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는 꽃이 상당히 일찍 피어서인지, 상당히 이른 시점부터 학교의 곳곳에서 학생들이 돗자리를 펴고 앉아 딸기를 먹으며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신문사 기자들도 딸기의 계절을 맞아 도서관 앞의 잔디밭에서 즐거운 딸기 파티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딸기 파티가 끝난 뒤 새벽의 신문사실에서는 아무도 모르게, 비밀스러운 음료 제조의 현장이 있었습니다. 딸기 파티가 끝나고 남은 딸기 두 팩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다가,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예전에 인터넷에서 봤던 레시피들로 맛있는 음료를 시험 삼아 만들어보기로 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심심풀이용으로 제가 먹을 딸기 우유나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마트에 가서 재료들을 구경하다 마주친 과일주 코너에서 이왕이면 이번 딸기 축제를 추억할 수 있는 담금주를 만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파티를 추억하는 딸기 위스키를 만들기 위한 저만의 여정이 갑작스럽게 시작되었습니다. 음료를 만들기 위해 장바구니에 넣었던 우유를 살포시 내려놓고, 딸기 위스키에 넣으면 어울릴 것 같은 레몬즙과 설탕 한 봉지를 집어들고 신문사실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히 재료를 들고 신문사실로 들어가, 사람들이 퇴근하기를 기다린 후에 공작이 시작되었습니다.

열심히 닦고 소독한 병에 딸기를 넣어 레몬즙과 설탕을 뿌린 이후에 남은 공간에 미리 준비한 위스키를 채우니, 나름 예쁜 딸기 위스키가 완성되었습니다.

사실 만들던 중에는 생각보다 할 일이 많아 귀찮은 마음에 그만둘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막상 다 만들고 나니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기에 손색이 없는 모양새라 뿌듯해하며 만든 딸기 위스키 한 잔을 축배 삼아 마셔보았습니다.

음, 아직은 숙성을 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신문사 사람들이 중간고사 전에 마지막으로 모이는 정기회의쯤에는 술이 맛있게 익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때쯤, 그간 고생한 우리 기자분들과 나름의 추억이 담긴 딸기 위스키 한 잔으로 파티의 마무리를 지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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