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총장 “KAIST 개혁 저지하는 자, 역사의 죄인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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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총장 “KAIST 개혁 저지하는 자, 역사의 죄인 될 것”
  • 특별취재팀
  • 승인 2012.07.1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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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만 전 장관·오명 이사장·이종문 이사가 ‘2년 임기’ 압박
침묵하는 다수는 본인을 지지, 물러나야만 하는 이유 밝히라”

▲ 16일 오전 서남표 총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서 총장이 입장해 인사하고 있다 /박소연 기자

[종합1보= 7월 16일 19시 30분] [종합2보= 7월 17일 12시 30분]

서남표 총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당당하게 해임당하겠다”면서 “오명 이사장은 (서 총장이) 물러나야 하는 사유를 밝히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서 총장은 16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안국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YTN 등을 통해 생방송된 기자회견에서 서 총장은 전에 없던 강한 어조를 사용하며 계약해지안을 통과시키려는 이사들과 교과부, 교수사회 등을 비판했다. 특히 학내외의 서 총장 퇴진 움직임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목소리를 높이고 주먹을 쥐는 등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 16일 오전 서남표 총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서 총장이 회견 도중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박소연 기자

“물러나야만 하는 사유 알려달라”= 서 총장은 “저는 이제 나흘 뒤 KAIST 역사상 최초로 쫒겨나는 총장이 된다”라며 “물러나야 하는 사유가 무엇인지 어떠한 얘기도 들은 적이 없는데, 물러날 이유를 분명하게 밝혀달라”라고 밝혔다. 이는 이사회에서 특별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은 ‘계약해지’ 안건을 상정한 것을 지목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서 총장은 “서남표만 나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주장은 정직하지 않은 주장이다”라며 “눈 앞의 실리를 얻자고 원칙과 상식을 저버린다면 그 피해는 KAIST와 국민이 지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국고(8억 원)를 낭비하면서까지 총장 자리를 확보해야 할 중대한 정치적 고려가 깔려있다면 이는 위험한 시도며, 정의로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 총장은 특히 “다음 총장도 일부 교수와 학생, 과학계 인사들, 교과부가 싫어하면 해임할 것인가”라며 “왜 ‘일부’라고 말씀드리는지 단 한번이라도 사실관계를 검증해 보았는가”라고 힘주어 말했다.

퇴진운동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회견문에 없던 발언도 나왔다. 서 총장은 “이사회 날짜만 정해지면 하루가 멀다하고 사퇴요구가 빗발쳤다”라며 “오명 이사장은 이사회에 이런 학생들과 교수들을 데려와서 발언권을 준 적이 있는데, 보직교수들에게는 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 16일 오전 서남표 총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학교본부 측 이성희 변호사가 교육과학기술부가 보낸 공문을 제시하며 중도 계약해지가 부당하다고 밝히고 있다 /박소연 기자

“임기 6년간 많은 업적 이뤘다”= 서 총장은 이어서 “지난 6년간, KAIST는 잘 달려왔다”라며 지난 재임기간 동안 각종 지표가 급등했음을 강조했다.

서 총장은 “KAIST의 자산은 2배, 현금보유액은 3배로 늘었으며 세계대학평가는 60위권에 진입했고 기부금은 1700억원대로 급증했다”라며 “세계적인 명문대를 표방하는 KAIST라면 앞서가야 하고 KAIST의 리더십은 특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서 총장은 “KAIST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많은 것을 성취했다”라며 “시스템, 인프라, 인적구성, 재정안정성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는데 그것은 대학문화다”라며 “이것이 KAIST 개혁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다”라고 밝혔다.

서 총장은 특히 “관행과 관성에 근거한 낡은 문화는 민주사회 보편 원리에 맞게 새롭게 정착되어야 한다”라며 “누구든지 이를 무력화한다면 KAIST 역사에 죄인으로 남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 16일 오전 서남표 총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촬영기자들이 서 총장의 회견을 취재하고 있다 /손하늘 기자

“기득권 세력의 카르텔에 맞서겠다”= 서 총장은 기자회견 말미에 “개혁의 완성을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라며 4가지 항목을 꼽았다.

서 총장은 “정부, 정치권, 과학계, 학내 구성원 그 누구라도 KAIST를 사유화해서는 안 된다”라며 “KAIST의 주인은 국민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적 연고, 학연과 지연으로 맺어진 특정 카르텔이 학교를 휘두른다면 이는 반드시 국민과 구성원의 힘으로 해체되어야 한다”라고도 했다.

서 총장은 또한 “최소한 임기는 보장해 주는, 책임있는 학교 운영이 필요하다”라며 “총장이 소신껏 일하도록 거취 문제로 흔들어서는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서 총장은 “교수들도 견제할 수 없던 관행과 초과권력을 내려놓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서 총장은 “한국에 있는 마지막 날까지 한국대학 개혁의 주춧돌을 놓고자 소임을 다하겠다”라며 “이사회로부터 해임을 당하더라도 당당하게 마주하고 책임있게 도전하겠다”라고 말했다.

▲ 16일 오전 서남표 총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서 총장(오른쪽)이 원동혁 비서실장(왼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손하늘 기자

“사퇴압박·2년거래 받았지만 거절했다”= 서 총장은 “특정 고위층의 사퇴압박을 받았다”라며 “일부 이사들은 2년만 하고 물러나라며 그러면 (연임 찬성)표를 주겠다고 제안했다”라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서 총장이 “자세한 사항은 오명 이사장 등에게 물어보라” “이 문제는 오명 이사장이 말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해 취재진에게 빈축을 사기도 했다.

서 총장은 “밖으로 나오는 것과 안에서 들리는 말은 정반대였다”라며 “지난해 4월(카이스트 사태) 당시 오명 이사장은 앞에서는 개혁을 계속할 것을 권고했지만, 정확하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뒤에서는 저에게 사퇴하라고 압력을 많이 넣었다”라고 폭로했다.

서 총장은 또한 “오명 이사장은 이사장 자리에 오른 뒤부터 나가라는 쪽으로 압박을 계속 했으며, 이는 신임 이사들도 마찬가지다”라며 “KAIST에 대해 자세한 이해를 하기도 전에 왜 (서남표 총장이) 나가라는 결론부터 내렸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서 총장은 ‘2년 거래설’에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앞서 재작년 7월, 서 총장이 극적으로 연임에 성공했을 당시 일각에서 “서 총장이 연임하는 대신 2년만 임기를 하고 물러나기로 했다”라는 소문이 확산된 바 있다.

서 총장은 ‘2년 거래설’에 대해 “재작년 당시 이종문 이사가 ‘자신의 (연임 찬성)표를 받으려면 2년만 하겠다고 선언하라’고 요구해 거절했다”고 폭로했다. 서 총장은 “다른 이사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서 총장은 “(2년 거래를) 못하겠다고 하니깐, 그러면 연임하고 나서 비공식적으로 기자단 앞에서 농담조로 ‘2년 발언’을 해 달라고 했다”라며 “그때는 왜 그런 요구를 했는지 몰랐었는데 이제야 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 총장은 당시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만났던 일화도 언급했다. 서 총장은 “감사 인사를 드리고자 교과부 장관을 찾아갔더니, 갑자기 ‘2년 생각’을 하라고 해서 당황했다”라며 “장관이 왜 2년 하라 4년 하라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아마도 ‘급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명 이사장도 2년 얘기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특정 고위층이 어떠한 방식으로 압력을 가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서 총장은 “지난해 12월 말 열린 이사회 당시, 시작 5분 전에 저를 불러 ‘나가서 얘기 좀 하자’고 했다”라며 “그 자리에서 오 이사장이 ‘나가는 것을 결정했느냐’고 묻기에 저는 ‘안 나간다’라고 답했다”라고 밝혔다.

서 총장은 “그러자 오 이사장은 ‘내가 000랑 얘기했는데 부임할 때부터 000같은 사람들과 얘기해서 오지 않았는가. 이 사람들이 지금은 나가라고 하니까 당신은 나가야 한다’라고 하기에 ‘이사회 끝나고 얘기하자’라고 답하고 회의장으로 돌아왔다”라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끝낸 서 총장이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채 퇴장하고 있다 /손하늘 기자

이성희 변호사 “계약해지안 상정 안 할 가능성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교본부 측 이성희 변호사는 “계약해지 안건에 무리수가 많다”라며 “계약해지안이 상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계약해지의 책임은 해지를 통보한 측이 지도록 되어 있다”라며 “이 때문에 서 총장에게 국민의 혈세 8억 원을 지급해야만 하는데, 이는 멀쩡한 보도블록 8억 원 어치를 갈아치우는 꼴이다”라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이러한 경우 회사에서는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해 이사회에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라며 “이러한 문제 외에도 4년 임기를 보장받은 총장이, 학교에 명백한 손해를 끼칠 위험이 없는데도 물러나는 것은 상식에 비추어볼 때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계약해지 안건에 대해 이 변호사는 “이사회에 상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만약에 이번 이사회가 안건을 처리한다면, 이사회의 논의가 적법한지를 따져 민·형사상의 책임을 동시에 일으킬 수 있다”라고 밝혀 계약해지 안건이 통과될 경우 고소·고발을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 16일 오전, 서남표 총장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박소연 기자

오명 이사장 “계약해지안 이미 상정됐다”= 오명 이사장은 학교본부 관계자들과 서울 및 대전 취재진에게 서신을 보내 “20일 개최 예정인 임시이사회에 총장 계약해지안이 의결안건으로 상정되었다”라고 밝혔다.

오 이사장은 “당일 이사회에서 충분히 안건을 논의해 KAIST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결론을 내릴 것이므로, 이사회가 개최되지도 않은 현 시점에서는 소모적인 논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 안국동/ 박소연 김성중 박효진 손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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