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남을 때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 가볍게 영화관에 갈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하락한 영화 관람률은 3년이 지난 지금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와 OTT 서비스의 활성화 등 다양한 원인이 영화관의 쇠퇴를 이끌고 있지만, 가장 대두되고 있는 원인은 높은 티켓값이다. 현재 CJ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영화관 3사의 티켓값은 평일 기준 일반관 14,000원이며, 주말 및 공휴일에 영화를 보거나 특별관을 이용할 시 그 값은 더 올라간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영화관에 꾸준히 가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전시 내 영화관에서 평소 영화를 관람하며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즐기는 우리 학교 정제윤(새내기과정학부 23) 학우와 박상현(새내기과정학부 23) 학우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또, 대전시에서 방문할 수 있는 영화관과 상영관을 알아보았다. 
 

 

썰렁한 영화관, 이대로 괜찮은가

영화관에 가는 것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올해 봄학기와 여름학기에 영화관에 12회 방문한 정 학우는 “친구와 함께 영화관에 있는 시간을 즐기기에 영화를 볼 때는 대부분 영화관에 간다”고 밝혔다. 또, 영화 <라라랜드>를 OTT 서비스를 통해 본 경험과 영화관에서 본 경험을 비교하며 “OTT 서비스로 영화를 시청할 때와 영화관에서 볼 때의 차이점은 분명하다”며, “특히 뮤지컬 영화, 액션 영화와 같이 음향이 풍부하거나 눈이 즐거운 영화는 꼭 영화관에서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동안 영화관에 10회 방문한 박 학우는 “관심이 있는 영화라면 영화관 방문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화면이 훨씬 크다 보니 몰입감이 좋고, 직접 보러 가는 행위에도 의미를 둬서 기억에 더 잘 남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도별 영화 총 개봉편수                                                                          ©영화진흥위원회
​연도별 영화 총 개봉편수                                                                          ©영화진흥위원회
​연도별 영화 총 매출액 및 관객수                                                                     ©영화진흥위원회
​연도별 영화 총 매출액 및 관객수                                                                     ©영화진흥위원회
지역별 점유율          ©영화진흥위원회
지역별 점유율                                                                                           ©영화진흥위원회

 

 

그런데도 영화 관객수는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영화 산업은 꾸준히 성장하여 2019년, 2억 명의 관객을 넘기며 연 매출액도 2조 원에 가까워졌지만, 그다음 해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관객이 5천만 명으로 급감했다. 그 기간 동안 영화 개봉 편수는 꾸준히 감소했으며 티켓 발권 및 확인, 안내 등 영화관 내 서비스도 유인에서 무인으로 변경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OTT 시장은 활성화되어,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2 방송매체 이용형태조사’에 의하면 2022년 OTT 이용률은 72.0%가 되었다. 2022년 한 해 동안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관객은 약 1억 명으로, 2020년에 비하면 소폭 회복되었으나 이전과 같지는 않다. 

코로나19와 OTT 서비스의 활성화 등 다양한 원인이 영화관의 쇠퇴를 이끌고 있지만, 가장 대두되고 있는 원인은 높은 티켓값이다. 매출액이 급감한 영화관들은 손해를 줄이기 위해 티켓값을 올리는 방법을 택했다. 현재 CJ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영화관 3사의 티켓값은 평일 기준 2D관 14,000원이며, 주말 및 공휴일에 영화를 보거나 특별관을 이용 할 시 그 값은 더 올라간다. 코로나19 이전, 2019년도 영화관 3사의 평일 2D 영화 티켓값은 10,000원으로, 3년 동안 4,000원이 올랐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티켓값이 1,000원 올랐다는 사실을 참고했을 때, 영화를 보는 게 얼마나 부담스러운 일이 되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지난 5월, 조선일보에서 ‘틸리언 프로’에 의뢰해 20대부터 50대까지 총 4,031명이 설문에 응답한 결과, 76.2%의 응답자가 “티켓값을 내린다면 영화관에 갈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박 학우도 이에 동의하며 “티켓값을 줄이면 사람들이 더 많이 영화관을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할인받지 않는 가격으로는 영화관 이용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할인받더라도 간식비용까지 합치면 적지 않은 금액이 든다는 것이 영화관 이용을 줄이게 되는 가장 큰 요인 같다”라고도 덧붙였다. 정 학우도 “영화관에 갈까 말까 고민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요즘 너무 오른 티켓값인 것 같다”고 답했다.
 

대전 영화관의 이모저모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대전시의 영화 점유율은 3.4%로, 전국 지역 중 7위이다. 2022년 기준 대전시의 인구 순위가 전국 13위인 것에 비해 높은 순위이다. 영화진흥위원회가 통계를 낸 대전시 영화관 총수는 16개이며,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동구 대전아트시네마와 대덕구 소소아트시네마까지 더하면 대전시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은 총 18곳이다. 

대전시의 영화관 중 가장 많은 좌석 수를 가지고 있는 곳은 중구에 위치한 CGV 대전으로, 총 1,880개의 좌석을 보유하고 있다. CGV 대전은 대전시 내 영화관 중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인 CGV 아트하우스가 있는 유일한 영화관이다. 이곳 외 다른 곳에서 상영 중인 독립예술영화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대전독립영화전용관 씨네인디 U, 대전아트시네마, 혹은 소소아트시네마에 가야 한다. 씨네인디 U는 작년 본지에서 소개된 바 있으며 (관련 기사 본지 504호, 대전 유일 독립영화관, 씨네인디U 총괄 프로그래머를 만나다>) 소소아트시네마는 대덕구의 첫 영화관으로, 지난 5월에 개관했다. CGV 대전에는 IMAX, ScreenX, 4DX, 세 개의 특별관도 있다. 이 중 IMAX관은 대전시에서 가장 많은 스크린당 좌석 수인 364개의 좌석 수를 가지고 있다. CGV 대전 외에 4DX관을 보유하고 있는 영화관은 동구에 위치한 CGV 대전터미널이다. 대전시에서 가장 다양하고 많은 특별관을 보유하고 있는 영화관은 유성구에 위치한 메가박스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로, Comfort 다섯 관과 Dolby Cinema 관, The Boutique suite 관, 총 7개의 특별관을 가지고 있다. 
 

우리 학교 학부생이 영화를 볼 때

우리 학교에서 가까운 대전시 영화관은 메가박스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롯데시네마 대전둔산, 그리고 메가박스 대전유성이다. 카카오 지도에 따르면 우리 학교 정문에서 각각의 영화관에 가기까지 이상적으로 걸리는 시간은 자동차 기준 5분, 8분, 11분, 자전거 기준 9분, 9분, 12분, 그리고 대중교통 이용 시 12분, 15분, 18분이다. 
정 학우는 위의 세 영화관에 모두 방문해 보았다고 말했다. 이 중 메가박스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가 우리 학교에서 가장 가까우며 버스를 이용하기에 접근성이 좋아 가장 많이 방문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영화관은 영화가 일찍 끝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박 학우는 주로 메가박스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와 대전유성 메가박스에 방문했다고 말했다. 두 영화관 모두 학교에서 가깝다는 점,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가 보유하고 있는 돌비시네마, 그리고 대전유성점이 실행하고 있는 ‘문화의 날 할인**’이 이곳들을 방문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문화 서비스는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다. 영화 서비스도 마찬가지이다. 광역시인 대전시에서 조차 영상 및 음향의 질, 상영관 수, 특별관의 보급 등 다양한 방면에서 수도권에 비해 제한적으로 영화를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영화관 문화의 변화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 더 크게 느껴진다. 영화관 문화를 지속하기 위한 노력은 영화관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티켓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극장의 입장과 영화관에 가기 위해서는 티켓값이 저렴해야 한다는 관객의 의견이 부딪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영화관 나들이 문화’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대전의 극장이 더 증가할까, 아니면 감소할까? 우리 학교 구성원이 지금처럼 영화를 즐길 수 있을까? 영화 관람이라는 대중문화에 관심이 요구된다. 

 

 

*독립예술영화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독립 영화는 이윤 확보를 1차 목적으로 하는 상업영화의 투자·제작·배급 방식으로부터 탈피한 영화이며, 예술 영화는 심미적 가치를 인정받고 문화향유권 확대에 기여한 영화이다. 독립 영화이면서 예술 영화인 경우가 많기에 이를 함께 독립예술영화로 부르기도 한다. 

**문화의 날 할인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영화관 3사 등 주요 영화관에서 17:00~21:00 내의 시간에 상영하는 2D 영화를 7,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메가박스 대전유성은 여기에 더해 매주 월 화요일을 온종일 문화의 날로 지정하여 7,000원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배급사 요청에 따른 일부 상영작, 3D, 공휴일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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