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전국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개최된다. 이중섭의 삶과 그의 그림을 재조명한 행사에서 그의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지난 16일부터 서울미술관에서  <이중섭은 죽었다>展이 열리고 있다. 화가 이중섭은 살아있는 동안에는 가난과 싸우며 고통받았고, 그가 타계한 후에서야 한국인의 정서를 표현한 그의 작품세계가 주목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중섭의 삶과 천재성, 광기에 관한 이야기가 부풀려지고 왜곡되면서 그의 그림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화가 되어버린 이중섭의 일생에서 거품을 걷어내고, 가족을 지극히 사랑하고 아꼈던 ‘이중섭’의 인생을 엿본다.

전시는 이중섭의 죽음부터 역순으로 펼친다. 망우리 공동묘지에 쓸쓸하게 서있는 그의 묘지에서부터, 이중섭이 가장 활발히 작품활동을 했던 통영에서의 시간, 그 이후 대구, 서울, 부산을 따라 그의 인생을 체험한다. 강렬한 색감과 선묘 위주의 조형성이 돋보이는 풍경화 <길>과, 이중섭의 외로운 투쟁을 잘 표현하는 대표작 <황소> 등을 비롯한 18점의 그림들이 관객들을 마주한다.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신화가 된 민족화가’ 이중섭이 아닌 ‘사람’ 이중섭의 예술 세계를 발견한다. 또한, 이중섭이 사용했던 화구와 생활용품을 재현했으며, 은지화와 엽서들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태연 서울미술관 큐레이터는 전시 제목을 “신화로서의 이중섭을 죽이고 인간 이중섭을 바라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서울미술관에 이어, 이중섭과 인연이 깊은 제주에서도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서귀포 예술의 전당에서는 이중섭을 주제로 연극, 무용, 오페라타와 같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는 6월 3일부터 10월 3일까지 <이중섭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열린다. 뉴욕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진품 은지화 3점을 비롯해 국내외 약 160여 점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인다. 한국 근현대미술사학회의 이중섭 학술대회도 진행된다. 이와 관련해 전은자 이중섭미술관 큐레이터는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서 이중섭 서귀포 생가와 생전 작가가 보고 거닐었던 서귀포 풍경을 재현해, 제주와 서귀포를 전국의 관람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생각”이라 말했다.

이 외에도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이중섭 세미나, 이중섭 예술제와 탄생 100주년 학술심포지엄이 오는 9월에 열릴 예정이다. 전국에서 열리는 다양한 예술 행사가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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