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ChatGPT는 지난해 11월 AI연구소 오픈AI(OpenAI)가 자연어처리 인공지능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한 대화형 AI 서비스다. 챗봇은 출시된 지 6개월도 안 되어 더욱 똑똑해진 GPT-4로 진화하며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GPT-4는 미국 변호사 시험 상위 10%, 미국 대학 입학시험 SAT 읽기 및 쓰기 시험 상위 7%에 해당하는 상당한 수준의 지적 능력을 선보였고, 코딩 분야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대학가에서도 챗봇이 지식 생산과 교육 전반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챗봇은 연구와 교육 분야에서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입증하는 중이다. 연구자들은 자료 수집과 정리, 문서 작성에 드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챗봇을 개인비서로 활용할 수 있고, 교육 분야에서도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니라, 학생 개인의 관심과 질문에 입각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챗봇의 사용 기준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작용과 혼란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표절과 연구 윤리에 관한 것이며, 가짜 정보와 오류, 편향 가능성의 문제도 심각하다. 특히 글쓰기의 경우, 챗봇을 사용해 과제를 제출했을 때 이를 어떻게 판별하고 공정하게 평가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이에 집으로 가져가는 글쓰기 과제 대신, 현장에서 손으로 쓰는 시험이나 구술시험, 수업 중 글쓰기 등의 평가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다소 방어적인 대안이 고려되기도 했다. 또한 챗봇이 대답하기 어렵게끔 개인의 경험에 근거한 자신만의 관점을 논하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등장했고, 기술적으로는 표절 방지를 위해 챗봇이 작성한 문서를 잡아내는 AI 프로그램의 개발과 활용이 진행 중이다. 교육 현장에서 챗봇이 가져올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유연하면서도 일관성 있는 가이드라인의 확립이 중요하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챗봇의 등장은 글쓰기라는 인류의 오랜 지적 행위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문자가 발명된 이래, 인간은 지식을 생산하고 공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글쓰기에 의존해 왔다.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설득력 있는 단단한 논리체계를 만들어가며 고차원의 사유를 발전시켜 왔다. 챗봇으로 인해 인간의 지능을 측정하는 지표로서 글쓰기가 갖는 위상이 도전받게 되었지만,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지식 생산을 위한 도구로서 글쓰기의 지위마저 흔들린 것은 아니다. 챗봇을 적절히 활용해 글 쓰는 데 도움을 받는 것은 가능하지만, AI에게 글쓰기를 전담시킨다면 우리는 창조적인 지적 행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을 잃게 된다. 디지털 시대에도 글쓰기 교육이 여전히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챗봇을 비판적으로 활용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AI 시대의 글쓰기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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