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별 편차 심한 특구1번, 운행 연장 의견 압도적...학생회 차원의 노력 지속적으로 전개

특구1번 버스가 경유하는 일부 정류장에 대해, 2021년 8월 24일부터 2023년 3월 9일까지의 승객 수를 교통카드 태그에 기초 하여 산출하였다.                                                                                                          대전광역시 제공
특구1번 버스가 경유하는 일부 정류장에 대해, 2021년 8월 24일부터 2023년 3월 9일까지의 승객 수를 교통카드 태그에 기초 하여 산출하였다.                                                                                                                   대전광역시 제공

 

특구 1번 버스의 사진이다.   대전광역시 제공
특구 1번 버스의 사진이다.                                                                                                                      대전광역시 제공

 

우리 학교 본원을 지나는 유일한 대중교통인 ‘특구1번’ 버스의 시범 운행이 오는 7월 14일을 기해 종료된다. 본지는 특구1번 버스의 운행을 둘러싼 진행 상황 및 이에 대한 우리 학교 구성원들의 입장을 싣고자 노영완 고객경영팀 직원, 강동재 학부 총학생회장, 이동헌 대학원 총학생회장을 인터뷰하였다.
 

특구1번 버스의 도입 및 운영 현황

특구1번 버스의 정식 사업 명칭은 ‘대덕특구 순환버스 시범사업’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대전시에서 공동으로 지원한 ‘대덕과학문화의 거리’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특구1번은 23.5km의 노선 길이와 40분의 배차 간격으로 운행 중이다. 현재는 해당 노선에 총 3대의 무선충전 전기버스(OLEV; On-Line Electronic Vehicle)를 운영 중이다.

특구1번 버스는 무선충전 전기버스의 실증을 위해 연구개발특구 실증 특례를 받아 2021년 8월 24일을 시작으로 대전시 과학협력과에서 주관해 2년간 시범 운행 중이다 버스 개통 당시 제33대 학부 총학생회 <FLEX>는 특구1번 버스가 캠퍼스를 통과하도록 노선 배정을 제안하였고 이를 대전시, 대전시의회 등과 협의한 바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특구1번의 노선은 정부출연연구원, KAIST, 지하철역(월평역, 유성온천역, 구암역), 대전컨벤션센터(DCC)를 잇는다. 그러나 특구1번은 저조한 이용률 탓에 대전시에서 시범운행 연장 여부를 놓고 고심 중에 있다.
 

학생회 차원의 지속적인 운행 연장 요청

특구1번 버스는 당초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이었기에 이전부터 운행 연장관련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본지 취재 결과, 이 회장은 작년 11월에 학부 총학생회(이하 학부총)와 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에서 이석봉 경제과학부시장을 면담했을 때 처음으로 특구1번 버스를 안건으로 논의해 운행을 연장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후 2월 8일 이 부시장이 주재하고 대전시 과학협력과가 주관해 <대학 총학생회 임원과의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우리 학교 학부총학생회장단과 원총 총학생회장단이 참석해 특구1번 버스의 운영을 연장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 뒤에 대전시로부터 고객경영팀으로 우리 학교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한다는 의사가 전달되었고, 고객경영팀은 이를 학부총, 원총으로 전달해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첫 번째 설문조사가 진행되었다.
 

1차 설문 결과, 운행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 압도적

1차 설문조사 결과, 운행 종료를 반대하는 의견이 압도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총 1621명이 참여한 이 조사에서 1,568명(97%)의 학우가 운행 종료에 반대하였다. 이어 탑승 목적에 관해서는 772명(48%)이 학교 근처 편의 시설 방문을 위해, 687명(42%)이 통학 및 출퇴근을 위해 특구1번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운행 종료에 반대하는 학우들은 학교 내부를 출입하는 유일한 대중교통이라는 점, 특구1번이 사라지면 택시가 유일한 교통수단이 되어 우리 학교가 고립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한편 운행 종료에 찬성한 학우들도 배차 간격이 크고, 양방향 운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유로 꼽아 특구1번이 갖는 운영상 문제점이 드러났다. 또 기타 주요한 의견으로는 노선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 편도 운행이 아닌 양방향 운행이 필요하다는 의견, 그리고 배차 간격을 줄여야 편하게 탑승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강 회장은 “해당 설문조사 결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특구1번 버스의 운행이 연장되어야 한다’는 학생들의 의견이다. 우리 학교 내부를 출입하는 유일한 대중교통이기에, 운영이 종료되면 학생들이 교통에 큰 불편을 겪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도 “경품을 걸지 않았고, 설문조사를 3일 정도만 실시하였기에 1,6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것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라고 말했다.
 

특구1번, 이용객 수 낮고 정류장별 편차 심해

이렇듯 대다수 학우가 특구1번의 운행 종료에 반대하지만, 특구1번 버스의 이용률은 일반 시내버스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다. 일례로 일평균 승객 수가 2명이 안 되는 정류장이 한빛탑(0.3명), 대전컨벤션센터(0.6명), 보건환경연구원(1.0명), 유성시장(1.3명), 대전지방기상청(1.7명), 스마트시티2단지(1.8명) 등 다수 있다.

정류장별 탑승 인원의 편차도 심하다. 교통카드 태그 횟수를 바탕으로 작성된 2021년 8월 24일부터 2023년 3월 9일까지의 특구1번의 정류장별 승객 수를 보면, 신세계백화점(27,642명), 한국과학기술원 본관(24,226명), 한국과학기술원 오리연못(10,943명), 궁동(8,180명) 순으로 승하차 인원이 많았다. 반면 정부출연연구원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2,586명),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2,282명), 원자력안전기술원(1,573명) 순으로 비교적 탑승 인원이 적었다.
 

2차 설문 결과, 도룡동·월평동·봉명동 수요 비슷해

1차 설문조사 진행 이후, 3월 16일에 특구1번 버스를 안건으로 이 부시장과 강 회장, 이 회장이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이 가고자 하는 수요가 있는 장소를 조사해 달라는 시의 요청이 있었고, 이후 후속으로 2차 설문조사가 진행되었다.

3월 13일부터 3월 15일까지 진행된 2차 설문조사 결과, 여가 목적으로 방문하는 지역으로 도룡동(신세계백화점, DCC 등), 월평동(이마트 트레이더스, 월평역 등), 봉명동(유성온천, 홈플러스 등)을 꼽은 응답이 각각 563명(56.0%), 605명(60.1%), 550명(54.7%)으로 거의 균등하게 나타났다. 한편 통학 및 출퇴근 목적으로 특구1번을 탑승하는지 여부와, 해당하는 경우 거주지를 묻는 설문에서는 해당 목적으로 탑승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29명(32.7%), 월평동이 247명(24.6%), 봉명동이 223명(22.2%), 도룡동이 69명(6.9%)으로 집계되었다.
 

특구1번 운행 연장을 위한 후속 노력

2차 설문조사 결과가 진행된 이후 3월 23일 이 부시장, 강 회장, 이 회장, 과학협력과 주무관 등이 참석해 재차 면담이 이루어졌다. 이 자리에서 강 회장과 이 회장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운행 연장을 요청하는 의견을 재차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우리 학교 이광형 총장의 설득도 있었음이 취재 결과 확인되었다. 강 회장은 “3월 27일 이 총장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현충원 참배를 진행하였다. 이날 이 총장과 오찬을 진행하면서 특구1번 사안을 언급했고, 대전시에 우리 학교의 의견을 전달해 주길 바란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강 회장에 따르면 이 총장은 ‘이장우 대전시장과 만나 이 사안에 대해 이야기 나눈 적이 있으며, 추가로 이 시장에게 연락하겠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여기에 추가로 학부총과 원총은 특구1번 버스의 연장 필요성에 대한 여론 형성을 위해 대전 지역 언론사를 대상으로 취재 요청을 진행하였다.

강 회장은 “학부총에서는 당장 진행할 수 있는 조치부터 시작하여,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고 이를 전달하는 활동들에 힘써왔다”라며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를 바탕으로 운행 연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조처를 하겠다”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 회장도 “타 기관, 단체와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일들을 빼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충분히 했다. 노선 개편에 앞서 운행 연장이 이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지금은 운행 연장이 노선 변경, 배차간격 개선보다 시급한 시점

그렇다면 현재 특구1번의 노선 변경과 양방향 운행, 배차 간격 축소에 관해서는 어떤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을까. 강 회장은 “기타 의견들보다 우선시해야 할 것은 특구1번의 노선 운영이 연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대전시는 적자를 이유로 특구1번 운영의 부정적인 면을 언급한 바 있다. 노선, 배차간격 등에 대한 조치보다는 운영 연장에 힘을 실어 요청하고 있다”라고 학부총의 활동을 전했다.

이와 더불어, 강 회장은 섣불리 세부 사항들을 논의했다가 운행 연장이 무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특구1번의 운행 연장에는 우리 학교와 함께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연기협), 지역 주민들의 요구사항도 얽혀 있기 때문이다. 연기협은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여러 연구기관장의 협의체로, 정부출연연구원을 거치는 특구1번 버스와의 이해관계가 있다. 관련해 이 회장은 “연기협에서도 특구1번의 연장을 원하고, 우리도 원하는 만큼 같이 목소리를 내면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뤄지지도 않은 노선 개편에 대해 미리 논의해서 좋은 것이 없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강 회장도 “연구소에서 승하차하는 승객의 수는 적지만, 특구1번이 연구소를 지날지 여부는 운영 연장과 전혀 다른 문제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교내 셔틀버스와의 일원화는 힘들다

이광형 총장은 카이스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내 본원-문지캠퍼스 셔틀버스를 특구1번 버스로 일원화하고, 우리 학교 학생들은 무료로 탑승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본지 515호 <임기 절반 가까이 지난 이광형 총장에게 카이스트신문이 묻다>) 학부총과 원총은 기사를 통해 해당 방안을 인지하였지만, ‘특구1번의 운영 연장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교내 셔틀버스와 통합하는 방안은 대전시에서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노영완 고객경영팀 학연행정원은 본지와의 서면 질의에서 “특구1번의 적자 폭이 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문지 셔틀버스와 일원화 계획을 검토했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대전시와 이견이 있었고,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노선과 운행 시간이 길고 좌석이 불편한 점, 학생들의 특구1번 무료 탑승으로 인한 비용이 현행안보다 더 큰 점, 야간 운행을 위한 셔틀버스를 따로 운영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라며 일원화 계획을 중단했음을 밝혔다.
 

특구1번 버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특구1번 버스의 운영 연장이 언제 결정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 회장은 “운행 연장을 위해서는 과기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승인을 받는 기간을 고려한다면 운행 연장 여부는 5월 말이 지나야 나올 것 같다”라고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학부총, 원총, 연기협이 모두 운행 연장을 원하는 상황이지만, 구체적인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 따라서 운행 연장이 결정되더라도 노선 변경 논의 시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정책 결정권을 가진 대전시의 결정을 기다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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