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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막 융합을 분자 수준에서 관찰해 세포 내 수송 과정 밝혀
세포 내 수송 시 생체막 융합이 급진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 NSF의 기능을 더욱 명확히 알아낸 단분자 생물 물리 기법
[405호] 2015년 05월 06일 (수) 권민성 기자 bnt2080@kaist.ac.kr

지난 3월 27일, 물리학과 윤태영 교수와 의과학대학원 김호민 교수 공동 연구팀의 연구 논문이 게재된 <사이언스(Science)>가 발간되었다. 이번 연구에서 윤 교수 공동 연구팀은 세포 내에서 SNARE 결합체를 분해한 후 재활용하는 NSF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논문 제1 저자인 물리학과 류제경 박사의 주도로 진행되었다.

물질 수송에 쓰이는 SNARE와 NSF
SNARE(Soluble NSF Attachment protein Receptor)는 세포 내 수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세포 내 소기관들이 물질을 주고받을 때는 물질을 생체막으로 둘러싼 소포(Vesicle)로 만들어 수송한다. 그다음 소포에 들어있는 물질을 세포 소기관에서 받아들일 때는 소기관을 둘러싼 생체막과 소포가 결합하는데, 이 과정을 생체막 융합 현상이라고 부른다. 생체막 융합 현상이 일어나려면 여러 종류의 SNARE 단백질이 결합해 복합체를 형성해야 한다. 즉, SNARE는 세포 내 수송에서 생체막과 소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NSF(N-ethylmaleimide Sensitive Factor)는 생체막 융합 현상에 이용된 SNARE 결합체를 분해하는 물질이다. 분해된 SNARE 단백질은 다른 생체막 융합에 재활용할 수 있으므로, NSF 역시 세포 내 수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NSF는 SNARE 단백질보다 먼저 발견되었으나, 실제로 NSF가 어떻게 SNARE 결합체를 분해하는지를 정확히 밝힌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 NSF가 SNARE 복합체를 분해하는 과정 / 윤태영 교수 제공

SNARE가 빠르게 분해된다고 주장해
이번 연구가 발표되기 전 학계에서는 NSF가 SNARE 결합체를 점진적으로 분해한다고 추측했다. NSF가 SNARE 결합체를 분해할 때 ATP를 조금씩 여러 번 소모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SNARE 결합체 분해는 여러 과정을 거치며, ATP 분해도 여러 번 일어나 SNARE 결합체 하나를 분해하기 위해 수십 개의 ATP 분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윤 교수 공동 연구팀은 SNARE 결합체 분해 과정이 기존 가설과는 달리 급진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증명했다. SNARE 결합체 분해 과정이 급진적으로 일어나면 여러 ATP를 한 번에 소모하므로, ATP 분해도 한 번만 거친다.

가설을 증명한 단분자 생물 물리 기법
윤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를 단분자 생물 물리(Single Molecule Biophysics) 기법으로 밝혔다. 단분자 생물 물리 기법은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분자 수준에서 관찰하는 방법으로, 크게 단분자 형광 기법과 단분자 힘 분광계 기법으로 나뉜다. 윤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이용한 것은 단분자 형광 기법의 일종인 FRET(Fluorescence Resonance Energy Transfer)과 단분자 힘 분광계 기법의 일종인 자기 집게(Magnetic Tweezers)다.

FRET이 빨리 변하는 SNARE 나타내
단분자 형광 기법은 분자에 형광 염료를 부착해 움직임을 관찰하는 기법이다. 형광 염료에 빛을 쪼이면 염료는 주변에 빛을 방출한다. 이때 방출된 빛은 다른 형광 염료에 흡수되며, 빛을 흡수한 형광 염료는 역시 빛을 방출한다. 이때 나중에 방출되는 빛의 에너지는 두 형광 염료 간 거리가 멀수록 작으며, 이를 이용해 분자 간 거리를 측정하는 기법을 FRET이라고 부른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SNARE 결합체를 형성하는 각 단백질에 형광 염료를 부착하고, NSF를 첨가해 SNARE 결합체 분해 시 두 형광 염료 사이에 방출되는 에너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에너지의 크기는 빠르게 줄어 SNARE 결합체 분해가 단시간 내에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응 후 빠르게 움직이는 자기 집게
자기 집게는 분자에 매우 작은 쇠 구슬이 연결된 DNA를 부착한 뒤 자기장을 가해 분자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기법이다. 이때 쇠 구슬은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어 이를 통해 분자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다. 윤 교수 공동 연구팀은 SNARE 결합체의 각 단백질에 쇠 구슬이 달린 DNA를 부착한 뒤 NSF를 첨가했다. 그 결과 NSF를 넣기 전에는 관측할 수 있었던 쇠 구슬이 NSF를 넣자 갑자기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SNARE 결합체 분해가 점진적으로 일어나면 쇠 구슬이 사라지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하므로, 이는 역시 SNARE 결합체 분해가 급진적으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번 연구는 기술적 한계로 NSF의 기능을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한 기존 가설을 보완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또한, 류 박사는 “이번 연구는 세포 내 수송이 일어나는 과정을 완전히 밝혔을 뿐만 아니라, NSF와 유사한 단백질의 기능을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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