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수십 명 집단 장외집회… 개교 이래 최초
총장 사과·고소 취하·즉각 사퇴 요구
보직자 사퇴촉구·현수막 게시·신문광고·행정거부 등 예고
학교본부 “교협, 순수하지 못해… 사퇴요구 권한 없다”

▲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서남표 총장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지난 8일 창의학습관 앞을 행진하고 있다 /양현우 기자

교수협의회(교협) 소속 교수 70여 명이 서남표 총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며 현수막을 들고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는 우리 학교가 개교한 이래 처음 있는 사태다. 총장이 사퇴를 거부할 경우 교수들은 훨씬 강도가 높은 행동을 예고하고 있어, 1년을 넘긴 총장과 교수의 대립 국면에서 이달 중하순이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교협은 지난 8일 정오 KI빌딩 퓨전홀에서 임시 교수총회를 열고, 총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과 사퇴하지 않을 경우 보직교수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한을 통과시켰다.

성명서에서 교수들은 "서 총장은 특허에 대한 사욕과 자신의 명예만을 지키려는 잘못을 사과하고, (교수 4명에 대한) 경찰 고소를 즉각 취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독선적인 대학 운영, 구성원 간의 분열 조장, 학교의 위상 추락 등 KAIST를 총체적 난국으로 빠뜨린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총장이 오는 15일까지 사퇴를 거부할 경우의 대응책으로 ▲18일까지 모든 보직교수와 학과장의 사퇴 촉구 ▲퇴진요구 현수막 및 포스터 게시 ▲신문광고 게재 ▲행정협조 거부 등을 채택했다. 또한, 회의가 끝나는 즉시 서 총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거리행진을 벌이며, 본관 앞에서 퇴진 요구 구호를 제창하기로 결의했다.

▲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서남표 총장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지난 8일 본관 뒷편을 행진하고 있다 /양현우 기자

이러한 결정에 따라, 회의를 마친 오후 1시 경, KI빌딩을 빠져나온 참석 교수들은 현수막을 든 경종민 교협 회장을 필두로 과학도서관과 창의학습관, 정문술빌딩을 지나 본관을 빙 둘러 본관 건물 정문에 도달했다. 이 자리에서 경 회장은 “서남표 총장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선창했고, 본관 앞 계단에 대오를 맞춘 교수들은 “사퇴하라”를 세 번 외쳤다.

이어 교수들은 본관 2층으로 올라가 서 총장에게 퇴진 요구 서한을 전달하고자 했지만, 서 총장이 부재중인 관계로 발길을 돌렸다.

▲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서남표 총장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지난 8일 본관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현우 기자

경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9월과 1월에 걸쳐 사퇴를 요구하는 투표가 큰 표차로 가결되었고, 3월과 4월에 걸쳐 교수들이 실명으로 용퇴 요구 성명을 발표했음에도 총장은 독선과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라며, “진정 학교의 발전을 위하는 길은 총장이 물러나시는 것임을 교수들은 수없이 강조했지만 소통은 전혀 되지 않고 오히려 교수들을 고소하기에 이르렀다”라고 교수들이 행동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교수들이 강도 높은 추가행동을 예고한 시점, 이사회가 개회되는 시점, 특허 의혹에 대한 둔산경찰서의 수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은 모두 이달 말로 예정되어 있다. ‘평행선’을 넘어 날선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학내 갈등상황이 이달 말을 지나면서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