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숙사 진리관 사감직원이 현관 천장에 붙어있는 대벌레들을 빗자루로 쓸어내고 있다. 대벌레는 바닥뿐만 아니라 천장에도 상당수 붙어있었다 /송민성 기자

지난 6월 초부터 북측 기숙사 부근은 대벌레로 들끓었다. 무수한 대벌레로 인해 기숙사에 머무르는 학우들은 혐오감을 표했다. 대벌레의 이상 증식은 두 달이 지난 이달 말에야 막을 내렸다.

중간고사 이전부터 북측 기숙사에 다수의 대벌레 유충이 출몰했다. 6월 중순쯤 대벌레가 성충이 되자 대벌레가 본격적으로 창궐하기 시작했다. 대벌레가 자전거, 자판기 등에도 붙어있어 학우들은 혐오감을 넘어 불편함까지 호소했다.

또 대벌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대벌레의 일부 종은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악취가 나는 화학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북측 기숙사에서 서식하는 대벌레는 특히 그 수가 헤아리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지혜관과 진리관 부근에는 나무에 있는 대벌레가 보호색이 무색할 정도로 많았다. 심지어 지혜관은 벌레의 침입을 막고자 보통 열려있는 기숙사 출입문을 닫아놓기도 했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대벌레는 북측 기숙사 외 건물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산림청의 국립수목원 이봉호 박사는 “대벌레는 숲 속의 나무나 풀에서 주로 서식한다”라며 “부근의 산림에서 내려왔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북측 생활관에 인접에 있는 동산에서 내려왔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 대벌레의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로 기후변화와 천적 수의 감소를 추정했다. 기후변화로 생태계의 변화가 일어났거나, 천적의 수가 줄어 대벌레가 증식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기후변화로 우리 학교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대벌레 등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학우들은 포탈과 ARA 등을 통해 대벌레의 실태를 고발하고 학교의 조속한 문제해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진리관에 거주하는 한 학우는 사감직원의 부탁을 받아 기숙사에 대벌레가 심하게 많다며 글을 올리기도 했다. 덧붙여 학교 차원에서 소독, 방역과 같은 조치를 해 줄 것을 건의했다.

지혜관에 거주하는 정동욱 학우(무학과 12)는 “대벌레가 너무 많아 징그럽다 못해 무서울 정도다”라고 심정을 전했다.

시설팀은 살충제로 지난 6월부터 6회 정도 방역을 시행했고 앞으로도 꾸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역으로 대벌레 수가 눈에 띄게 많이 주는 등 그 효과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경부터는 북측 기숙사 부근에 대벌레가 거의 보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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