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본부 “공개토론회·소통위원회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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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본부 “공개토론회·소통위원회 제안”
  • 손하늘 기자
  • 승인 2012.05.1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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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총장 “강고한 벽에 도전했지만 조직적 집단논리 직면
거래 거절하고 저항… 교수들 허위 의혹제기 반복”
이 부총장 “일부 교수들 수단·방법 안 가려”
두 홍보실장 “이사회 앞두고 실력행사 우려”
지난 14일 서 총장과 학교본부의 긴급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서 총장이 입장해 취재진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양현우 기자

‘해상부유물의 동요방지장치’에 대한 서남표 총장의 특허 가로채기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서 총장이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용한 언어는 단호했고, 사퇴 불가 입장은 명확했다. 14일 오후 1시 반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다.

지난 14일 서 총장과 학교본부의 긴급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서 총장이 모두발언에 앞서 준비한 메모를 꺼내고 있다 /양현우 기자

“사퇴는 없다” = 적절한 시점에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기존 입장에 비해 이날 서 총장의 발언은 확고했다. 서 총장은 사퇴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퇴임은 총장 본인과 관계된 문제가 아닌, KAIST에 관계된 문제다”라며 “러플린 총장에 이어 두 번째로 쫓겨나면 KAIST는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며, 한국대학의 개혁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다”라고 사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사퇴 시점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일을 해서, KAIST를 미래를 지향하는 대학으로 다시 본궤도에 올리고 떠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용훈 교학부총장은 “문제의 본질은, 일부 교수님들께서 총장의 퇴임일자를 7월 13일로 정해놓고 그것을 관철시키려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라고 교수협의회(교협)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로버트 러플린 전 총장과 서 총장을 비교하며 “러플린 전 총장은 처음부터 임기가 2년이었기 때문에, 교수들의 퇴진요구 당시 거취에 대해 충분히 논할 수 있는 시기였던 반면, 서남표 총장은 공식적으로 임기가 4년인데 2년도 안 되어서 퇴진을 압박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서 총장과 학교본부의 긴급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이용훈 교학부총장이 학내 현안과 관련한 학교본부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양현우 기자

“조직적인 집단논리 직면” = 이날 서 총장의 모두발언에는 교수사회에 대한 강한 비판이 담겼다. 특히, 총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근거를 들어 설명을 하거나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던 기존의 입장과는 달리, 이날 서 총장은 “어차피 어떤 말을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라며 결코 넘을 수 없는 ‘강고한 벽’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저도 모르는 저에 대한 의혹을 지난 1년 간 접했다”라며 “숱한 의혹의 복판에서 조직적인 집단논리의 존재에 직면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거래가 들어왔지만 이에 응하지 않았고, 도전과 저항도 해 보았다”라며 “사익을 위해 특허를 훔치지도 않았고, 학교가 빚더미인 것도 아니며, 특정 교수 임용에 간여하지도 않았지만 이를 굳이 밝힌다고 해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가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해 이 부총장은 “총장이 퇴임할 날짜를 밝히면 모든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것으로, 이러한 거래 제의는 지난해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들어왔다”라고 밝혔다. 이 경로들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 등 외부 통로는 없었다고 이 부총장은 설명했다.

지난 14일 서 총장과 학교본부의 긴급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서 총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양현우 기자

“공개토론회․소통위원회 개최 제안” = 이용훈 교학부총장은 학교본부의 입장을 발표하면서, 조속한 학내 안정과 사실관계에 기초한 민주적 소통 확립을 위해 ‘공개토론회’와 ‘대통합 소통위원회’를 열 것을 교협 등에 제안했다.

먼저 공개토론회는 학교본부와 교수협의회를 토론자로 하며, 특허 의혹뿐만 아니라 지난 1년 간 제기된 서 총장에 관련된 의혹 전체를 토론 주제로 하겠다고 이 부총장은 밝혔다. “세부 내용은 교협에서 공개토론회 제안을 받아들이면 구체적으로 결정할 것이며, 누가 주최할 것인지, 사회는 누가 볼 것인지, 패널이나 방청은 누가 할 것인지 등이 공정성과 타당성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그 주체로서 총동문회와 총학생회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라고 이 부총장은 덧붙였다.

상황이 악화될대로 악화된 상황에서 공개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이 뒤늦은 감이 있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이 부총장은 “학교본부가 그동안 상당히 많은 자제를 했으며, 공개할 것이 더 있지만 얘기하지 않았다”라며 “보직교수 사퇴 등을 요구하는 교협이 도를 넘었다는 생각에 더 이상 공개토론회를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두원수 홍보실장은 “교협은 학교본부에 언론플레이를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했으며, 이를 감안해 기자간담회를 자제해 왔다”라며 “오는 24일 개최될 이사회를 앞두고 교협이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매우 우려되는 일로 불가피하게 학교본부 입장을 발표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안한 '대통합 소통위원회'에 대해 이 부총장은 "교수, 학생, 직원, 학교본부, 동문, 학부모 대표가 참여하는 위원회로, 정책과제 발굴과 소통중심 문화 확립 등을 논의하고 자문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구성은 위원수 15명 내외로 할 것이며, 각 주체들과 협의해 세부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이 부총장은 덧붙였다.

= 지난 14일 서 총장과 학교본부의 긴급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서 총장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양현우 기자

3시간 전 공지… 4분 전 배포 =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사전 예고 없이 긴박하게 진행되었다. 3시간 전인 오전 10시 반께 기자회견이 공지되었고, 4분 전인 오후 1시 26분께 기자회견과 관련한 자료가 배포되었다. 통상적으로 전날 오후에 회견 일정이 공지되며, 수십 분의 여유를 갖고 회견자료가 배포되는 것과 비교해 매우 긴급히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서 총장은 인사말에서 “갑작스레 취재진 여러분을 초청해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긴급기자회견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 서 총장은 “교협의 사퇴 요구에 대해 해명 내지는 해답을 드려야 할 것 같았다”라며 “주말 내내 이에 대해 고민하고, 부총장님 및 처장님들과 많이 의논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교협이 제시한 사퇴요구 시한인 15일을 하루 앞두고, 고심 끝에 전격적으로 기자회견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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