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파괴적, 폭력적 에너지원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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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파괴적, 폭력적 에너지원 줄여야"
  • 정진훈 기자
  • 승인 2012.11.18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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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딜레마, 원전은 어디로] ②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최근 원전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터져나오면서 탈핵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광원전에 납품해오던 업체의 비리가 드러나 논란이 커졌다. 양측 패널에게 원전의 방향을 물었다. <편집자 주>

영광원전 납품업체 비리가 밝혀졌다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전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엄청난 재앙을 일으키는 원전에 위조품을 사용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원전과 같은 위험한 기술의 부품을 정품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원전 운영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탈핵에 대한 요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후쿠시마 사태의 원인은

직접적인 원인은 지진이었고, 지진 후의 지진해일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다. 지진으로 내부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고, 지진해일 때문에 외부전원 유입이 어려워졌으며, 내부 비상전원 디젤발전기가 물에 잠겨 전원이 공급되지 못했던 것이다. 이후 외부에서 비상전원을 공급하려고도 했지만 피난민이 많아 차량이 신속하게 이동하지 못했고, 현장에서도 전선의 길이가 짧고 플러그가 맞지 않아 실패했다. 이는 비상상황에 대한 대비가 제대로 이루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고 후 정부의 정보 제공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상당수의 주민이 방사능이 더 많이 날아간 곳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동경전력과 정부의 소통도 원활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안전한가 

일본은 세계적으로 원자력 안전에서 신뢰를 얻어왔다는 점에서 후쿠시마 사태는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일본이 그런 사고를 당했다면 다른 나라의 원전사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세계 원전 5대국 중 원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국가는 이제 프랑스와 한국뿐이다. 찬핵론자들이 원전 사고 확률은 100만분의 1밖에 안된다고 주장해왔지만, 역사적으로 원전사고는 이 말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월성 인근에는 양산단층이 존재하는데, 이 지역에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기존에 지어진 많은 원전은 내진 설계가 충분하지 않다.

또한, 원전이 아무리 자동화되어도 사람의 개입이 없을 수는 없으며, 사람은 언제든 실수를 할 수 있다. 미국의 쓰리마일 섬 사고나 구소련의 체르노빌 사고의 경우 운전자의 실수가 큰 문제를 일으켰다. 더군다나 최근의 원전 비리나 작업자의 마약복용, 모조품 사용 등의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이런 위험기술이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사고의 가능성을 높인다.

원자력은 친환경적인 에너지인가

정부 보고에 따르면 원자력은 매우 적은 CO2를 배출한다고 한다. 하지만 원자력의 연료인 우라늄 235 농축과정에서 상당한 에너지가 투입되며, 폐원자로나 핵폐기물의 처리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국가가 없어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CO2 양은 계산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현재 계산된 탄소 배출량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방사성 물질이다.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최소 300년, 사용된 핵연료는 최소 100만 년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한다. 현재 사용 후 핵연료를 포함한 고준위 폐기물은 드럼통에 넣은 후 깊이 묻는 방식으로 처분하는 계획이 일반적인데, 지하에 묻은 드럼통이 부식되면 방사능 물질이 새어나와 인근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 재처리를 추진할 수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며, 재처리 후에도 방사능 물질이 발생해 결국은 처분을 해야한다. 이렇게 위험한 원자력이 어떻게 친환경 에너지일 수 있겠는가.

원자력 에너지는 무척 싸지 않나 

현재 미국, 서유럽 등에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좀체 증가하지 않는 이유는 안전 문제도 있지만, 사실 경제성이 낮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원전 사고를 거치면서 원자력에 대한 안전 규제가 강화되어 원전 건설 비용이 상당히 비싸졌고 원전 건설 과정에서도 지역주민과의 갈등이나 안전에 대한 규제조치로 건설기간이 늘어나, 원전 건설비용이 두어 배씩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서 말한 대로 사용 후 핵연료의 처리기술이 확보되지 않아 원전의 전 주기 비용을 계산할 수 없다. 물론 정부가 제시한 비용에는 사용 후 핵연료 처분비용도 일부 포함되었지만, 이는 IAEA 산정치의 절반밖에 되지 않으며 최근 연구에 의하면 처분 비용이 갈수록 비싸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발전 단가만을 놓고 경제성을 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대안으로서 신재생에너지는

‘신재생’ 에너지라는 용어와 범주가 잘못되었기 때문에 ‘재생가능’ 에너지로 용어를 바꾸고 범주도 다시 설정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에는 수소, 연료전지 등이 포함되며 재생가능에너지에도 산업체의 폐기물이 주요 재생에너지로 포함되어 있다. 이런 에너지는 재생 가능성이 없으므로 재생가능에너지에서 제외해야 한다.

원자력의 대안으로서 재생가능에너지에는 주의할 점이 있다. 현재 원자력이 제공하는 에너지를 모두 재생가능에너지로 감당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전력 소비를 줄이면서 필요한 에너지나 전력을 재생가능에너지로 공급하는 것이다. 

재생가능에너지의 한계점이 제기되고 있다

화석연료와 원자력은 정부의 엄청난 보조금을 통해 커왔다. 재생가능에너지는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단계이므로 기술의 비용과 평면적으로 비교해 경쟁력이 없다고 하는 것인 불합리하다. 연구와 개발, 보급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양산체제에 들어가면 경제성은 좋아질 것이다. 당장이 아닌, 긴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당위다. 어떻게 하면 경제성과 효율을 높일 수 있을지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지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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