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유튜버 ‘과학드림’ 김정훈

    졸업 후 진로는 우리 학교 학우들을 비롯한 많은 이공계 학부생들의 고민거리이다. 많은 학우가 대학원 진학, 대기업 취업, 스타트업 창업 등의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는 한편, 의사나 변호사, 유튜버, 작가처럼 일반적으로는 이공계 진로로 분류되지 않는 길을 걷고자 준비하는 학우도 있다. 아직 명확한 계획은 없지만, 정보를 얻을 통로가 마땅치 않아 고심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본지는 이러한 학우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다양한 길을 먼저 걸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우선 이번 호(491호)에서는 우리 학교를 졸업하고 외국 대학원에서 유학 생활을 하는 두 선배의 이야기와 유명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과학 유튜버의 인터뷰를 싣는다. 다음 호(492~493호)에서는 우리 학교 출신 변호사스타트업 창업자의 이야기를 소개할 예정이다.

과학 유튜버 
과학 유튜버 ‘과학드림’ 김정훈

본인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안녕하세요. ‘과학드림 [Science Dream]’이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온라인상에서는 ‘과.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과학 유튜버, 김정훈입니다.”

    김정훈 씨는 구독자 55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과학드림’을 운영 중인 과학 유튜버이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지는 2년이 조금 넘었다. 과학드림에는 주로 생명과학 관련 콘텐츠, 그중에서도 특히 진화생물 혹은 동물 행동 등에 초점을 맞춘 영상이 올라온다. 하지만 과학드림에서 다루는 주제는 비단 생명과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때에 따라서 상상을 기반으로 한 과학 콘텐츠를 올리기도 하고, 물리, 지구과학, 혹은 사회 이슈와 관련된 영상을 올리기도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과학 교사를 꿈꾸며 사범대에 진학해

    지금은 55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과학 유튜버이지만, 그가 처음부터 과학 유튜버를 꿈꿨던 것은 아니었다. 청소년기엔 과학 교사를 꿈꾸며 사범대학에 진학했고, 그곳에서 생명과학교육과 공통과학교육을 전공했다. 사범대학을 졸업할 즈음에는 교사가 되기 위해 다른 학생처럼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하지만 그는 “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에 과학 기자가 떠올랐고, 취업 준비 끝에 원하는 회사의 과학잡지팀에 입사했다. 그는 “각종 과학 연구 기관을 방문해 보고, 내가 쓰고 싶은 주제의 기사를 기획하고, 내 이름이 적힌 잡지가 출판되는 과정이 참 행복했다”며 지난 10년간의 기자 생활을 회상했다.

 

과학잡지 기자에서 유튜버로

    과학잡지 기자로서 그의 가장 큰 업무는 글쓰기였다. 그는 “9년 차가 됐을 무렵,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니 내세울 만한 경험이나 경력이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고 회고했다. “한 직장에 오래 머무르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졌다”고도 덧붙였다. 당시에 본인이 쓴 기사가 교과서에 실렸음에도 저작권료를 받지 못한 탓에, 자신만의 콘텐츠를 갖고 싶다고 생각한 것도 그의 이직에 영향을 줬다.

    김 유튜버는 이를 계기로 “글이 아닌 영상을 통해 과학 콘텐츠를 기획해서 나만의 브랜드와 커리어를 쌓자”고 다짐했다. 당시 콘텐츠 플랫폼으로 유튜브가 가장 인기가 많았기에 유튜버에 도전했다. 초반에는 직장을 다니면서 과학 유튜버 활동을 병행했고, 구독자 수가 늘고 ‘과학드림’ 채널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면서 지금은 직장을 그만두고 과학 유튜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유튜버의 길을 선택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김 유튜버는 ‘과학’ 유튜버로서 어려운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대해 많은 자료 조사량 등 여러 애로사항을 언급했다. 구독자 대부분은 응원의 댓글을 남기지만, 간혹 올라오는 악성 댓글 때문에 댓글을 잘 안 보게 된다고 터놓기도 했다. ‘과학’이라는 주제 자체가 ‘학습’의 성향이 짙어서 유튜브 내에서 인기 카테고리가 아니라는 점도 언급했다. 과학 유튜버인 그로서는 ‘과학은 어렵다’는 대중의 인식을 뒤집는 영상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는 대중이 최대한 과학이 쉽다고 느끼게끔 영상을 제작했다.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의인화하거나 어려운 개념과 용어를 과감히 생략하는 방법을 썼다. 다만 “전문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논문이나 서적 등을 참고하고 출처를 꼭 남긴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어렵다”며 ‘전문성’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영상을 만들 때마다 항상 고민한다고 말했다.

 

‘과학’ 유튜버의 길

    남들과 다른 생소한 길을 선택했기에 어려운 점이나 애로사항도 분명 있지만, ‘과학’ 유튜버로서 다른 유튜버에 비해 갖는 장점이나 차별점도 많다고 그는 말했다. 이어 “과학 전공자가 아니고서는 과학 채널을 운영하기 힘들기에 과학 유튜버는 진입장벽이 높다”며 “덕분에 과학 유튜버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과학과 관련된 행사에 자주 초청되곤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무작정 유튜브에 도전하기보다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누군가에게 과학적 지식을 나누는 일이 적성에 맞는지 고민해보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유튜버를 꿈꾸는 이공계 대학생들에게 조언해달라는 기자의 말에는 “지금부터라도 콘텐츠를 만드는 연습을 해보라”고 권했다.

    “반드시 영상 콘텐츠일 필요는 없어요. 과학에 관한 글을 써 보는 것도 좋고, 과학 팟캐스트를 운영해 보는 것도 좋겠죠? 이렇게 콘텐츠를 만드는 연습을 하다 보면 어떤 방법이 나에게 가장 잘 맞고, 또 어떤 방법이 대중에게 과학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 후에 유튜브에 도전하시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버가 아무래도 직업이 되기에는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콘텐츠 기획과 관련된 일을 2~4년 정도 경험해 보고 자신감이 생겼을 때 도전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다양한 진로를 두고 고민하는 과학기술인에게

    다양한 길을 직접 경험해가며 지금에 이르게 된 그의 인생 여정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김 유튜버는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한계를 두고 선을 긋지 말라”고 조언했다.

    “저는 교사가 되고 싶었고 그게 적성이라고 생각해서 사범대에 진학했지만, 지금은 유튜버가 되었잖아요? 이런저런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처음 세웠던 진로 계획과 현재 상황이 많이 차이 난다고 해서, 너무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는 “‘최고의 선택’은 없다”며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반드시 길이 열린다”고 장담했다. 이어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닌 여러분이 무슨 일을 하든, 무슨 꿈을 꾸고 진로를 계획하든, 그 선택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본 기사는 본지 기자의 K-클럽 커리어Up 기자단 활동의 일환으로 K-클럽 누리집과 카이스트신문에 동시 게재되는 기사입니다. 기사 원문과 K-클럽 누리집에 올라온 다른 기사들은 https://bit.ly/3wrjxgg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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