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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달자(the giver)라는 책을 읽어 본 적 있나요?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이 완벽하게 통제되어 날씨도 없이, 자유의지도 없이, 심지어 색깔도 없이 살아가는 사회를 그린 소설입니다. 집 한켠에서 이 책을 찾아 오랜만에 읽고, 흑과 백뿐인 세상에서 나와 ‘색’을 발견하고 나아가는 주인공이 어쩌면 지금 나이대의 저와 제 친구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카이스트에 다니다 보면 대부분의 친구들이 비슷한 줄기의 삶을 살아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잔가지는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그 누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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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범 학우(전산학부 19)
2023.04.0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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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박정민 기자
2023.04.03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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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버깅을 위해 코드 속을 어슬렁거리는 전산학부 학생을 본 적이 있는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오류를 찾아다니는 슬픈 넙죽이 한 마리. 난 빨리 테스트케이스를 통과하고 집에 가고 싶다.” 새벽 4시 코딩 과제를 하다 막힌 지 30분. 내가 코드를 읽는 건지 아니면 코드가 나를 읽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아 기분 전환을 위해 기자 수첩을 쓰고 있다. 옆 동네 ChatGPT는 어르고 달래면 30분 만에 3행시랑 그냥 시를 구분할 줄 알던데, 어찌하여 내가 창조한 이 가엾은 피조물은 장장 4시간을 타일러도 92점에서 무릎을 끓는지. 창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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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운 부편집장
2023.04.0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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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에는 꽃이 상당히 일찍 피어서인지, 상당히 이른 시점부터 학교의 곳곳에서 학생들이 돗자리를 펴고 앉아 딸기를 먹으며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신문사 기자들도 딸기의 계절을 맞아 도서관 앞의 잔디밭에서 즐거운 딸기 파티의 시간을 가졌습니다.그리고, 딸기 파티가 끝난 뒤 새벽의 신문사실에서는 아무도 모르게, 비밀스러운 음료 제조의 현장이 있었습니다. 딸기 파티가 끝나고 남은 딸기 두 팩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다가,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예전에 인터넷에서 봤던 레시피들로 맛있는 음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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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편집장
2023.04.0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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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윤지 기자
2023.04.03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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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ChatGPT는 지난해 11월 AI연구소 오픈AI(OpenAI)가 자연어처리 인공지능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한 대화형 AI 서비스다. 챗봇은 출시된 지 6개월도 안 되어 더욱 똑똑해진 GPT-4로 진화하며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GPT-4는 미국 변호사 시험 상위 10%, 미국 대학 입학시험 SAT 읽기 및 쓰기 시험 상위 7%에 해당하는 상당한 수준의 지적 능력을 선보였고, 코딩 분야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대학가에서도 챗봇이 지식 생산과 교육 전반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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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신문
2023.04.0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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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변성운 부편집장
2023.03.2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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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이유 모를 우울감이 찾아왔을 땐 영화를 한 편 꺼내어 보았습니다. 왕가위 감독의 [타락천사]를 보았는데 예전에 보았던 같은 감독의 [중경삼림]이 꽤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방에 틀어두고 냉장고에서 진과 토닉워터를 꺼내 들고 잔에 비율 따위 신경 쓰지 않고 내키는 대로 진토닉을 만들어 마셨습니다. [타락천사]의 첫 이야기엔 킬러의 방을 청소하는 동업자가 나옵니다. 킬러가 두고 간 쓰레기들 틈에서 그의 흔적을 찾고 그의 모습을 상상하는 장면을 보면 방이라는 것은 꼭 그 주인을 닮는 듯합니다. 언젠가 소설에서 주인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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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은 (생명과학과 석박통합과정 21학번)
2023.03.2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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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기자
2023.03.21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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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다’는 것이 항상 두려웠다.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할 때를 돌이켜 보면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멀어지는 게 무지하게 싫었던 것 같다. 이삿날 엄마가 필요 없는 것들은 다 버리라고 할 때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꾸역꾸역 다 들고 갔다. 좋은 거는 좋은 대로 아쉬운 마음에 끝내기 싫었고 싫은 것도 후에 보면 나에게 큰 양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유지해나갔다.한편 새로운 시작은 정말 좋아한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것, 새로운 동아리에 들어가는 것,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모두 설레고 앞으로가 너무나도 기대된다. 새로운 걸 잘 지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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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경 기자
2023.03.2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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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카이스트신문 편집장을 맡고 있는 22학번 최민준 학생입니다.”제가 인터뷰를 요청하기 위해 쓰는 메일의 첫 부분에 항상 작성하는 문장입니다. 이 문장을 워낙 많이 써서 그런지, 이제는 메일을 쓸 때 다른 방식으로 글을 시작하면 어색한 느낌도 듭니다. 가끔은, 메일을 보내려고 창을 켜서 별 생각 없이 저 문장부터 쓰고 있을 때도 있습니다. 이 정도면, 제 캐치프레이즈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여튼, 인터뷰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인터뷰, 사전에서는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는 대화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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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편집장
2023.03.2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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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을 기록해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6년간 저출산 대책에 280조원의 정부 예산이 들어갔지만, 출산율 반등은커녕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치(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수치이다. 한국 바로 위에 있는 35·36·37위 나라인 일본(1.33명), 그리스(1.28명), 이탈리아(1.24명)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국가 생산력 감소, 노인 부양 및 복지 수요 증가, 지방 소멸 등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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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신문
2023.03.2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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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기자
2023.03.2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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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 길~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본 사람들이라면 위 노래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곡의 제목은 ‘혜화동’으로, 동물원 2집 ‘동물원 두 번째 노래모음’에 수록된 곡이다. ‘응팔’에서는 박보람이 리메이크한 버전으로 나온다. 동물원 노래는 가사가 아주 중요하다. ‘혜화동’은 어릴 적 살던 동네를 추억하는 노래이다. 그 추억은 아련하면서 아름다운, 그렇지만 어쩐지 공허한 느낌을 준다. 이런 느낌이 동물원이 가장 잘 전달하는 감정이다. 그들 노래의 화자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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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예준 학우 (바이오및뇌공학과 21)
2023.03.2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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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지 기자
2023.03.06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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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박정민 기자
2023.03.06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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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기자
2023.03.06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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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 삶을 데이터화합니다. 분석합니다. 그리고 다시 삶에 반영합니다”. 언젠가부터 나를 나타내는 요소이자,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많은 이야기 중 하나가 되었다. 시작은 바야흐로 코로나가 한창 기세를 부리던 2020년이었다. 나는 집에 있는 겸사겸사 다이어트를 하기로 마음먹었고,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이 총체적으로 나의 하루 다이어트 퍼포먼스에 도움이 되는지를 알아보고 싶었다. 군것질을 얼마나 했는지, 운동은 했는지, 식사는 건강하게 했는지, 감정 상태는 어떠하였는지, 등 나의 하루 다이어트 퍼포먼스를 향상시키는 요소들을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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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화 (전산학부 19)
2023.03.06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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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일상에서 당신이 이미 가진 것들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고 있나요?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당연히 있는 건데 어떻게 그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저 말을 인스타그램 감성의 힐링 도서에 나오는 그냥 그런 구절로 치부했습니다. 그러나, 저건 정말 중요한 것이고, 저 감사함을 지금은 절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두 팔의 자유를 빼앗기면서 말이죠.저는 작년 겨울 다리 수술로 인해 거의 두 달째 목발을 짚고 생활하고 있고, 앞으로 한 달 정도 더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할 예정입니다. 고작 한 달 정도인데,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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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희진 학우 (전산학부 22)
2023.03.06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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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수업이 없는 오후에 차나 커피 같은, 향이 좋은 음료를 한 잔 들고 비어있는 벤치 중 아무 데나 털썩 앉는다. 그렇게 가만히 앉아서는 앞을 지나가는 거위들을 잠자코 바라보고 있기도 하고, 때로는 하늘에 떠서 지나가는 구름들을 바라보면서 시간을 때운다.가끔은 지나가던 거위들에게 내가 거슬렸는지, 나를 쳐다보는 거위들의 시선을 느끼고 자리에서 도망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거위들도 나른한 햇살 속에서 저들마다 잠을 즐기거나 꽥꽥대며 산책하는 일에 정신이 팔려 있기 때문에, 나는 아무런 방해 없이 생각하는 것에 집중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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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편집장
2023.03.06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