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붙이기만 해도 자동으로 동작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전기및전자공학과 유회준 교수팀이 병원에서 사용하는 기존의 수면다원검사 시스템보다 훨씬 작고 성능이 뛰어난 수면다원검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반도체 학술대회인 국제 고체회로 콘퍼런스에 발표되었으며, 전자 분야 학술지 <닛케이일렉트로닉스> 1월호에 차세대 건강·의료기기용 반도체 분야의 선두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수요 적고 너무 비싼 기존 수면다원검사

수면장애란 수면 중에 발생하는 각종 질환을 통칭하는 말로서 불면증, 기면증,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등이 있다. 수면장애는 다섯 명 중 한 명 꼴로 사람이 경험한 적이 있거나 지속적으로 앓고 있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수면장애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라는 진료를 받아야 한다. 수면다원검사란 수면 중에 나타나는 생리적, 물리적 신호를 측정해 갖가지 수면장애를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현재 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으려면 수면다원검사 장비와 수면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므로 상당한 비용이 든다. 일반적으로 한 번 검사할 때 100만 원 정도가 든다. 비싼 비용 탓에 병원을 찾는 이들이 적은 실정이다.


다양한 장점을 가진 시스템 구축해

유 교수팀은 기존 수면다원검사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단가가 낮은 센서를 개발해 가정에서 쉽게 측정할 수 있는 수면다원검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의 바탕이 되는 기술은 직물형 인쇄회로 기판 기술이다. 이 기술은 직물 위에 전도성 물질을 표면 처리한 회로 기판을 만드는 기술이다. 필름이나 고분자 위에 인쇄하는 기존의 공정과 비교했을 때 대량 생산할 수 있고 크기도 작아 비용이 적게 든다.

이번에 개발된 센서는 전체 무게가 5g 정도로 가벼워 착용할 때 편안하다. 인체와 접촉하는 부분의 전극의 종류로 습식 전극이 아닌 건식 전극을 사용해 인체 친화력을 높여 가려움 증 등이 생기지 않는다. 또한, 초저전력 회로를 적용해 작은 배터리 하나만으로도 10시간 이상 동작이 가능해져 수면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 유 교수팀이 개발한 전체 시스템은 14개의 센서 노드 패치와 1개의 네트워크 컨트롤러 패치로 구성되며, 얼굴 위의 적절한 각 지점에 부착되어 생체 신호를 측정한다


작은 패치 연결해 생체 신호를 측정

위 그림과 같이 가정형 수면다원검사 시스템은 센서 노드 패치, 네트워크 컨트롤러 패치 그리고 웨어러블 밴드로 구성된다.

센서 노드 패치는 수면다원검사에 필요한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 부분이며, 네트워크 컨트롤러 패치는 다수의 센서 노드 패치를 관리하고 수집된 신호를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얇고 유연한 웨어러블 밴드로 이 두 종류의 패치를 연결한다. 모든 패치의 연결이 완료되면, 생체 신호 측정, 수집, 처리, 송수신의 수면다원검사가 시작된다.


정확한 생체 신호의 측정이 가능해져

수면 중 뒤척임으로 센서가 떨어지면 정확한 생체 신호를 측정하기 어렵다. 기존의 수면다원검사에서는 수면 중 측정이 의도치 않게 중단되었을 때 이를 복구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센서가 떨어진 것을 자동으로 감지해 다른 백업센서가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계속 모니터링 하도록 했다.
또한, 기존의 수면다원검사에서 환자가 병원에서 검사를 하므로 기존 수면 습관과는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던 반면, 이번에 개발된 수면다원검사 시스템을 이용하면 환자는 가정에서 편한 마음으로 측정할 수 있어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수요 늘어나고, 비용 절감된다

코골이와 같은 사소한 수면장애로 병원은 찾는 환자는 드물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수면다원검사 시스템은 집에서 적은 비용으로 쉽게 설치할 수 있고,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므로 수면다원검사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많아질 전망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노태환 학우(전기및전자공학과 박사과정)는 “반도체 제조 비용이 비쌀 것으로 생각하지만, 모든 시스템을 반도체 안에 담아 이를 대량으로 생산하면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라고 이번 연구의 경제성을 강조했다.


원격 건강관리 시스템의 역할을 할 것

이번에 개발된 수면다원검사 시스템은 KAIST 클리닉과 의료서비스를 연계해 U-헬스케어 분야의 연구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유 교수는 “직물형 인쇄회로 기판은 모든 시스템을 종합해 만든 가볍고 사용하기 편리한 미래지향형 의료기기다”라며 “조만간 민간 기업으로의 기술 이전을 통해 상품화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을 사용하면 일상생활 속에서 손쉽게 질병 및 장애를 진단, 처방 및 치료할 수 있어 삶의 질을 향상할 진정한 U-헬스케어의 실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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