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제27대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가 치러진다. 지난해 치러진 제26대 총학 선거에는 3개의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가 출마해 뜨거운 경선이 이루어졌지만, 올해는 ‘한걸음’선본이 단독 출마해 선거운동 열기가 예년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비록 찬반 투표 형식으로 치러지는 총학 선거이지만, 내년 한 해 학부 학우들의 자치기구를 이끌어갈 대표를 뽑는 선거인만큼, 주권자로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공약 하나하나를 잘 살펴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이미 예고된 것처럼 내년 2월이면 6년 만에 우리 학교의 총장이 바뀐다. 서남표 총장 재직 시에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소통 부재 문제가 차기 총장에게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떠한 방식이건 차기 총장 선임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 이 문제는 제26대 총학에게 맡겨진 마지막 과제인 셈이지만, 차기 총장과 함께 일할 총학은 차기 총학인 만큼, 차기 총학도 차기 총장 선임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현 총학과 힘과 지혜를 합쳐야 할 것이다.

누가 선임되든, 차기 총장은 독단적으로 학교를 운영하지는 못할 것이다. 다양한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들으려 할 것이고, 그만큼 차기 총학은 차기 총장이 학교 운영 계획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자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어차피 차기 총장은 영어강의, 재수강 제한 등 주요한 학사 문제의 지속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그 과정에는 차기 총학의 의견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차기 총학은 학부 학생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학부 학생이 원하는 학사제도가 무엇인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

2년 가까이 지속된 학내 갈등으로 학내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과 대립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학부 학우들 사이에서도 서 총장의 핵심 정책을 놓고 의견 대립이 있을 정도다. 차기 총학은 민주적으로 학교가 운영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함과 동시에 학내 구성원들과 학우들 사이에 남아 있는 마음의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주요한 학내 이슈에 대한 학부 학생의 의견이라고 모두 같지 않은 만큼, 학부 학우들의 의견을 종합하는 과정에서도 민주적 의사 결정 원리가 철저히 지켜져야 할 것이다.

총학 회장은 학부 학생의 자치기구 대표이기 이전에 다양한 교내 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학생대표로서 학부 학생의 권익과 관련된 주요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것이다. 현행 총학이 서 총장의 개혁 추진 과정에 무시되어왔던 학부 학우들의 의견을 반영해 개혁의 방향을 수정하고자 노력했다면, 차기 총학은 차기 총장과 함께 새로운 KAIST의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이처럼 중차대한 과제를 맡은 제27대 총학 선거가 임박한 만큼, 학우들도 총학 선거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