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킹 - 「웡카」

1월 31일 개봉 ~ 현재 상영 중
메가박스 제공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마틸다>, <마녀를 잡아라> 등의 작품으로 이름이 알려진 영국 아동문학의 거장, 로알드 달의 작품이다. 소설의 큰 성공 이후 이 작품은 1971년과 2005년에 한 차례씩, 총 두 번이나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2023년에 개봉한 <웡카>는 이 영화들의 프리퀄로, 환상적인 초콜릿 공장의 주인인 윌리 웡카가 성공하기 이전의 멋진 모험 일대기를 보여준다. 

로알드 달의 독창적 세계관을 전승한 이 작품은 일반 관객이 평소 상상도 하지 못 한 마법 같은 일을 직접 눈앞으로 가져온다. 윌리 웡카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호버 초콜릿은 하늘을 가르며 구르고, 달리고, 춤춘다. 중력을 거스르는 것은 비단 초콜릿만이 아니다. 사람이 그 초콜릿을 먹으면 잠깐이지만 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도 한다. 광장에서 사람들이 초콜릿을 한가득 먹고 하나둘씩 하늘로 떠오르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답게 연출되었다. 

2005년도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이 이야기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윌리 웡카 역으로 캐스팅된 티모시 샬라메의 이미지가 조금 의아하게 느껴질 것이다. 분명 2005년에 조니 뎁이 연기한 윌리 웡카는 사회성이 부족한 괴짜였다. 이에 비해 평소 부드럽고 감성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티모시 샬라메 배우가 그런 괴짜의 모습을 충분히 표현해낼 수 있을지, 필자조차도 영화 관람 전에 걱정했던 기억이 난다. 다만 그것은 폴 킹 감독 특유의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간과한 것이었다. <웡카>의 윌리 웡카는 사회성이 있다. 그저 사회성이 있는 수준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심지어 그는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고 배려하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주변인에게 베풀 줄도 아는 대인의 마음씨를 지니기도 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는 ‘기인’ 정도로 소개되었던 그의 이야기를 관객들이 궁금해하고, 또 궁지에 몰린 그를 응원할 수 있게끔 적절히 각색되었다고 할 수 있다. 

늘 외톨이였던 웡카는 악의적인 사람들과 부패한 사회 기득권층으로 인해 여러 문제에 당면하지만 결국 주변인의 도움으로 함께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간다. 그리고 모든 갈등이 해소된 이후, 그는 초콜릿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달랐던 돌아가신 어머니의 마지막 초콜릿을 동료들과 나누어 먹는다. 가족, 사람, 협력 등의 메시지를 아름다운 영상과 뮤지컬 넘버로 표현한 <웡카>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눠먹을 수 있는 달콤한 초콜릿과 같은 영화다. 다가오는 화이트데이를 <웡카>와 함께 좋은 기억으로 남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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