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예정자는 체육 수강 신청 허용... 향후 체육 강좌 수 대폭 확대할 것”

    우리 학교는 학사과정 졸업을 위해 체육 4AU를 이수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각각의 체육 과목은 2AU이므로 졸업을 하기 위해서는 두 과목을 이수하여야 한다. 이 중 최대 2AU를 체육 동아리 활동, 체육 자격증 취득, 교내 주요 체육 대회 입상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한 것 이외에 다른 대체 방법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학생들이 체육 수업을 수강하지 못하고 적체되는 현상이 심화하면서 이에 따른 학생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졸업 예정자 TO’가 마감되어 졸업 학기임에도 체육 수업을 듣지 못했다는 한 학우의 글이 대학교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에 올라와 96건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 본지는 체육 교과목 미이수자 적체 현상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한편, 해당 현상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과 대안을 인문사회과학부 전봉관 학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았다.

 

체육 교과목 미이수자 적체 현상의 현주소는

    입학처에 따르면, 우리 학교 학사과정에 입학하는 학생 수는 매년 750명 내외이다. 단순 계산에 의하면 학부생들이 원활히 체육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적어도 매년 1,500여 개의 체육 수업 티오(3,000AU)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2018년도에 열린 체육 수업의 정원 총합은 봄학기 735명, 여름학기 90명, 가을학기 855명, 겨울학기 108명으로 총 1,788명이다. 실제 수강인원의 총합은 1,627명으로, 같은 해 체육 동아리 활동으로 2AU를 인정받은 212명을 합하면 2018년에 부여된 총 체육 AU의 합은 3,678AU로 추정된다. 같은 방법으로 계산한 2019년에 부여된 총 체육 AU의 합은 3,332AU이다. 체육 수업에서 U를 받은 학생이나 재학 중 셋 이상의 체육 수업을 듣는 학생을 고려하더라도, 모든 학생이 졸업 요건을 채우기에는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는 지난해인 2020년부터 크게 달라진다. 2020년도에 열린 체육 수업의 정원 총합은 봄학기 360명, 여름학기 59명, 가을학기 510명, 겨울학기 60명으로 총 989명이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정원 총합이 반 토막 난 것이다. 이에 따라 2020년에 부여된 총 체육 AU의 합계도 1,796AU로, 학생들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최소 기준인 3,000AU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계속되어, 이번 학기에 열린 체육 수업의 정원 총합은 390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들어 체육 수업을 듣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학우가 크게 늘어난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문사회과학부, “겨울학기부터 체육 교과목 강좌 수 대폭 늘릴 것”

    이에 대해 전 학부장은 “2020년 봄학기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팬데믹의 발생으로 체육 교과목 운영상의 어려움이 생겼다”고 답했다. 이어 “대면 수업이 필수적인 대부분의 구기 종목과 수영 등의 교과목을 폐강하면서 개설 교과목이 기존의 50~60% 수준에 불과했다”며, 장기적인 코로나19 추세로 인해 체육 AU 미이수 학생들이 적체되고 있음을 시인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대면 수업 전환 등을 통한 체육 교과목 확대를 제시했다. 하지만 체육 AU 미이수 적체 인원이 상당한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해 비대면 수업 환경이 지속되더라도 오는 겨울학기부터 향후 1~2년 동안은 체육 교과목 강좌 수를 대폭 늘려 운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졸업 예정자 티오는 무제한...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해 있었다”

    다만 전 학부장은 졸업 학기임에도 체육 수업을 듣지 못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졸업 예정자 티오는 무제한이라서 졸업 예정자 티오가 찬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전 학부장은 “졸업 예정자의 경우 원래부터 모두 수강 신청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었다”며 “체육이나 인문사회 선택 과목을 수강 신청하지 못해 졸업하지 못한 학생은 지금까지 한 명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강 정원 조정 등의 이유로 수강을 희망하는 특정 교과목의 수강은 거절당할 수 있지만, 희망하는 시간대의 체육 교과목을 수강하는 것은 가능하도록 학부 차원에서 조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학기에 체육 교과목을 담당한 일부 교수가 학생들과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지 않아 불필요한 오해를 산 점은 인정한다”며 학부장으로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군 복무 체육 AU 인정은 본 사건과는 무관한 사안”

    한편,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요구가 빗발친 군 복무 체육 AU 인정에 대한 학교 측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학생들의 의견 수렴 절차는 끝났고, 인문사회과학부, 학생처, 교무처 등 관련 부서에서 대안 마련을 위해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다만 전 학부장은 “군 복무 체육 AU 인정과 이번 학기에 있었던 체육 수강 신청 혼선은 완전히 무관한 사안”임을 분명히 했다. 두 문제는 각각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별도로 논의해야 할 사안이며, 동일 선상에 두고 고려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또한 “군 복무 과정에서의 육체적 활동과 체육 교과목의 목표인 글로벌 리더로서 필요한 체력 단련과 체육 활동 소양 제고를 등가에 두고 논의할 수 있을지는 교육적 관점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학부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지혜를 모아 이번 학기에 최종 결론을 도출하려 한다”며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의사를 개진하고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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