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과, 물리학과

이공계 연구중심대학 KAIST. 우리 학교 캠퍼스의 밤길은 한밤중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실들이 밝혀준다 . 그곳에서는 밤낮으로 무슨 연구를 하고 있는 것 일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 올 한해 우리 학교를 빛낸 과별 연구성과를 되새겨보자. 학과별 학과장에게 추천 받은 9개 학과의 중점 과제와 연구 결과를 실었다.

※ 학과 사정으로 원고를 보내지 못한 학과는 누락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
 


 [화학과] 화학반응의 열쇠 ‘원뿔형 교차점’ 실체 밝혀


원뿔형 교차점, 양자 상태의 중첩 지점

화학과 김상규 교수팀은 이러한 반응경로를 결정짓는 원뿔형 교차점의 분자구조 및 특성을 최초로 실험적 규명에 성공했다.

화학반응은 소위 병목(Bottle Neck)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전이상태(Transition State)와 원뿔형 교차점(Conical Intersec-tion)이 그러한 화학반응의 좁은 병목현상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반응 운명을 결정짓는 지점의 분자구조와 양자적 특성을 알 수 있다면 반응경로를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할 수 있다.

원뿔형 교차점은 분자가 빛을 흡수해 들뜬상태를 거쳐 이성질체화를 일으키는 광이성질체화 반응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개념이다. 광이설질체화 반응은 우리 눈의 망막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의학 문제를 설명하는데 필수적인 매우 중요한 화학적 개념이다.
 

화학 반응 제어의 새로운 방법 구축

김 교수팀은 지금까지 이론적으로만 존재했던 원뿔형 교차점을 실험적으로 구체화해 화학 반응을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을 구축했다.

김 교수팀은 레이저와 분자선 기술을 사용했다. 이 기술을 이용해 분자를 들뜨게 한 후, 그 양자상태에 따른 반응성을 집요하게 추적해 특정한 구조적 특성이 있는 지점을 알아냈다. 사용 빛으로 분자를 들뜨게 한 후 분자의 특정 양자 상태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의 자세한 동역학적 움직임을 살펴보았다. 관찰결과 두 개의 서로 다른 전자적 양자상태가 중첩될 때 뚜렷한 공명현상이 발생하며, 이것은 원뿔형 교차점에 의한 것임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화학반응의 핵심개념인 원뿔형 교차점을 최초로 관측한 점은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로 화학반응을 원하는 대로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라며 “치료 및 제약 등 다각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원천적 기초지식 기반을 마련했다”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 과학 전문 저널인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지 온라인 판에 주요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물리학과] 고체 헬륨의 ‘초고체 현상 존재성’ 최초 규명

고체 헬륨에서 물질의 숨겨진 상태를 발견하다

지난 2004년, 물리학과 김은성 교수팀은 고체 헬륨을 극저온으로 냉각했을 때 그 일부가 자유롭게 흐르는 초고체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회전관성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기인 비틀림 진동자를 이용해 극저온 상태인 고체 헬륨의 회전 관성 값을 측정했다. 그 결과 극저온 상태의 고체헬륨은 저온 상태에 비해 회전관성 값이 줄어들었다. 이는 극저온 상태인 고체 헬륨의 일부분이 주위의 회전이나 진동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상태인 초고체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초고체 상태를 규명할 결정적 증거 밝혀내

최근 김 교수팀은 기체, 액체, 고체를 뛰어넘는 초고체(Supersolid) 현상의 존재를 규명할 결정적 증거를 밝혀냈다.

지난 6월, 김 교수는 고체 헬륨에서 발견한 초고체 현상이 고체 헬륨의 일반적인 물성 변화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실험을 통해 고체 헬륨을 매우 빠른 속도로 회전시켰을 때, 초고체 상태가 파괴되는 현상을 관찰했기 때문이다. 초고체가 담겨 있는 용기를 회전시킬 때, 초고체는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흐르기 때문에 용기를 따라 돌지 않는다. 그러나 매우 빠른 속도로 용기를 회전시키면 양자 소용돌이가 발생한다. 양자 소용돌이는 초고체 현상을 파괴한다. 이는 초고체 상태가 기존에 존재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초고체는 진동과 온도에 의존한다

초고체는 진동 의존성과 온도 의존성을 보인다. 김 교수팀은 이번 실험에서 초고체를 특정 온도에서 약하게 진동시키다가 갑자기 강하게 진동시킬 때의 초고체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김 교수팀은 시간에 따른 초고체의 반응이 온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1세기 순수 물리 최대 발견 중 하나

김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가 초고체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뿐만 아니라, 고체 헬륨이 초고체임을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순수 물리의 최대 발견 중 하나로 꼽히는 초고체 분야에서 우리 연구팀이 세계를 주도하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연구성과 목차]

· 화학과 김상규 교수팀
· 물리학과 김은성 교수팀
· 생명화학공학과 정희태 교수팀
· 생명과학과 박태관 교수팀
· 항공우주공학전공 한재홍, 심현철 교수
· 산업디자인학과 배상민 교수팀
· 신소재공학과 박종욱 교수팀
·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최병규 교수팀
· 건설및환경공학과 손훈 교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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