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견장 진입 시도… 학교본부 보직자들, 출입문 봉쇄
교수협의회, 18일 정기총회 열고 성명서 채택 및 발표

▲ 16일 오전, 기자회견으로 입장하던 서남표 총장이 사퇴를 요구하는 총학 간부들과 맞닥뜨리고 있다 /김성중 기자

[종합1보= 7월 16일 19시 30분] [종합2보= 7월 17일 12시 30분]

총학 간부 등 학우 10여 명이 기자회견장을 찾아 기자회견 청취와 입장 표명 등을 요구하며 학교본부 보직자들 및 직원들과 거센 몸싸움을 벌였다. 대치상황이 발생하자 학교본부는 예정보다 5분 이른 9시 25분께 출입문을 봉쇄한 채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 16일 오전 서남표 총장의 기자회견이 시작되기에 앞서, 회견장에 입장하려는 총학 간부들과 이를 저지하는 학교본부 직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김성중 기자

[9시 23분] 총학, 기자회견장 입장 시도= 학부총학생회 간부 등 학우 10여 명은 ‘KAIST는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침묵을 강요받은 6년’ 등의 피켓을 들고 호텔 2층으로 입장했다. 9시 23분, 김도한 총학생회장을 필두로 학우들이 기자회견장으로 다가가자, 이용훈 교학부총장 등 보직자들과 학교본부 직원들이 이들을 가로막았다.

김도한 총학 회장은 “총장님의 말씀을 듣고자 올라왔다”라며 “총장의 기자회견 직전에 짧게 학생들의 입장을 전달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본부 관계자는 “오늘 기자회견은 명백히 서남표 총장의 기자회견이며, 기자회견장에는 기자가 아닌 사람은 입장할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강인 총학 정책국장은 “국민 누구나 기자회견을 볼 권리가 있고, 기자회견을 할 권리가 있다”라며 “이처럼 입장을 막는 행동에는 근거가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자 학교본부의 다른 관계자는 “YTN 등에서 생중계를 하는데 정 궁금하다면 기자회견장 밖에서 생중계를 보면 된다”라고 맞받았다.

대치가 계속되자, 학교본부는 출입문을 안에서 봉쇄해 이들의 출입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문을 닫으려는 직원과 진입하려는 학우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 16일 오전 서남표 총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가운데, 호텔 직원들이 총학 간부들의 기자회견장 입장을 저지하고 있다 /김성중 기자

[9시 39분] 호텔 직원, 총학의 2층 출입 봉쇄= 회견장 안쪽에서는 서 총장의 기자회견이 막 시작한 무렵, 회견장 입구 바깥쪽에는 호텔 직원들이 투입되어 총학의 기자회견장 진입을 막아섰다.

총학이 문을 두드리며 회견장 진입을 시도하자, 호텔 직원들은 총학을 1층 로비로 몰아내며 2층 진입을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2층에 진입하려는 학우들과 이를 막는 호텔 직원 사이에 거센 몸싸움이 일었다.

▲ 16일 오전 서남표 총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호텔 직원들이 2층 출입을 막아 총학 간부들이 호텔 후문까지 밀려나 있다 /김성중 기자

10시 8분, 호텔 직원들의 저지선을 뚫은 일부 학우들이 회견장 앞에 도달해 문을 두드리며 “총장님, 저희도 (기자회견을) 듣고 싶습니다”라고 외쳤다. 그러자 당시 질의응답을 받고 있던 서 총장은 ‘반성과 사죄’가 무슨 의미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KAIST의 이름이 신문에 오르내리고 학생회가 와서 소리지르고 하는 것이 부끄럽다는 것이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 16일 오전, 서남표 총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2층 출입을 막는 호텔 직원들과 총학 간부들 사이에 거센 몸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김성중 기자

서 총장은 장외 항의가 계속되자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지지한다는 메일이 많이 오는데 이는 침묵하는 다수(silent majority)라고 할 수 있다”라며 “어제와 그제도 어떤 학생이 서 총장 지지 시위를 기자회견장에서 하겠다고 메일을 보냈는데 일부러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본인이) 소통을 안한다고 하는데 저런 식으로 하는 총학생회와 교수들과 소통하라는 것은 오히려 거기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라고도 말했다.

▲ 16일 오전 서남표 총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종로경찰서 경찰들과 총학 간부들이 기자회견장 앞에서 대치하고 있다 /김성중 기자

[10시 15분] 종로서, 급기야 경찰력 투입= 사태가 계속되던 2층 회견장 출입문에 정복 차림의 경찰병력과 사복경찰, 채증경찰이 투입되었다. 총학 간부들은 출입문 앞에서 경찰과 마주보며 대치했다.

▲ 16일 오전 서남표 총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종로경찰서 경찰들과 총학 간부들이 기자회견장 앞에서 대치하고 있다 /박효진 기자

서 총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10시 42분, 총학은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시도했지만 호텔 직원의 제지로 호텔 근처 인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찰병력이 양 옆을 포위했지만 총학이 기자회견 직후 자진해산하면서 충돌을 빚지는 않았다.

▲ 16일 오전, 서남표 총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려는 총학 간부들을 호텔 직원이 저지하고 있다 /손하늘 기자

총학 “이사회에 서 총장에 대한 계약해지 공식 요구”= 총학은 “학생들은 끊임없이 정책 변화의 부작용을 호소했고, 총학도 협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지만 총장은 어느 것도 진지하게 듣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협상을 결렬시키고 간담회를 파행에 이르게 했으며 총장을 비판한 학우를 고소하고 총학 선거를 무산시켰다”라고 서 총장을 규탄했다.

또한 총학은 “혁신위 의결사항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주요 안건을 이행하지 않고 이사회에 책임을 미뤘으며, 합의서는 모르고 서명했다고 답변하고, 국회에서는 민주적인 대학평의회를 구성하겠다며 거짓말을 했다”라고 비판했다.

▲ 16일 오전, 서남표 총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호텔 근처 인도에서 학부총학생회가 기자회견을 갖고 이사회가 서 총장을 계약해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김성중 기자

총학은 “이사 추천권을 거의 독점해 친서남표 인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했고, 명확한 기준 없이 7명의 전현직 이사들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했으며, 학생들이 낸 기성회비로 보직교수 인건비를 증액했다”라고도 했다.

김도한 총학 회장은 “독선 경영, 학교 사조직화, 거짓말로 대표되는 서남표 총장에게 학우들은 어떠한 진정성도 느끼지 못한다”라며 “서 총장은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고 사퇴하라”라고 말했다.

▲ 16일 오전, 서남표 총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호텔 근처 인도에서 학부총학생회가 기자회견을 갖고 이사회가 서 총장을 계약해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손하늘 기자

교협, 정기총회 곧 개최= 한편 교협은 ▲언론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총장측의 일방적인 언행 규탄 ▲총장의 해임을 이사회에 강력 요구 ▲해임 요구사유 명확히 정리 등을 다루게 될 정기총회를 오는 18일 정오에 개최한다. 이날 총회에서는 성명서를 채택하고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 안국동/ 박소연 김성중 박효진 손하늘 기자
대전/ 손하늘 기자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