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 「참 괜찮은 태도」

 

(주)예스이십사 제공
(주)예스이십사 제공

김지현 작가는 2007년 KBS <다큐멘터리 3일>의 비디오 저널리스트(VJ)로 시작해 현재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다큐멘터리 디렉터로 일해오고 있다. 그녀는 15년간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인생을 접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그 중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고르고 골라 이 책 ‘참 괜찮은 태도’에 담았다. 그녀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따뜻한 마음을 나눠준 사람들 덕분에 타인에게 상처받을까봐 세웠던 벽을 허물게 되기도 하고, 오랜 인고 끝에 인생의 봄을 맞이한 사람들을 보며 “내가 지금 인생의 겨울을 지나고 있구나”하고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작가는 책에서 2021년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만난 사람 중 구교환 배우를 가장 인상 깊은 사람으로 꼽았다. 그에게 현장에서 함께해 온 스태프들에게 미안한 적이 있었냐고 묻자, 그는 몇 해 전 같이 고생한 동료 스태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던 것이 후회된다고 답했다. 스태프들이 열심히 일을 했는데 미안하다고 하면, 마치 그들의 일이 누구도 하기 싫어하고 열악한 일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미안하다는 말로 그들의 숭고한 열정을 깎아내렸을까 걱정이 된 것이다. 작가는 몇 해 전 조선소 선박 수리 현장에서 촬영했던 이야기도 함께 담았다. 한창 더운 여름, 배를 수리하는 현장 속 용접을 하고 있는 기술자를 만났다. 그는 온몸을 덮는 작업복과 용접의 불꽃으로 인해 땀으로 범벅 되어 있었다. 작가는 “힘드시죠?”라고 물었고, 그는 활짝 웃으며 자신이 고친 큰 배가 바다로 나가는 걸 볼 때마다 기쁘다며 참 뿌듯하다고 답했다. 작가는 그에게 “힘드시죠?”라는 말 대신 “멋있으세요”라는 말을 건넸어야 한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타인을 함부로 동정하지 않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위 이야기 외에도 작가가 15년간 만난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따듯하게 담아낸 사람 사는 이야기에 우리네 인생과 삶이 녹아 있다. 총 7개의 장이 있고, 장마다 5페이지 정도의 에피소드를 여러 편 소개한다. 다큐멘터리 디렉터인 작가의 경험의 기록으로부터 봉하마을 사람, 시장 아주머니 등 내가 쉽게 만나보지 못할 사람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보며 많은 것을 배운다. 우리는 누구에게서든 배울 수 있음을 말하며 작가의 경험과 그에 덧붙인 그녀의 생각은 소중하지 않은 인생은 없음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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