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장단 후보자 인터뷰

/양현우 기자
선거에 출마하게 된 동기는

이윤석 ‘학생회장’이 되고 싶었다기보다 앞장서서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특히 목소리를 내며 여러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제안을 고민하다 보니 총학생회장 선거에 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커져 있더라고요. 특히, 원래 군대에 가기로 했던 이래환 부후보가 이번 봄 갑자기 출마하자고 권유했고 이에 마음을 굳히게 되었죠.

입영까지 미루고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것은 큰 결심이었을텐데

이래환 평소 ‘사회를 바꾸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당장 내가 있는 학생사회 안에서 그 역할을 자처하고 싶었어요.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고민하며 나와 비슷한 면을 가진 사람보다도 내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었어요. 평소 이윤석 정후보는 저에게 부족한 강한 추진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같이 출마하자고 제안하게 되었죠.

두 분 모두 총학생회 간부로 활동했다. 언제부터 학내 정치에 관심을 두게 되었는지

이래환 보통 학내 사회에 관심이 있어서 총학생회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반대였어요. 일단 막연하게 멋있었고 배울 것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총학에 들어가게 되었죠. 이리저리 불려다니며 많은 일을 했고 그러다 보니 학내 사회에 대한 의식이 잡힌 것 같아요.

2013년, KAIST의 ‘한걸음’을 위해 꼭 이루고 싶은 공약이 있다면

이윤석 두 가지에요. 차기 총장 선임절차에 학우들의 목소리를 확실히 전하는 것과 학우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요. 무엇보다 총학생회가 학우들에게 꼭 필요한 단체라고 체감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후임총장선임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를 요구하는 공약, 100번의 데이트 공약 등은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단선으로 치러진다. 동기부여가 충분치 못하지는 않나

이윤석 달성해야 할 투표율이 50% 이상이에요. 어떻게 보면 경선일 때보다 더 어렵기도 하죠. 반 이상의 학우들이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실 수 있도록 단독으로 어필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때론, ‘경선을 치러 서로의 생각들을 듣고 이를 같이 보완해가며 학교를 위해 더 좋은 발전 방향을 나눴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들도 들죠.

선거운동 초반부터 공약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공약 간의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윤석 애당초 공약집 콘셉트는 ‘쉽게 쓰자’였어요. 어떤 학우가 보더라도 ‘아 재미없어’라며 다시 덮는 일은 원치 않았기 때문이죠. 어떻게 보면 저희의 실수인거 같아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앞으로 관련 자료들을 추가해 원래 구상했던 구체적인 로드맵을 보여드리는 식으로 개선해 나가려 해요.

2013년 KAIST의 키워드를 꼽자면

이래환 ‘변화’에요. 당장 내년 2월 서남표 총장이 사퇴하잖아요. 임기가 다 되어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연속되는 반발의 목소리 이후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더욱 클 거에요. 전 구성원이 노력할 필요가 있어요. 진정한 변화는 단순히 총장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시작으로 전 구성원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해요.

이윤석 ‘의무와 선택’이요. 저희 공약들을 보면 대부분 ‘의무화된 것을 선택으로 바꾸자’라는 생각을 담고 있어요. 그것이 저희 선본의 기조에요. 강제적인 것은 효율적이지 않을뿐더러 교육적이지도 않죠. 자유로이 자신의 선택에 집중하며 그것에 정진하는 학풍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지 않나, KAIST가 책임을 가지고 학문적으로 대학 사회를 이끌고 나가야 한다, 이런 목소리도 있는데

이윤석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말이, ‘이 정도 자유를 주면 이 정도를 꼭 해라’라기 보다는 자유롭게 학교생활을 하되 책임에 대한 부분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선언적 의미의 말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우리 학교에서는 너무 책임이라는 말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나 싶어요. 자유라는 말을 책임이라는 말이 가린 꼴이에요. 책임을 다해 공부할 필요는 있지만, 현재의 제도에서는 분명히 ‘자유’자체가 허용되지 않아요.

학교생활을 얘기해보자. 자유로운 학교를 주창하는데 다시 말해 재미있는 학교를 만들 것이라는 말인가

이윤석 미래의 꿈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어 최고의 학교도 좋지만, 그 과정 한걸음 한걸음에도 행복이 있어야 진짜 KAIST가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결과만을 바라보며 참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야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믿어요.

이래환 그런 맥락에서 나온 공약이 업적제도에요. 사실 이에 대한 선본 내의 기대가 상당해요. 학업 외에 다양한 활동을 장려할 수 있을 거예요. 독특한 업적을 상시 만들어서 학업 외에 다양한 활동을 자연스레 장려하고 싶어요.

당선된다면 <한걸음> 총학의 가장 큰 목표는

이윤석 저희의 숨은 기조는 ‘병맛같지만 멋있는’ 총학생회에요. 공약집에 이렇게 쓸 수는 없었지만, 말 그대로 학우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총학생회를 만들 거예요. 때로는 ‘병맛같은’ 엉뚱한 짓도 할 거고요. 학우들이랑 LOL(리그 오브 레전드)을 같이 하는 아이디를 상시 돌리는 등의 일이요. 말 뿐으로 끝내는 것은 절대 없을 겁니다.

한국사회에서 KAIST의 역할은

이윤석 흔히 세계적인 리더로 활동하는 KAISTIAN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도 이에 동의해요. 한국을 이끌고 나아가 세계에서 영향력을 끼치는 학교가 될 수 있어요. 다만 방법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현재의 체제를 반대해요. 강압적으로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성을 보장해야 하는 거죠. 무엇인가에 미쳐보고 싶다면 그것에 정진할 기회를 제공하는 학교가 되어야 해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이윤석 단순히 ‘투표율 50%가 넘어야 하니까 투표하세요’가 아니에요. 꿈이 있습니다. 정말 친근한 학생회를 만들고 싶어요. 막말로 총학을 만만하게 보셔도 좋아요. 꼭 투표하셔서, 총학이 제대로 서지 못하는 불상사는 막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래환 많은 분들이 더욱 관심을 가지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최선을 다할 테니 믿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고요. 임기가 다 끝나고 되돌아봤을 때, 그리워지는 총학을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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