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니 뵐뇌브 - 「듄: 파트 2」

2월 28일 개봉 ~ 현재 상영 중                             (주)메가박스 제공
2월 28일 개봉 ~ 현재 상영 중                             (주)메가박스 제공

SF 대하소설 <듄>은 지금까지 제작된 SF 창작물의 가장 많은 모티브가 되었다고 평가받는다. 소설 속 배경이 되는 웅장한 우주 속, 모래와 스파이스가 흩날리는 행성과 주인공의 일대기에 독자들은 매료되었다. 인기에 힘입어 <듄> 시리즈는 발표 이후 꾸준히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고 있다. 이번에 개봉한 <듄: 파트 2> 또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2021년 개봉한 <듄>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듄: 파트2>는 폴이 아라키스 행성과 프레멘의 구원자, 리산 알 가입이 되어가는 웅장한 과정을 생동감 있게 담아냈다. 특히 폴이 프레멘으로 거듭나기 위한 마지막 시험을 치르는 중 모래 벌레를 조종하는 장면에서 그런 연출의 장점이 두드러진다. 다양한 타악기 소리와 함께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배경음악에 모래폭풍이 몰아치는 소리가 어우러져 영상에 긴장감을 더한다. 다큐멘터리처럼 선명하게 담긴 모래 알갱이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모여 아라키스의 붉고 메마른 사막 특유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한다. 드니 뵐뇌브 감독은 다양한 시청각적 장치를 최대한 활용하여 영화 관람이 하나의 체험이 될 수 있게끔 제작하였다. OTT의 보급과 티켓값 인상으로 인해 영화관의 인기가 시들해진 지금, <듄: 파트 2>는 영화관이 여전히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영화는 매우 방대한 서사를 다룬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하기에, 원작의 디테일한 설정을 사랑하는 팬은 몇몇 누락된 이야기와 빠른 전개를 아쉬운 점으로 꼽는다. 하지만 감독은 원작 작가 프랭크 허버트가 작품을 집필하며 전하고자 했던 핵심 주제, ‘초인은 정말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가?’라는 물음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작품 중반부 이후를 스파이스에 의한 예지에 갈등하는 폴에 집중하여 관객에게 철학적 질문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진퇴양난에 놓인 폴의 상황은 황량한 사막과 잘 어우러져 작품의 분위기를 돋워 준다. 그의 비극적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가 자신있게 선보이는 아라키스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