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총학, 한 목소리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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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총학, 한 목소리 “대책 마련해야”
  • 현은정 기자
  • 승인 2011.04.1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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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올해로만 소중한 4명의 학우가 우리 곁을 떠나 학내 전반에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하지만, 남은 이들은 슬픔에서 그치지 않고 더 이상의 비극을 막고자 노력하는 것이 고인을 향한 도리일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 학교와 학우들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모색해본다. 먼저 이균민 교무처장으로부터 등록금 제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경되는지, 그 밖의 교학제도는 무엇이 개선되는지 들어본다. 이어 안상현 대학원총학생회장으로부터 선배로서의 조언과 대학원 학생사회의 목소리를 듣는다. 마지막으로 곽영출 학부총학생회장에게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책임과 앞으로의 입장을 알아본다.

 
<이균민 교무처장>

차등 수업료 부과 제도 폐지, 맞춤형 학사교육시스템 구축… 제도 개선만으로는 한계 있어
 

현재 심경은

안타깝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교학제도는 사회와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것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우리 학교의 교학제도는 2007년에 개혁된 것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시행한 입학사정관제로 현재 우리 학교에는 당시에 비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다. 학내 사회가 바뀐 만큼 제도도 그에 맞게 개선해나갔어야 하는데, 그러한 점을 간과했던 것이 교무처장으로서 학생들에게 가장 죄송하다.
 

등록금제도, 어떻게 바뀌나

학사과정 학생은 수업기간 4년 동안 성적에 관계없이 수업료를 납부하지 않고 장학금을 지급받게 된다. 또한, 연차초과자 학생에 한해 국립대 수준으로 약 320만 원정도의 등록금을 부과할 것이다.
기존의 등록금 제도는 국비장학금을 받는 학생에게 사회적 책임의식을 배양하고자 도입한 제도였다. 하지만, 학업과 수업료, 즉 금전 문제를 결부시키는 것은 학생들을 큰 압박에 짓눌리게 만들었다. 사실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지난해 1월 서남표 총장이 먼저 등록금 제도 개선안을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학교에서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이러한 비극이 연달아 발생해 마음이 아프다. 더 큰 비극을 막고자 등록금 제도 개선안을 예정보다 일찍 발표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학업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면학에 정진할 수 있길 바란다.
 

영어강의는 계속 시행되나

우리 학교는 2007년 학부 신입생부터 학생이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적으로 전면 영어강의를 실시해왔다. 또한, 국내외 타 대학에서도 우리와 같이 영어를 활성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영어강의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은 어렵다. 대신 강의의 이해를 돕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주력하려 한다. 한국어로 진행하는 연습반 시간을 늘리거나 매 강의 때 그날 배운 내용을 교수가 한국어로 정리해주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새롭게 정착하는 교육제도는 무엇인가

우리 학교 신입생의 학업량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교육시스템을 재편하려한다. 현재 신입생의 수업시간, 과목현황 등을 조사하며 학업량을 알아보고 있다.
현재 신입생의 교육시스템이 개인의 재능과 흥미, 교육이수능력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 중 하나다. 따라서 이러한 사항들을 고려한 맞춤형 학사교육시스템을 수립해 1, 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현행 중인 ‘새내기 지원실’과 별도로 ‘Associate Dean'이라는 부서를 두어 맞춤형 교육을 전담하게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학교 학생들은 중, 고등학교 때부터 쌓여 온 스트레스가 가중된 경우가 많아 더 특별한 관심을 요한다. 빠른 조치를 취하지 못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 하지만 제도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학생들이 서로 도와야한다. 평소 교우관계를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교수들은 연구에 집중하느라 학생과 인간적으로 교류하는 시간이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신입생의 경우 ‘즐거운 대학생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도 좋아하고 담임교수도 만족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확대되었으면 좋겠으나 다른 부수적인 문제들 때문에 쉽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모든 새로운 제도를 회의로 끝내지 말고 실제로 적용하려면 많은 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학교의 기본적인 제도 틀이 무너지지 않는 한에서 계속적으로 제도를 개선, 개발해가겠다. 이로서 모든 학년이 즐겁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공부하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다.
 

 <안상현 대학원총학생회장>

현재 심경은


무엇보다 근 3개월 동안 일어난 후배들의 안타까운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전한다. 친구들과 미래를 이야기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면서 꿈을 찾아가야 하는 어린 나이에 동료들과, 나아가 친구들과 경쟁을 해야만 했던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보고자 한다. 또한, 같은 학교에서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그들과 함께 수업하고 가르치던 선배로서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학부 선배로서 당시와 비교해 지금의 KAIST는

내가 학부생으로 다니던 카이스트, 불과 몇 년 전 학교 교정을 거닐며 느꼈던 낭만적인 모습은 요 근래 찾아보기 힘들다. 조교로 학부생들과 마주할 때면, 출석점수 하나, 숙제점수 1점, 퀴즈점수 1점에 목매달듯이 집착하며 현실과 미래를 맞바꾼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가는 후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대학원생도 학교 정책에 불만 있지 않나

현재 대학원생 사이에서도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첫째로, 연차초과 문제다. 연구환경실태조사에서도 드러났듯이 연차초과의 문제는 비단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을 방치한 학교, 그들을 제대로 지도하지 못한, 혹은 그들의 졸업을 억지로 막고 있는 교수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러나 현재 기숙사 배정 후순위, 조교비 지급 중지, 연차초과자비 납입 등의 모든 부담은 학생이 지고 있다. 따라서 현 제도의 전면적 수정을 요구하는 바이다.

둘째는 조교비를 비롯한 인건비 및 기성회비 부과 문제다. 대학원 10학번부터 기성회비를 의무적으로 내고 있다. KAIST라는 타이틀에 따르는 주위의 기대와 함께 부양가족이 있거나 곧 집안의 기둥이 되어야 하는 학우들에게 100만원 상당의 금액을 내는 것은 부담 그 자체다. 연차초과되면 안 되기에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매달 20만 원정도의 금액을 추가로 내야 한다는 것은 대학원생에게 너무나 큰 짐이다. 이 금액이 어떤 이에게는 작게 느껴질지 모르겠으나 대학원생에게는 학교에서 15일간 생활이 가능한 액수다. 이에 기성회비 부과의 합당성과 향후 지속적으로 오르게 될 기성회 예산의 명확한 사용처 공개를 요구한다.
 

학교와 학우에 당부하고 싶은 점

나는 아직 부족하고 교육학을 전공하지도 않은 사람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알고 있다. 교육이라는 것은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 동안 학교, 교수, 학우간의 대화가 너무 부족했다. 서로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가까이 다가가려 했다면 소중했던 그들도 영원히 우리 곁에 함께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고등학교를 마치자마자 부모님과 떨어져서 살아가는 우리 학교 학부생에게는 친구가 형제, 자매고 선배가 아버지, 어머니이다. 이제라도 모두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마음이 다시 따뜻해지고 풍성해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학교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이를 바탕으로 그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던 것들을 경중에 상관없이 모두 덜어주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행복하고 보다 훌륭한 KAIST를 만들 수 있었으면 한다. 우리 모두는 보다 발전되고 행복한 학교를 꿈꾸고 있다고 믿는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들이 남기고 간 것이 무엇인지를 항상 명심하기를 바란다.
 

<곽영출 학부총학생회장>

현재 심경은


불행한 사건이 4번이나 일어나 굉장히 유감이다. 사실 故조민홍 학우를 떠나보내고 꽤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동안 대책을 세우지 못해 학우들에게 죄송하다. 또한, 간담회라는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점이 많았다. 특히, 돌발 상황에 최선의 방책으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죄송하다. 좋은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쉽다.
 

자살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개인적인 원인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학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경쟁을 부추기는 서남표 총장의 교육철학은 학우들을 학업에 대한 부담감과 우려 속에 밀어 넣고 있다. 학생 사회 전체 분위기가 여유가 없고 경직되어 있다. 동아리나 과 중심의 공동체 문화도 이러한 부담감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뒤처질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에 학업 외의 다른 활동에는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운 것이다. 자연히 친구와 교류할 심적 여유가 사라지고 친구에게 개인적 고민을 털어놓을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또한, 학점 문제는 선뜻 남 앞에서 털어놓기 어려워 혼자 고민을 안기 쉽다. 이러한 학교 분위기가 비극을 초래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등록금 제도 폐지가 궁극적 해결책 될까

차등 수업료 부과제도가 폐지된 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보지 않는다. 서 총장의 모든 정책에 경쟁의식이 밑바탕 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다. 서 총장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사실 궁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현재 외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

그들은 우리의 편은 아니다. 마치 양날의 칼 같다. 그들은 단지 외부에 알리는 기능만을 할 뿐, 학우들에게는 큰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추측성 글이 난무하는 것과 기자들이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글을 쓰는 경향이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총학의 책임은

나날이 발전하는 총학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취임 후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이루어낸 것이 없는 것 같다. 서 총장의 개혁에 맞서는 목소리를 규합해 학교 측에 정책 개선을 꾸준히 요구해 바꿔나가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해야 했는데 안타깝다.

또한, 과끼리 친밀도가 떨어지는 것에도 책임이 있다. 작년부터 기층기구회계로 과를 지원하고 있고, 올해부터 과회장도 중앙운영위원회에 참석해 과별 활동을 늘리려 했다. 하지만, 화목한 과 문화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학우들의 마음에 여유가 필요하며 이는 학교의 제도적 보완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루어질 수 없다.
 

앞으로 총학의 대책은

이런 사건이 발생한 큰 원인은 그동안 서 총장의 독단을 막지 못했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학부총학생회에서는 크게 두 가지를 주장한다. 먼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학사연구심의위원회 같은 의사결정회의에 학생 대표가 참석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요구한다.

둘째로는 학교 측에서 우리가 학내 정책과 관련한 구체적인 요구를 마련해 안건을 제시했을 때 이를 수렴하는 것이다. 재수강 제한, 계절학기, 복지 문제 등 여러 정책에 대한 의견을 종합해 요구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학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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