말로 개천에서 난 용의 입장에서 진솔하게 이야기를 풀어낸 이 책이 사회학 학자가 쓴 비평서보다 유익하다며 크게 극찬받고 영화화도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힐빌리란 미국 중부 쇠락
문화
김서경 기자
2023.09.19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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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기록적인 폭염과 대형 산불, 태풍 등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는다. 국내외 사회는 새로운 사건 사고로 어지럽다. 요즘은 지구의 재앙이 마냥 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게 이상하지 않은 것만 같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구의 재앙을 대비하는 사람들이, 그것도 우리나라에 있다면 믿어지겠는가? 경상북도 봉화군, 백두대간수목원에 위치한 시드볼트에 우리나라와 세계의 야생식물 종자들이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다. 시드볼트(Seed Vault)는 이름 그대로 종자를 저장하는 금고다. 이는 전 세계에 단 두 곳뿐인데, 작물 종자 위주로 보
문화
방민솔 기자
2023.09.0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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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까지 챙기기 어려운 세상이다. 나 하나 살기 바쁘고, 버겁고, 힘든 세상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복잡해지고 빨라지는 세상에, 다가오는 사람들은 다 신경 쓰기 어려울 만큼 많지만 그중 대부분은 스쳐 지나갈 뿐, 잠시 기억 속에 머물고 다시 사라지고 만다. 나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더라도 그 사람은 분명 자신의 삶을 그만의 형태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여기 소소해 보이면서도 절실한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50명의 사람 이야기를 담은 책이 있다. ‘보건교사 안은영’, ‘시선으로부터’의 저자인 정세랑 작가는 사회의 단면을 담
문화
김서경 기자
2023.09.0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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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출중한 재능이 있는 음악 교사가 있다. 영리하고, 재미있고, 학생들에게 존경받는 평범한 선생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더 같이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상한 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종종 아내를 모자인 줄 알고 쓰려는 시늉하고, 꽃을 보여주어도 향을 맞기 전까지는 꽃인 줄 알지 못하고, 사진을 보여주어도 추상적인 인식만 있을 뿐 사진의 전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아예 알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그는 항상 노래를 부르면서 생활하는데, 큰 소음에 의해 방해받고 나면 커피를 마시다가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멈춰버린다. 그러나 그 자신은 자
문화
김서경 기자
2023.08.0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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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여름의 책, 은 하얗고 귀여운 캐릭터 ‘무민’이 등장하는 의 작가로 유명한 토베 얀손의 대표작이다. 토베 얀손은 순수 미술, 무대 미술, 연극, 시, 소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와 마찬가지로 의 삽화 역시 작가 본인이 그렸다. 1970년대 북유럽의 섬 동네 여름 풍경을 상상해 본 적 없는 독자도 삽화를 통해 소피아와 할머니의 여름을 실감할 수 있다. 이 책은 여러 해에 걸쳐 어린 소녀 소피아와 할머니, 아빠가 섬에서
문화
방민솔 기자
2023.08.0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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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미국 100km 마라톤 최고 기록이 6시간 38분 21초로 갱신되었다. 이 기록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20대나 30대가 아닌 42세였다. 공식적인 직업도 마라토너가 아닌 생물학자였던 베른트 하인리히. 그는 이후에도 40대에 US 오픈 24시간 달리기 신기록(252.2km)과 US 오픈 100마일 신기록(12시간 27분 2초)을 세웠다. 은 여든이 넘은 지금도 달리고 있는 그의, 노화와 달리기에 관한 80년 연구 일지이다.수명과 노화를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적게 먹고 천천히 움직이며 심장이 느리게 뛰는 거
문화
방민솔 기자
2023.07.0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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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는 평생동안 동물학과 생명과학을 공부해 온 석학이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자연에 대해 공부하며 교육에 대해 고민해 온 만큼, 공부를 주제로 한 책을 10여년 전부터 언젠가는 꼭 쓰고 싶었다고 한다. 는 최 교수와 저널리스트 안희경의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학교에서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삶 전체에서 공부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왜 중요한 일인지 그의 생각을 밝히며,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에 대해서도 톺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그 바탕에는 저자가 하버드 대학교에
문화
고범준 기자
2023.07.0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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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이글먼은 뇌과학계의 칼 세이건이라 불릴 만큼 세계적으로 촉망받는 뇌과학자이자 베스트 셀러 작가이다. 그는 이전부터 ‘뇌 가소성’의 원리에 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해 왔다. 하지만 이번 저서 에서는 ‘뇌 가소성’이라는 용어가 가지는 의미에 한계를 느끼고 그를 대체할 만한 용어로 ‘생후배선(Livewire)’이라는 개념을 제시해 본격적으로 탐구한다. 전구에 불이 켜지려면 전기 배선이 연결되어야 하듯, 우리 뇌는 미완성인 상태로 태어나며 살아가면서 상황에 맞게 계속해서 모습을 바꿔가고 발전한다는 의미다
문화
고범준 기자
2023.05.16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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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지도가 알려주는 대로 따라가다가 예상치 못한 풍경을 마주한 경험이 있는가? 권민경 작가의 에세이, 에서는 걷기 좋아하는 시인 부부가 무더운 여름날 스마트폰 지도를 따라가다가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 일화가 등장한다. 권민경 시인과 그의 남편 ‘효’의 이야기다.사소해 보일 수도 있는 일상을 특별한 풍경으로 만드는 건 작가의 애정 담긴 관찰과 묘사다. 부부는 많은 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일단 걷기 시작했다. 버스의 사람들이 반쯤 기울어질 정도의 경사와 틈틈이 슈퍼에 들러 음료수를 마셔야 하는 더위에 굴하
문화
방민솔 수습기자
2023.05.16 0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