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학사과정 학생들에게 다양한 전공 이수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해외경험 기회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미국 뉴욕대학교(이하 NYU)와의 협업을 통해 NYU 부전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이번 가을학기가 첫 시행이라는 한계로 인해 프로그램의 취지나 운영의 세부적인 사항에 관해 정보가 제한되어 있다는 의견과 더불어, 지난달부터 NYU에서 부전공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학우가 대학생 커뮤니티 서비스 <에브리타임>을 통해 정보 공유에 앞장서는 등 연착륙을 위한 학교의 정책적 노력에 아쉬움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관련 인터뷰에 응한 익명의 학우는 “금전적인 부분이나 향후의 운영 방향성에 관한 설명이 부족하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참여자들에게 어떤 이점이 있는지 명확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NYU 부전공 프로그램에 관한 이모저모를 짚어보고자 캠퍼스 설립 지원팀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NYU 부전공 프로그램의 면면

우선 NYU 부전공 프로그램의 취지를 묻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뉴욕캠퍼스 설립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KAIST와 NYU 간 학사 부문 협력의 일환으로서 맨해튼의 공동캠퍼스 추진과도 맥락과 같이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제협력팀이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교환학생 프로그램과의 차이점에 관해서는, 해외 연수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단순 교환학생보다 전문화되어 있고 현재의 전공과 다른 분야에서 국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차별점이 있음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프로그램 명칭에 명시적으로 드러난 바와 같이 개별적인 학점 인정 신청의 과정 없이 부전공 학위를 취득할 수 있으며, 나아가 복수전공/부전공/심화전공 중 선택이 의무화된 우리 학교의 졸업요건도 대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의 취지를 고려할 때 지원자에게 특별히 요구되는 역량이나 인재상에 관해서는, 향후 글로벌 무대를 향해 도전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답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적성과 관심사를 발굴하고자 학문적 융합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우리 학교의 3C(Creativity, Challenge, Caring) 정신 또한 필요할 것이라 언급했다. 다만 학문적 융합을 추구하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Biomolecular Science, Mechanical Engineering, Integrated Design and Media, Computer Engineering, Electrical Engineering, Cybersecurity의 6개 세부분야로 부전공 기회가 제한된 점에 관해 비판적 의견을 전달하자 캠퍼스 설립 지원팀 측은 “양교는 본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라며, 세부 분야 또한 그 대상임을 전했다. 또한 형식에는 차이가 있더라도 프로그램의 기반이 되는 요소들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발굴할 것이라는 향후의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본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후기 등 실제 경험이 공유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에 관해서는 사업 현황을 지속적으로 추적하며 학생들 간 소통이 강화될 수 있도록 커뮤니티 설립 등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KAIST-NYU 협력 사업의 방향성

추가로 NYU 부전공 프로그램이 KAIST-NYU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서 어떤 의의를 가지는지에 관해서도 심층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우선 지난해를 기점으로 공론화되어 추진되고 있는 뉴욕 캠퍼스 설립 계획이 기존의 KAIST 단독 캠퍼스에서 NYU의 공동 설립으로 변경된 것에 관해서는, “선회라고 단정짓기보다는 효과적이고 지혜로운 방법을 전략적으로 택한 것”이라며 논란의 여지를 일축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대학의 4대 요소는 교사(건물), 교지(부지), 교원(교수), 수익용 자산으로 구성되는데, 이를 모두 충족하는 것을 단독 캠퍼스라고 정의한다면 해외에서까지 이렇게 시간, 에너지, 자산이 막대하게 들어가는 모델을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현재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부지와 건물부터 확보하는 전통적인 모델을 뒤집어 인재 양성과 학문 창달이라는 대학의 본질에 집중하는 새로운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즉, 대규모의 물리적 자원 투입 없이도 짧은 기간 내에 캠퍼스를 성취하는 방식을 선택하였으며, 기존에 가진 대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본질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수단과 도구에 소모되는 비용과 에너지 또한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학교 측의 판단이다. 캠퍼스 설립 지원팀은 “해외 캠퍼스 설립에 있어 군더더기 없이 본질에 바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자평했다. 

한편 NYU 부전공 프로그램이 공동 캠퍼스 설립에 앞서 적절한 학제나 학업 커리큘럼 구성하기 위한 일종의 파일럿이라 봐도 무방한지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학사 분야를 넘어 연구 분야에서도 다각도의 시도를 진행할 것이라 정정했다. 즉, 학업적 틀에서 벗어나 시대적 흐름 속에서 대학의 역할을 함께 고민하고 전 분야에서 상호작용하는 청사진을 기획한 셈이다. 3만 달러 수준의 등록금 지원 또한 학생들의 과감한 도전을 장려하기 위한 취지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NYU와의 협력 강화는 우리 학교의 국제적 경쟁력을 도모하려는 목표를 저변에 깔고 있다. 연구 분야의 협력을 넘어 학사 교환학생 프로그램 형식의 인적 교류를 추진함으로써, 본교 출신의 세계적인 연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밑거름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의 대학 간 MOU나 단방향의 캠퍼스 설립에서 탈피하여 ‘공동 캠퍼스’ 및 ‘학제 공유’의 형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는 점에서 국제화를 향한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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