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특강, 학교와의 마찰로 장소 옮겨 진행돼

지난 2일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KAIST 네트워크(이하 4대강 네트워크)’가 주최한 ‘4대강 특강’이 예정과 달리 학교의 장소 사용 불허로 서대전네거리역 근처 기독교 연합회관에서 열렸다.
특강은 본래 대전대학교 토목공학과 허재영 교수의 4대강 사업 반대 강연으로 열릴 계획이었으나, 객관성 확보를 위해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 환경부 차윤정 본부장과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정민걸 교수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생태 관련 토론회로 변경되었다. 차 본부장은 4대강 살리기 사업 전체 개요를 설명하고 오염된 강의 사진을 보여주며 사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에 대해 “학자의 소양을 버렸다"라고 비난하며 생태계를 ‘살리기'보다는 파괴하는 토목공사만 진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연 후에는 우리 학교 학우를 비롯한 청중들이 자유롭게 질문을 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이번 특강은 본래 태울관 미래홀에서 열릴 계획이었으나 학교는 학생활동지침을 근거로 미래홀의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 4대강 네트워크의 최인호 학우(무학과 05)는 “정치활동보다는 심각한 환경문제에 대해 알고자 하는 모임이라는 설명에 리더십특강 형태로 창의학습관에서 진행하기로 학교와 합의했으나 하루 뒤 다시 창의학습관도 사용을 승인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담당자인 학생지원팀의 박봉섭 씨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현재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라는 점에서 학교가 조심스럽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특강과 함께 기획되었던 사진전도 같은 맥락에서 학교 내 어떤 곳에서의 장소 사용도 불허되어 학교 밖 쪽문 앞에서 진행되었다.
4대강 네트워크는 지난 5월 22일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반대하는 학우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4대강 네트워크의 일원인 김정호 학우(무학과 09)는 “우리 단체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문제점을 공부하고 그 내용을 우리 학교 학우와 대전지역 시민에게 알리고자 만들어졌다"라며 “아직 확정된 다음 행사 계획은 없으나, 반응이 좋아 다음 행사를 기획해 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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