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서남표 총장 계약해지안이 논의되지 않아 이사회, 학교본부, 교수협의회, 교수평의회, 학부총학생회, 학생모임 등 학내외 각 주체의 행보에는 제동이 걸렸다. 이들 대부분은 ‘기다리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사회 당일 곽재원 이사는 “학내 상황에 대한 수습방안이 결정되면 다음 이사회를 소집할 것이다”라고 밝히며 “거취 등을 다루는 다음 이사회가 한두 달 내에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또한, 오명 이사장은 20일 당일 교육과학기술부를 통해 낸 보도자료에서 “서 총장이 자신(오 이사장)에게 전권을 위임함에 따라 이와 관련한 KAIST 정상화 및 발전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 내에 소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라며 “소위원회는 이사 4~5인으로 구성되어, 약 1~2개월간 운영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사회가 서 총장의 사퇴 이전에 후임 총장 선임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인정했지만, 그 시기를 확정하지는 않았다. 이에 경종민 교협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앞으로의 상황을) 차분하게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후임 총장 선임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 당장 나설 일은 아니다”라고 밝히면서도 “총장이라는 자리가 오랫동안 공석이 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라고 덧붙였다.

교수평의회의 선출직 의원들은 ‘KAIST의 안정을 기원하며’라는 서신에서 “서 총장께서 짧은 시간 내에 KAIST로부터 용퇴를 안 하시면, 학과장과 전공책임교수를 포함한 모든 보직자께서 보직을 사임하여 주시기를 강력히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강성호 평의회장은 “학교가 이 상태로 있으면 문제가 많다”라며 “총장님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다면 돕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총장의 거취가 결정될 때까지 기다리겠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이용훈 교학부총장은 ‘보직자 사퇴요청’에 대해 “(평의회 의원들이) 너무 앞서나가는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전체 보직교수 사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앞으로의 상황들은 절대 ‘섣불리, 빠르게, 일단 해보고’ 식의 절차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 긴 안목에서 차분히 해결되어야 한다"라고 일축했다. 또한, “총장과 이사장 간의 협의가 제일 중요하며 오명 이사장을 필두로 소위원회가 곧 구성된다고 한다”라며 “그것이 가장 영향력있는 결정기관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김도한 학부총학생회장은 20일 이사회 이후 “시급한 상황에도 이사회에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실망이다”라며 “조만간 결정하겠다는 이사장의 말을 믿고 기다려보겠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서남표 총장 퇴진을 위한 학생모임’의 한 관계자는 “기자회견과 이사회 준비 문제로 애초에 계획해왔던 다양한 방법으로 학우들에게 현재 상황의 심각성과 서남표 총장 퇴진의 타당성을 알리는 일을 전혀 하지 못했다”라며 “늦었지만 처음의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다”라고 앞으로의 행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