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예스이십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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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자신을 얽매고 있는 가족, 친구, 사회 등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날개를 달아 날아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진지하지 않은 가벼움은 삶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용납할 수 없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프라하의 봄 시대에 가벼운 남자와 여자, 무거운 남자와 여자가 만나 생기는 갈등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벼움의 상징 토마시는 여자와의 가벼운 만남을 추구하지만 결코 같이 잠에 들지 않는다. 그의 부인 테레사는 토마시와 자신의 만남은 필연이라 믿지만 결혼 후에도 바람둥이 생활을 하는 토마시 때문에 악몽을 꾼다. 또 다른 가벼움의 상징 사비나는 공산주의 시대와는 전혀 다르게 자유롭고 능동적인 여성으로 토마시와 ‘에로틱한 우정’을 나눈다. 그에 반해 프란츠는 사비나와의 관계를 위해 부인에게 외도 사실을 고하고 사비나를 찾아가지만 그새 사비나는 떠난다. 

얼핏 보면 그들의 가벼움과 무거움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지만 무게는 절대적이지 않다. 사비나가 프란츠를 떠난 이유는 ‘키치’에 대해 절대적으로 저항한다는 무거운 신념이 있기 때문이었다. 또 프란츠를 버린 후 그녀에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커다란 공허함으로 다가왔다. 그 밖에도 네 명은 서로를 만나고 프라하의 봄을 마주치며 가벼운 선택지와 무거운 선택지를 오간다. 작가는 가벼움과 무거움을 자유와 책임이나 영혼과 육체, 영원성과 일회성 등에 빗대어 나누어 표현한다. 그러나 사랑 앞에서의 이중성과 모순을 토대로 인간의 한계를 설명하며 무엇이든 이분법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다고 역설적으로 주장한다. 

책의 제목은 우리가 현실 속 무겁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삶이 모순으로 가득 차 있고 너무 쉽게 비극과 행복이 교차하기에 본질적으로 가벼움의 면모를 가진다는 것을 뜻한다. 인생에는 연습이 없고, 결코 비교할 수 없다. 더 나은 나의 존재는 있을 수 없다. 

책은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다가도 일인칭 시점에서 직접 개입하기도 하고, 중간중간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부터 여러 철학적인 요소가 등장해 한 번에 이해하기는 다소 어렵다.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이 20대에 읽었을 때와 더 사회생활을 거친 후 읽었을 때의 감흥이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앞으로의 미래에 불안감을 갖고 있는 20대라면 보다 책을 어렵게만 생각하지말고 존재의 가벼움에 대해 느끼며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짐을 덜어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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