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은동산의 나무가 백로의 분변으로 인해 고사해 있다 /한연승 기자

어은동산에서 나는 백로 배설물 악취가 심각한 가운데 학교본부에서 냄새제거 효소를 수소문해 시험할 계획이라고 밝힘에 따라 백로 악취 문제에 청신호가 켜졌다.

2001년 3월 어은동산에 날아온 백로는 우리 학교의 명물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분변으로 인해 악취와 부식이 발생하고, 나무를 고사시키는 등 백로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현재 본원 캠퍼스 내에는 4천여 마리의 백로과 조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종류도 쇠백로, 중대백로, 황로, 해오라기 등으로 다양하다. 캠퍼스 내 백로 서식지 반경 1km 안이 상가 등이 밀집한 도시지역이라는 점에서 이는 매우 희귀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환경단체 등 외부에서는 백로에 관심을 두며 보호를 원하고 학교도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공존을 하면서 백로가 일으키는 문제에 대해 학우들과 학교본부 모두 고심하고 있다. 학교본부는 백로의 배설물 때문에 발생하는 악취와 균이 증식하는 문제, 나무가 고사하는 문제 등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백로의 수가 증가함으로써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제기된 이후 크게 개선된 점은 없었다. 백로를 내쫓지 않는 선에서 마땅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부 학우는 소음이나 악취 피해가 심하다며 백로의 둥지를 옮길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시설팀은 “백로의 둥지를 살펴보니 튼튼해서 옮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며 난색을 보였다.

학우들은 ARA와 포털 등을 통해 악취 등의 문제를 학교본부에 알리는 한편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노민석 학우(무학과 12)는 “백로에 의해 나는 악취 문제가 심각하다”라며 “학교가 관심을 두고 조속히 해결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배설물뿐만 아니라 먹이로 물어온 생선의 비린내까지 더해져 학우들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여름에는 어은동산 부근만 아니라 과학도서관 등으로 악취가 널리 퍼져 학우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시설팀은 “조애리 학생생활처장이 냄새제거 효소를 소개해줬다”라며 “자문을 거쳐 이러한 효소를 사서 뿌릴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빠르면 8월 초에 효과를 시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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