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분을 잊은 두 단체가 벌인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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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분을 잊은 두 단체가 벌인 해프닝
  • 권민성 편집장
  • 승인 2016.09.1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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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관 3층. 장영신학생회관 3층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학생단체들을 이르는 말이다. 실제로 내부 계단을 오르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불 꺼진 학부 동아리연합회 사무실부터, 오른쪽에 나란히 줄 선 새내기학생회, 학생복지위원회, 행사준비위원회, 학생문화공간위원회의 각 사무실, 그리고 왼쪽 깊숙한 곳에 보이는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 사무실까지, 학내사회에 관심이 없는 학우들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이름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이 모두 학내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만큼, 업무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잘 알고 지내는 사이라는 점은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 이유로 ‘신학관 3층’은 다른 뜻으로 쓰이곤 한다. 신학관 3층이란, 학생사회의 주요 인물들을 이르는 은어다.
신학관 3층의 사람들이 긴밀히 지내는 것이 그 자체로 나쁘진 않다. 민주적인 학내사회를 구축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연구하며, 살기 좋은 캠퍼스를 일구려면 주요 단체 간 협력이 꼭 필요할 것이다. 이 때문에 학생사회의 주요 인물들이 서로 소통하는 것은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다만, 이번에 드러난 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와 총학회장 간의 ‘소통’은 명백히 선을 넘은 행위다. (관련기사 1, 2면) 우리 학교는 학생회비를 지원받는 단체의 감사를 외부에 맡기지 않고, 감사위라는 학생 기구를 조직해 그에 일임하고 있다. 감사기관이 학생들로 이루어진 만큼 그 공정성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상황에서 감사위가 사실상 최대 피감기관인 총학의 장에게 감사 교육을 받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감사위와 총학회장은 “감사는 회칙에 따라 순조롭게 처리되고 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리 감사위가 겉보기에 순조롭게 일하고 있더라도, 피감기관으로부터 교육받아 이루어진 감사 내역을 신뢰할 수 있을까. 감사위가 총학회장의 교육을 당연하게 여겼고, 총학회장도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했었다는 점은 양쪽 모두 한순간 자신들의 입지를 잊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게 한다.
학생사회 속 논의의 장에 선 이들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학생사회의 발전을 위한다는 전제가 지켜질 때까지만이다. ‘신학관 3층’이라는 닫힌 사회만을 살피다, 정작 학생사회에서 지켜야 할 선을 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행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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