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타브리지 - <씨스피라시>

Netflix 제공

    집 근처 바닷가에 죽은 고래와 돌고래 시신이 떠밀려온다. 대부분의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법한 뉴스임에도 알리 타브리지는 그가 사랑하는 바다를 지키기 위한 여행을 기획한다. 예전부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해변 청소 등 환경 보호 활동에 활발히 참여해왔지만, 열정 어린 이번 탐험은 일상생활을 넘어 자신의 안전과 크게는 목숨까지 걸어야 가능한 종류임이 틀림없다.

    영화의 전개는 감독인 알리의 의식 변화와 문제 인식에 따라 진행된다. 세계에서 가장 큰 포경 시장인 다이지에서 돌고래, 고래 및 상어 남획 문제의 심각성을 조명하던 그는 이 문제가 단지 빙산의 일각이었음을 깨닫는다. 참다랑어 어획량 증가, 상어 지느러미 요리 소비 등의 자질구레한 이유로는 전 세계 상어 개체 수 감소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원래 잡으려고 했던 어종이 아닌 어종을 잡게 되는 것, 즉 ‘부수어획’으로 인한 피해가 대부분임을 깨달은 그는 이런 사실이 왜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다. 이 궁금증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플라스틱 쓰레기의 과반이 어업 쓰레기라는 사실, 어업과 환경 운동 사이의 거대한 카르텔이 여러 사실을 은폐하는 중이라는 사실 등 해양 오염에 있어서 여러 이권과 관련된 비밀들을 밝혀낸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가 촬영한 다큐멘터리의 결론은 단순하다. ‘지속가능한 수산업과 양식업은 존재할 수 없다. 환경 단체들은 당신을 속이고 있다. 오직 물고기를 먹지 않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혹자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비판할 만한 이상적이고 단정적인 결론이지만, 감독은 이것 이외의 다른 해법은 없다고, 이 속도대로라면 2050년이 되기 전에 바다 생태계가 말라버린다고 주장한다.

    영화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특히 평소에 듣기 어려운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많은 양의 통계와 인터뷰, 그리고 단정적인 결론을 곁들인 다큐멘터리라면 그 몫이 더 클 것이다. 실제로 해당 영화가 개봉한 지난 3월 이후, 해외에서는 영화에 인용된 통계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편집한 인터뷰 내용 등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환경 문제 중에서도 생태계, 특히 석연치 않은 이유로 수많은 환경 단체들이 언급하기를 꺼리는 해양 생태계와 어업 문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직접적인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본 영화가 관객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의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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