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감기관에게 교육받은 감사위, “회칙에 근거해 감사 중”

지난 5월 29일 상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출범한 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가 지난 감사위로부터 인수인계를 제대로 받지 않아 미숙하며, 감사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에 감사위원장은 “(감사위로서) 처음 맡은 업무라 인수인계를 비롯한 관례를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은 맞지만, 업무에 차질이 있거나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익명의 제보자는 감사위가 한 학과 학생회(이하 A학과)의 지난해 가을학기 회계를 감사할 때 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회계 담당자에게 사적으로 연락해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감사위가 연락한 당시 감사위원들이 감사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갖추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감사위는 전년도 감사위가 아닌 김건영 제30대 학부총학생회 <K’loud>(이하 총학) 회장으로부터 교육 받아 피감기관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할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감사위는 지난 5월 29일에 인준된 이후 지난 6월 30일에 김 총학생회장으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감사위원장은 A학과의 지난해 회계 담당자에게 카카오톡 개인 메시지를 통해 “A학과의 지난해 가을학기 회계에 문제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감사위원장과 A학과 회계 담당 감사위원, A학과 전년도 회계 담당자 및 과학생회장은 카카오톡 단체 방에서 논의를 이어 갔지만,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이에 감사위는 지난달 16일 A학과 전년도 회계 담당자에게 A학과의 지난해 가을학기 회계에 대한 지적 사항을 전달했다.

감사위의 지적 사항은 ▲9만 원 상당 지출에 해당하는 영수증이 6만 원어치만 제출된 점 ▲진행하지 않은 행사를 결산안에 0원 수입 및 지출로 기재하고 집행률을 0%로 기재한 점 ▲개당 15,500원 상당의 후드티 27개를 구입했는데 21명의 학우가 11,000원씩 입금한 점 ▲수입 중 859,200원의 출처 설명이 없는 것 ▲지출 중 652,300원이 결제 오류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이 중 상당한 금액이 개인 명의로 입·출금된 점 ▲일부 입금액의 입금 이유가 불명확하다는 점 ▲휴학 중인 학우의 명의로 결제한 점 ▲집행률 기재가 생략되어 있는 점이었다.

이에 A학과는 지난달 17일 감사위에 답변을 전달했다. 여기서 A학과는 ▲과 학생회장이 아닌 회계 담당자에게 연락한 것 ▲감사위가 공식적인 규정에 따른 것인지에 대한 의문 ▲타 학과 및 자치위원회에 감사에 대한 사항을 공지하지 않은 것 ▲달라진 감사 규정을 소급 적용한 점 등을 지적했다. A학과는 감사위의 지적 중 일부를 반영해 결산안을 수정했지만, 몇몇 지적은 학생회칙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위는 지난달 27일 A학과의 답변에 대한 재답변을 전달했다. 감사위는 먼저 과 학생회장이 아닌 회계 담당자에게 연락한 이유로 사무재정시행세칙 제3조를 들었다. 단체의 사무 및 재정운영의 책임은 해당 단체의 재정 책임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또한, A학과뿐만 아니라 다른 학과에도 감사 문의에 관련해 개인적으로 연락했고 별다른 항의는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관련 자료 및 회칙을 언급하며 지적 사항 중 아직 반영되지 않은 사항을 처리해 달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감사 규정이 바뀐 적은 없으며 소급 적용하지도 않았으며, 감사 규칙이 확정되는 대로 피감기관에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위원장은 “인수인계를 포함한 관례에 대해 미숙했던 점은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감사위를 인준한) 총학회장에게 교육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라며 “김 전 감사위원장에게 인수인계를 부탁한 적은 없다”라고 밝혔다. 감사위원장은 지난 17일 우연한 계기로 김 전 감사위원장에게 인수인계를 받아, A학과에 문의할 때는 전년도 감사위가 준용했던 감사위 세부규칙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위원장은 “하지만 지난 6월 김 총학생회장으로부터 감사 지식을 전달받아, 그 지식과 학생회칙 및 감사위원회 세칙을 바탕으로 A학과에 문의했었다”라고 전했다. 규칙을 새로 만들거나 변경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민영 전 감사위원장은 “감사위가 지적한 사항들은 지난해 감사위 방침과는 방향이 다르다”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공식적으로 지적받지는 않았을 단순 설명 누락도 있다는 것이다. 김 전 감사위원장은 “예를 들어 결산안에서 입금액이 상품 금액과 다르면 과 학생회비 혹은 학과 지원 등으로 해석할 수 있는 사안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감사에서는 기층기구회계 입·출금 오류에 이렇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중앙기구회계와 달리 기층기구 회계는 다른 회의에서도 검토한다는 것이다. 또한, 같은 기준으로 각 과학생회 회계를 검토해야 하기에, 확실한 오류만 잡는 것이 관례였다고 한다. 김 전 감사위원장은 “감사위가 (본인에게) 인수인계를 받은 것은 순전히 우연에 의해서였고, 그 전에 감사위는 회칙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A학과에 문의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회칙을 어기지는 않았지만 관례와는 다르게 해석했다는 것이다.

감사위에 인수인계를 진행했던 김 총학생회장은 “김 전 감사위원장에게 인수인계를 받게 하지 않은 것은 (본인의) 실수다”라고 설명했다. 김 총학생회장은 “(본인도) 2013년도에 회계를 맡아본 경험이 있기에 감사 교육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인수인계는 감사위가 실제 감사 업무를 맡을 수 있을 정도로 진행되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김 총학생회장은 “감사위 내부 세부규칙이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라며 “김 전 감사위원장을 부르는 것이 맞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감사위의 지적 내용에 대해서는 “전년도 관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전 총학 회계 담당자 및 총학생회장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감사위의 지적이 근거가 없지는 않다”라고 밝혔다. 영수증 누락, 사용처 설명 부족을 지적하는 것은 감사위 임무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김 총학생회장은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도 두 번째 및 일곱 번째 지적 사항 외에는 어느 정도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총학생회장과 감사위원장은 감사위 전체 업무에 차질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감사위원장은 “지난해 가을학기 회계 감사는 마무리 단계이고, 전학대회까지 보고서 제출은 문제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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