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지 기자

    우리의 학교생활은 많은 고민에 부딪히는 과정이다. 우울감과 불안은 우리의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내면의 고민과 감정을 솔직히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나의 꾸밈없는 감정을 털어놓고 싶을 때, 나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싶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오세만 센터장과 전현숙 상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카이스트 상담센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학교 상담센터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간단한 소개

     가장 많이 선호되고 효과적인 상담 형태는 개인 상담이다. 작년 가을학기부터 비대면으로 전환했으나, 원활한 상담을 위해 처음 한 번 이상은 대면 상담을 해야 하는 원칙이 있다. 비대면 상담 시 장소를 마련하기 어려운 경우, 상담센터에서 개인 노트북으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집단상담은 개인이 지닌 여러 문제를 소집단의 경험을 통해 해결하는 상담의 한 형태이며, 애도 상담과 같은 공동체가 직면한 이슈에 관한 상담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또한, 상담센터에서는 한 달에 한두 번, 엠비티아이(MBTI)와 홀랜드(Holland) 심리 검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상담센터에 찾아오기 힘든 경우, 상담센터 이메일 또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상담 내용을 보낼 수 있다. 긴급한 상담의 경우, 카이스트 생명의 전화(☎ 042-350-7942)를 이용할 수 있다. 이는 24시간 365일 운영되며, 전문 상담사가 전화를 받아 상담이 진행된다. 대면상담과 같이 비밀이 보장되니, 상담이 필요한 경우 언제든 편하게 이용해줬으면 좋겠다.

상담센터와 스트레스 클리닉의 차이는 무엇인가

    호소하는 문제(또는 증상)에 대해 상담센터는 인간의 여러 심리·사회·발달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상담을 진행하며, 스트레스 클리닉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의학적인 개입에 따라 치료 및 약물을 처방한다. 때에 따라 상담센터에서 정신건강의학과 또는 스트레스 클리닉을 안내하기도 한다. 이러한 의료기관을 선뜻 가기에 부담스러운 경우, 상담센터에 먼저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상담센터의 상담사는 어떤 분들인가

    상담센터의 상담사는 한국상담학회 또는 한국상담심리학회에서 발급한 심리상담사 2급 이상의 자격이 요구된다. 이러한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 석사 졸업 이후에 전문적인 수련과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상담센터에는 외국인 구성원들을 위한 영어 상담이 가능한 상담사도 있다. 총 6명의 상담사로 구성되었으며, 5~10년, 20년 이상의 근무 경력이 있다. 우리 학교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기 때문에 학생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풍부하다. 추후 상담사 2명을 증원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구성원의 상담 이용 기회를 확대하고자 한다.

상담은 언제 필요한가

    객관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본인이 불편하지 않으면 상담을 받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본인이 불편하다고 느끼면, 심리적인 것과 관련된 모든 영역에서 상담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가정, 진로, 학업, 우울, 불안 등 상담이 필요한 다양한 경우가 있다. 상담센터 홈페이지에 있는 설명을 참고해주었으면 좋겠다.

개인 상담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먼저, 본인이 상담센터 홈페이지(http://kcc.kaist.ac.kr)를 통해 상담을 신청해야 한다. 신청 이후에 상담센터에서 전화 또는 이메일을 통해 예약 시간을 협의한다. 상담은 한 회당 50분씩 진행되며, 매 상담이 끝난 후 추후 상담 일시를 정한다. 개인마다, 증상마다 다르지만, 상담은 보통 5-10회로 진행된다. 사용하는 상담 이론, 기법은 상담사 선생님마다 다르지만, 대략적인 상담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처음에는 내담자의 주요 호소 문제가 무엇인지 듣고, 문제에 대해서 파악한다. 그 후, 내담자가 상담에서 원하는 바에 대해 깊게 이해한다. 그 후, 내담자와 함께 합의된 상담 목표를 정한다. 이때, 심리검사를 병행해서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우울감의 원인 파악하고, 우울의 정도를 10에서 5로 낮추자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이 단계까지 진행하는 데 보통 4~5회의 상담이 필요하다. 이후 5~7회 상담 때에는, 다양한 접근법에 따라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상담을 진행한다. 마지막 9-10회의 마무리 단계에서는, 상담 초기에 목표한 바대로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확인한다. 다음에 같은 문제를 겪을 것을 예방하기 위해, 상담 과정에서 어떤 변화로 그 목표가 충족되었는지 정리한다.

상담에서 사용된 개인정보는 어떻게 관리되는가

    내담자의 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 정책으로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 상담 내용은 증빙자료나 추후 상담 치료를 위해 필요한 때가 있어서 보관만 한다. 3년 보관 후 폐기가 원칙이다. 상담사끼리도 서로의 상담 내용을 볼 수 없다. 담당 상담사만 열람할 수 있다. 상담 내용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내용을 온라인으로 처리한다. 다만, 자살 위기에 있는 심각하고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만, 담당 상담사 혼자만의 판단이 어려우면 전체 회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

처음 만나는 상담자가 내담자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내적인 면을 이해하는 것과 함께한 시간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상담은 짧은 시간을 만나더라도 그 사람의 정서, 욕구, 신념에 대해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기법이다. 상담은 조언이나 충고를 건네는 것이 아니다. 상담의 주체인 내담자 본인이 자신의 내면 욕구, 감정이 어떻게 작용해서 현재의 불안에 이르렀는지 파악하고, 최종적인 결정을 할 수 있게끔 협업하는 안내자가 바로 상담사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내가 고민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므로 구체적인 조언을 구할 수도 없다는 생각도 든다

    예를 들어, 진로 고민으로 왔을 때, 학업이나 진로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담자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르겠다. 내가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행복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같이 진로에 대한 실존적인 의문을 가졌을 때, 상담센터가 도움을 줄 수 있다. 내담자가 전공에 대한 두 가지 선택지를 고민하고 있다면, 내담자가 두 선택지에 대해 스스로 정리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상담을 통해, 본인이 생각하지 못했던 무의식적인 측면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고민 자체가 자신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오는 것인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자기 내면 이해를 전문가인 상담사가 도울 수 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주로 어떤 고민을 들고 오는가

    학업에 관한 고민이 가장 많다. 대인관계, 가족관계에 대한 고민이 뒤를 잇는다. 그 외에도 매우 다양한 고민이 있다. 실제로, 80~90%는 자기 이해와 성장을 위해서 오기도 한다. 따라서 성장이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라면 누구든 상담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학업 고민에 대해서는,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역기능적인 완벽주의를 적용하는 학생들이 있는 것 같다. 자신의 모자란 점이 아닌 강점이나 장점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사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가지고 있는 장점이나 강점만으로 아주 훌륭하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다. 잠시 멈춰서 자신에 대해 살펴보고, 사회가 원하는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대해 정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오세만 센터장: ‘한 명의 목숨은 천하보다 귀하다’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실제로, 1년에 상당히 많은 개인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꼭 특별한 고민이 없더라도, 같이 이야기할 사람이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오셨으면 좋겠다.

전현숙 상담사: 20대는 갈등과 심리적 고민이 많고, 이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는 시기이다. 혼자 고민을 해결하기는 힘들지만, 전문가와 대화를 주고받으면 고민이 명료해지는 경우가 있다. 상담센터는 심각한 고민만 있을 때, 방문하는 곳이 아니다. 20대의 크고 작은 고민, 성장에 대한 필요가 있을 때 언제든지 찾아오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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