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과학위성-우리 학교 인공위성연구센터 두 차례 정상 교신 성공

▲ 나로호 발사의 순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우리나라 첫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KSLV-1)’가 세 번의 도전 끝에 드디어 ‘하늘 문’을 열었다.

30일 오후 4시 하늘로 솟아오른 나로호는 9분여에 걸쳐 페어링 분리, 1단 로켓 분리, 2단 로켓 점화, 마지막 단계인 위성 분리까지 모든 절차를 순조롭게 마쳤다. 발사 다음날인 31일 오전 3시 28분에는 우리 학교 인공위성연구센터 지상국과의 첫 교신이 이루어졌다. 이어 5시 11분 두 번째 교신에서도 신호를 정상적으로 주고받았다.

발사를 30분 앞두고 나로호 기립 장치가 철수되자, 관계자와 취재진이 모인 우리 학교 인공위성연구센터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2번의 발사 실패와 6번의 발사 연기의 우여곡절을 겪은 모두의 얼굴에는 “이번에도 실패하면 끝이다”라는 비장함마저 흘렀다.

이윽고 오후 3시 45분, 나로호 발사가 확정됨과 동시에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때부터는 자동 시스템에 의해 진행되는 최종점검 단계로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작년에 있었던 최근 두 번의 발사 시도 때는 각기 17분, 6분여를 남겨두고 발사가 취소되었던 적이 있었다.

모든 점검 절차가 마무리되고 오후 4시 정각에 나로호는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떠나 우주를 향해 이륙했다. 나로호는 발사 54초 뒤 음속을 돌파했고, 215초 뒤에는 페어링(위성 덮개) 분리에 성공했다. 이어 232초 뒤 점화를 마친 1단 로켓이 분리되었고, 395초 뒤에는 2단 로켓이 점화되어 목표 궤도에 진입했다. 발사 후 540초 시점에서는 나로과학위성이 떨어져 나가며 발사체의 임무를 성공리에 마쳤다.

▲ 나로호 발사 리허설 현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이후, 나로과학위성은 궤도속도 8.04km/sec으로 충분한 진입 속도를 확보했다. 항공우주연구원이 발표한 추적 정보에 따르면 나로과학위성은 타원궤도(근지점 300km, 원지점 1500km)에 오차 범위 안으로 정확하게 안착했다. 이는 상단의 유도 제어기능이 정상 작동하고 킥모터 추력이 설계된 것과 거의 일치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발사 1시간 뒤 오후 5시에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나로호 발사 성공 공식 발표가 있었다. 이 장관은 “자료 분석결과 나로호가 위성을 목표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음을 공식적으로 말씀드린다”라며 “오늘의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우주 강국을 향해 한 단계 더 도약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다음 단계인 한국형 우주 발사체(KSLV-2)에 대한 언급이 이어졌다. 이 장관은 "오늘의 감격을 힘찬 동력으로 삼아 한국형 우주 발사체를 독자 개발해 2020년에는 우리 기술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나로호 발사를 위해 묵묵히 과제를 수행한 연구원들과 꾸준한 성원을 보내준 국민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있었다. 이 장관은 “오늘의 성공은 국민 모두의 성공이다. 국민 여러분께서 성원을 보내주셔서 좌절하지 않고 더욱 노력해 3차 발사에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역경과 오직 발사 성공을 위해 노력한 항우연 연구원 여러분께도 뜨거운 감사를 전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발사 2시간 뒤인 오후 6시경에는 노르웨이 스발바드 지상 수신국과의 최초 비콘 신호 접속 성공이 확인되었다. 우리나라와의 첫 교신은 다음날 오전 3시 28분에 우리 학교 인공위성연구센터 지상국에서 이루어졌다. 인공위성연구센터는 첫 교신에서 위성의 전압, 온도, 전력 등의 위성의 건강상태를 점검했다. 이어 이어 5시 11분 두 번째 교신에서도 신호를 정상적으로 주고받았다.

우리 학교 인공위성연구센터 이인 소장은 첫 교신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위성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명령을 위성으로 전송하고 위성으로부터 자료를 전송받아 정상인 것으로 확인했다”라며 “나로과학위성과의 교신에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앞으로 나로과학위성이 수행할 주 임무는 크게 두 가지로 우주 방사선 측정과 우주 이온층 분포 측정이다. 또한, 나로과학위성은 국산 기술로 개발되어 위성에 탑재된 펨토초 레이저 발신기, 자세 제어용 반작용 휠, 적외선 영상센서, 태양전지판과 전개용 힌지 등을 우주 환경에서 검증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 위성은 앞으로 약 한 달간의 초기 운영 기간을 거쳐 1년간 지구 타원궤도를 하루 14바퀴씩 돌게 된다. 한반도 인근 상공은 하루에 4~5차례씩 지나게 된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참여정부 당시 수립된 ‘2025년 무인 달 탐사 계획’을 오는 2020년으로 앞당기겠다고 공약한 바가 있다. 우리나라 달 탐사선은 지상 테스트까지 마친 상태이며 발사체와 예산만 준비된다면 실행까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박 당선인의 의지와 국민의 성원이며, 우주 강국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항공우주분야에 대한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

2013년 1월 31일
대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김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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