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학술문화관(E19) 정근모컨퍼런스홀에서 제3회 KAIST 타운홀미팅이 열렸다. 타운홀미팅은 학생, 교수, 교직원 등 우리 학교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여 교내 현안, 건의 사항 등 학내 이슈에 관해 묻고 답하는 논의의 장으로, 지난해 봄학기에 처음 개최되어 한 학기에 한 번씩 꾸준히 열려왔다. 제3회 타운홀미팅은 이광형 총장, 이동만 교학부총장, 조병관 연구처장을 비롯한 11명의 보직교수와 제34대 학부 총학생회 <KIND>(이하 총학) 강동재 총학생회장, 제51대 대학원 총학생회 <ONE-PEACE>(이하 원총) 이동헌 총학생회장이 패널로 참석하여 학우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타운홀미팅에서는 외국인 학생들도 언어의 장벽 없이 행사에 참여하여 함께 내용을 공유받고 의견을 전달할 수 있도록 사전 신청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시통역이 이루어졌다.

 

지난 8일에 열린 제3회 타운홀미팅에서 참석자들이 질의에 응하고 있다.                                                              김서경 기자
지난 8일에 열린 제3회 타운홀미팅에서 참석자들이 질의에 응하고 있다.                                                              김서경 기자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진행됐다. 오후 4시부터 40분간 진행된 1부는 사전 질문에 대한 보직교수와 담당 부처의 답변 시간으로 안병국 원총 부회장의 사회에 따라 진행되었다. 총학은 100여 개가 넘는 사전질문이 접수됐으며, 주어진 시간인 2분 안에 답할 수 있는가를 최우선에 두고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전 질문은 총학에서 사전 신청을 바탕으로 진행한 수요조사와 취합했다.

총장을 포함한 각 보직교수에게는 1~3개의 질문이 돌아갔다. 이 총장은 ‘우리 학교에서 어떤 동물을 키우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위험해서 들이지 못했던 타조를 키우고 싶다”라며 분위기를 환기했다. 이어 이 총장은 연차 제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제한된 시설을 원활히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며 “휴학 학기 제한이 없으니 휴학 제도를 잘 사용해달라”고 답했다. 뉴욕 캠퍼스 설립 목적과 소수만이 경험할 것을 우려하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이 총장은 “학생들이 더 큰 세상에서 넓은 것을 보고 큰 꿈을 갖길 바라는 취지로 해외 캠퍼스를 결정했다”고 밝히는 한편, 파견 인원에 대해 “뉴욕 캠퍼스 부전공 프로그램을 설립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으나, 기숙사 문제 등으로 아직 소수만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차차 개선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이 교학부총장은 족보 유출에 의한 학생 간 정보 불평등 문제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이 교학부총장은 “지난 2월에 전체 학과장 회의를 통해 기출문제를 공개할 수 있도록 안내했고, 최근에도 전체 교원 대상으로도 안내했다”고 답했다. 또한 “기출문제를 공개하지 않더라도 유출 시에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도록 출제 방식 다양화를 요청했다”며 많은 교수가 형평성에 영향이 없도록 조치하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연구처장에게 할당된 대학원생 휴식 문제에는 조 연구처장이 “휴식권은 지켜져야 하지만 휴가를 꼭 쓰라는 내용의 규정을 따로 만드는 것은 또 다른 규제이다. 교수들에게 관련 안내를 하고 있으나 규정으로써 접근하는 것은 병역 특례와도 연관되어 민감한 일”이라며 별도의 강제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이 총장은 “현재 학과장이 각 연구실의 휴가 사용 현황에 대해 직접 만나 파악하는 중”이라며 이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입학처장은 창의도전전형 관련 질문에 대해 답했다. 창의도전전형은 올해부터 새로 신설된 대입전형으로 면접없이 오직 서류 100%로 선발하는 전형이다. 김 입학처장은 “올해는 약 810명의 많은 수를 뽑게 되었다. 과거 통계를 미루어 보았을 때 서류 60%, 면접 40%인 전형에서 상위권 학생에게는 면접이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해 효율적인 면접 진행을 위하여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우수한 학생들이 우리 학교를 선택할 것을 기대해달라”고 이야기했다. 스트레스 클리닉 인원 충원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스트레스 클리닉은 지난해부터 의료진이 차례로 그만두며 지난 3월 27일부터 진료를 중단했다. 김하일 KAIST 클리닉 원장은 현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최근 의료진 1명을 새로 채용한 상황이며 제한된 인력으로 학교 내 위험군들을 우선 돕고자 스트레스 클리닉을 바로 개시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시스템이 구축되면 다시 스트레스 클리닉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 유연근무제, 징계받은 교수 공고, 학부생의 600번대 수업 수강 제한 제도 폐지, 리더십 마일리지 우수자 합격선 공개, 문화관 내 조명 강도 등의 질문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KAIST는 무엇을 위한 대학’이냐는 질문에 이 총장이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서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답하며 1부가 마무리되었다.

 

 

10분의 쉬는 시간 이후 다음 40분간은 현장 질의응답으로 이어진 2부가 진행됐다. 2부는 현장에서 나눠준 질문지를 수합한 뒤 무작위 추첨을 통해 질문을 선정하여 진행했다. 2부는 1부에서 나왔던 족보 유출에 의한 정보 불평등 문제, 대학원 휴식 문제를 다시 언급하며 시작되었다. 한 학우는 1부에서 해결방안으로 언급된 ‘교수에게 메일로 안내하는 방안’을 학생들도 상황을 알 수 있도록 포탈에도 게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교양 과목 다양화, P/NR 성적 처리 등의 질문과 의견이 이어졌다. 특히 외국인 학생들의 질문 비율이 높았다. 그중에는 교내 할랄 음식 유통 부족 및 최근 서측 식당(W2-1)에서 있었던 음식 성분 미표기 등의 문제도 다루어졌다. 이수진 학생정책처장은 현재 스티커 부착 방식으로 소, 닭, 돼지 그림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표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교내 할랄 음식전문점인 풀빛마루 2호점 설립을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2부에서 나온 질문 중에는 지난 제2회 타운홀미팅에서 언급된 질문들도 많았다. 제2회 타운홀미팅에서는 교내 식당의 음식의 질과 대학원생 연차 초과를 토의 주제로 교수 및 직원, 총학 비상대책위원회 및 원총 소속 학생 대표자들간 이야기가 오갔던 바 있다. (관련기사 본지 511호, <반년 만에 다시 열린 타운홀미팅, 소통 약속 지켜졌다>) 이로부터 한 학기가 지난 시점서 다시 나온 직영 식당에 관한 질문에 이 학생정책처장은 “직영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직원을 직접 고용해야 하므로 신병하 글로벌리더십센터장과 통합 협동조합을 만들며 점차 추진해 나가려 한다. 그러나 새로운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입주업체와의 계약도 맞물려 있어 빠르게 진행되긴 어려울 것 같고, 장기적으로 보면 좋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이 원총 회장은 “해당 안을 위해 고객경영팀과 가능성을 계속해서 논의 중이다. 식당 만족도와 관련해서 최근에도 민원이 많았는데, 당장의 개선을 위해 이번 주에도 대전과학고등학교, 충남대학교에 방문하여 영양사를 만나 논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제2회 타운홀미팅에서는 수업 연한과 재학 연한을 통합하고 재학 연한 이후 부과되는 납입금을 학생과 지도교수가 절반씩 부담하는 안이 제시된 바 있다. 이의 진행 상황에 관해 묻자 원종대 교학기획팀장은 “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연차 초과 납입금 분담에 대해 총학과 학교 사이 이견이 있었다”는 한편, “학위 논문 심사 절차 개선에 대해서도 논의 중 교무처장이 바뀌며 잠시 멈춰 있다. 원총과 이미 협의한 바들이 있기 때문에 곧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질문한 학생은 “중요한 것은 시간이 흐르고 있고 연차는 초과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빠른 결정을 요청했다.

강 총학 회장은 이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전 질문을 통해 남긴 의견들은 본 행사와 완전히 무관하다고 여겨지는 질문을 제외하고 모두 각 부처로 전달하였으며 이에 각 부처에서 해당 의견/안건들을 학생 의견으로써 검토하여, 필요성 및 적절성 등을 따져 진행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타운홀미팅을 통해 수렴한 의견들의 반영 계획에 대해 답변했다. 또 앞으로의 타운홀미팅 개최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한 바 없으나 총학과 원총을 필두로, 학생이 학교와 더 나은 소통을 진행하기 위한 일환으로 추후 제4회 KAIST 타운홀미팅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행사를 기획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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