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납부 시스템 때문에 불이익 받은 학우 적지 않아

지난해 12월 11일 열린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에서 올해 우리 학교 학사과정 등록금을 작년 3%에 이어 2% 인상한 가운데 등록금 행정을 두고 학우들의 비판과 불만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등심위가 공개한 2013학년도 납입금 및 기성회비 책정안에 따르면, 학사과정 등록금과 경영대학 석·박사과정 등록금은 각각 2%, 5%씩 올랐고, 본원 석·박사과정 등록금은 동결되었다. 등록금 인상 배경에 대해 등심위원인 이영훈 학생지원본부장은 “정해진 예산 안에서 학생 지원 사업을 늘리기 위해 불가피하게 올린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학사과정 등록금 인상분은 ▲학사과정 튜터링 프로그램 ▲학업 및 진로상담 지원 ▲학생 정신건강 정책연구 등 학생 지원 경비로 쓰일 예정이다.

이번 등록금 인상에 대해 대부분의 학우들은 “등록금이 오른 지도 몰랐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등록금이 오른 사실을 알고 있던 학우들은 “그래도 학생을 위해 사용한다니 다행이다”라며 “2% 정도면 많이 오른 것도 아니다”라는 의견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예산이 필요하다고 무턱대고 등록금부터 올리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 역시 나오고 있다.

박세원 학우(산업및시스템공학과 11)는 “대규모 기성회계 이월금이 생기는데도 예산을 핑계로 등록금을 인상하는 학교의 태도를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작년 본지에서 조사한 결과, 학생들이 납부하는 기성회비로 구성되는 기성회계 이월금이 60억 원을 돌파했다(관련 기사 본지 제368호 ‘기성회계 이월금, 60억 원대 육박’) 특히 최근 5년 동안 이월금이 40억 원가량 급증했다. 이러한 상황에 이월금을 만들어내는 기성회계 예산 구조를 해결하지 않고 등록금을 올리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는 지적이다.

기성회계 아직도 수작업으로 처리

기성회계 이월금이 급증한 것은 예산 편성 내용이 집행 당사자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까닭이었다. 기성회계는 여타 회계와는 달리 일일이 수작업으로 처리되는데, 집행 당사자가 전산으로 예산이 얼마나 편성되었고, 집행되었는지 확인하기가 까다롭다. 이 때문에 돈이 있음에도 쓰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성회계에 ERP 시스템을 도입하는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ERP는 관련 자원을 통합해 관리하는 업무 지원 시스템으로 우리 학교에서는 기성회계를 제외한 대부분의 회계 계정에 쓰이고 있다. 기성회 사무국에 따르면, ERP 도입에는 1억 원가량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타 회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ERP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어 추가로 개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시스템 도입을 위한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관련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등록금 공지 방법에 학우들 불만도

한편, 등록금 인상과 납부에 관한 공지 방식에 불편을 호소하는 학우들도 있었다. 김경승 학우(물리학과 박사과정)는 “방학 중 출장을 다녀왔는데, 등록금 납부 공지가 늦게 된 탓에 등록금을 못 낼 뻔했다”라며 “도서 연체를 하면 문자로 안내를 해주는데 정작 중요한 등록금은 확인해보라고 문자도 주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했다. 올해 등록금 납부기간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였지만, 관련 공지는 납부 기간 사흘 전인 지난 1일에야 올라왔다.

현재 우리 학교 등록금 납부 관련 공지는 학내 포털 시스템을 통해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등록금 인상에 대한 안내도 포털 시스템과 학부총학생회의 온라인 보고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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