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5년 전 서남표 총장 취임 이후 불어닥친 학부 교육 개혁의 바람이 학사 과정 학우의 삶에 미친 영향은 지대했다. 그러나 그 개혁 정책에 정작 정책의 적용 대상자인 학우의 목소리는 거의 반영되지 못했다. 제25대 KAIST 학부총학생회 총선거를 보름 앞둔 지금, 지난 5년간 학우의 대표인 총학이 한 일을 돌아보는 기획을 구상했다.

기사를 쓰기 전, 5년간 발행된 신문을 모두 다시 읽고, 총학과 관련된 기사를 모았다. 모아놓고 보니 어떤 총학은 매 호 새로운 이슈로 지면에 실렸는가 하면, 어떤 총학은 선거본부 출범, 당선, 그리고 본지에서 시행하는 총학평가가 전부였다. 총학이 한 일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선거 운동 때는 번지르르한 공약을 앞세워 모든 걸 다 바쳐 학우를 위해 일할 것을 다짐했으나, 당선 후 진행한 사업을 들춰보면 그저 속 빈 강정이었을 뿐이었다. 그나마 '강정' 모양도 갖추지 못한 총학도 있었으니, 강경한 철학을 고수하며 정책을 밀어붙여온 학교와의 합의가 잘 이뤄질 리 만무했다.

두 모습 중 곧 선출될 25대 학부 총학생회가 지향해야 할 총학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후일 그들을 평가하는 지면에 학우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일한 진정한 학우의 대표로 기록되느냐, ‘속 빈 강정’에 비유되느냐는 임기 동안 보여주는 그들의 열정과 능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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