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서 총장 계약해지안 처리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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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서 총장 계약해지안 처리 안해
  • 박소연 기자
  • 승인 2012.08.0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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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총장-오 이사장 90분 대화, 임시이사회 직전 양자간 합의... 오명 "모든 것을 위임받았다"

이사회가 서남표 총장 계약해지안을 처리하지 않은 채 끝났다. 이로써 서 총장의 거취 등 정국이 안개 속으로 빠졌다.

이날 임시이사회는 서 총장과 오명 이사장이 호텔 내 회의실에서 대화를 나눈 뒤 참석했다. 이로 인해 예정보다 한 시간 지연되고 45분 만에 종료되었다. 이사회가 끝난 뒤 오 이사장은 “(앞서 있었던 서 총장과의 대화에서) 서 총장이 모든 것을 이사장인 나에게 위임했다. 이사회가 어떻게 할지 기다리고 지켜봐 달라”고 말한 후 황급히 자리를 떴다.

언론의 이목 집중된 오명 이사장과 서남표 총장= 임시이사회가 끝난 20일 오전 오 이사장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좌) 서 총장이 16일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오고 있다(우) /김성중, 손하늘 기자

이번 이사회에는 총 16명의 이사 중 허동수 이사를 제외한 15명이 참석했다. 당초 이사회에는 ▲지난 이사회 회의록 보고안 ▲서 총장 계약해지안 ▲후임 총장 선출 개시안 ▲총장선임위원회 위원 선임안 등 4개 안건이 상정되었지만, 서 총장과 오 이사장의 앞선 협의로 인해 첫 번째 안건 외에는 어느 것도 다뤄지지 않았다.

오 이사장과 서 총장은 이사회장에 입장해 조찬을 한 뒤, 협의 내용을 이사들에게 전달하고 구두로 동의를 받았다. 우리 학교 출신인 표삼수 이사는“6명 정도의 이사가 ‘방향을 더욱 분명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라고 전했다. 표 이사는“KAIST의 장래와 한국 대학의 지속적 개혁을 위해 이사회가 고민했다”라며“계약 중인 총장의 해임은 통상적인 일이 아니므로 신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후, 이사들과 학교본부 측 이성희 변호사가 서 총장과 오 이사장 사이에 있었던 합의 내용에 대해 다른 뉘앙스의 설명을 내놓아 혼선을 빚었다. 곽재원 이사는“서 총장은 퇴임을 전제로 이사장과 학교 발전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남은 임기 2년을 채우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 변호사는 “서 총장은 이사회와 특허공방 진실규명에 힘쓸 것이며, 이사회는 거취에 대한 서 총장의 자율권을 존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서 총장의 사임은 당초 유예기간이었던 세 달까지 기다릴 수 있다”라며 “문책성 인사에 이르기까지, 총장을 잘못 보좌해 이 지경에 이르게 한 보직자들은 전원 사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서 총장 계약해지 안건이 상정되자 학내외 관계자들은 각자 바삐 활동을 시작했다. 1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 총장은 “남은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떠나야 할 것 같다”라며 이사들을 비롯한 특정 고위층의 사퇴압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변호사가 “(계약해지 안건이 통과되면) 민·형사상의 책임을 동시에 일으킬 수 있다”라고 말하면서 이사회에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오명 이사장은 각 언론사에 서신을 보내 “이사회에서 충분히 안건을 논의해 KAIST 발전에 바람직한 결론을 내릴 것이므로, 이사회가 개최되지도 않은 현 시점에서는 소모적인 논쟁을 자제해 달라”며 일축했다.

기자회견이 있고 이틀 뒤에는 교협이 정기총회를 갖고, 서 총장이 “물러날 사유를 밝히라”고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것에 반발해 서 총장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 40가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이사회에서 서 총장과 오 이사장은 90분 간의 협의를 마친 뒤, 이사회장에 앞쪽 문으로 들어오지 않고 높은 병풍이 쳐진 뒷쪽 주방 측 출입구로 들어갔다. 때문에 서 총장과 오 이사장은 침묵시위 중인 학우와 교수 50여 명과 마주치지 않았고, 취재진 40여 명의 빈축을 샀다. 경 교협 회장은 “어떻게 학교의 대표인 사람이 저렇게 드나들 수 있는지 내가 대신 사과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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