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탐구 -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7

본격 직업 탐구의 네 번째 순서는 공직 분야다. 공직에 종사하는 사람인 공직자(이하 공무원)는 안정된 수입, 정년 연금을 통한 노후 보장 등의 이유로 많은 사람에게 주목받고 있는 직업 중 하나다. 국가의 일을 도맡아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지위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공무원이란 직업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고,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우리 학교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일반기계 직렬에 합격해 교육과학기술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추진위원단 과학기획팀에서 일하는 이정수 씨와 행정고시 토목 직렬에 합격해 국토해양부 항만개발과에서 일하는 황상호 씨를 만나 이에 대해 물어보았다

공무원은 공무에 종사하는 사람을 의미
과거 절대군주 국가에서 공무원은 임금과 충성관계로 얽힌 관리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이었다. 오늘날 헌법은 공무원을 공법적 지위와 신분을 가지고 국가기관의 구성원으로서 일하는 사람으로 명시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지칭하는 공무원은 정부 정책을 결정하고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행정 공무원을 의미한다. 그러나 공무원은 행정 공무원 뿐만 아니라 공적인 업무를 보는 모든 사람을 아우르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경찰관, 소방관도 공무원이며, 임용고시를 통해 교단에 있는 교사도 공무원이다. 새벽길을 분주하게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역시 공무원이다.

소속에 따라 하는 일도 가지각색
공무원은 소속에 따라 크게 입법직, 사법직, 행정직 공무원으로 분류된다. 입법직 공무원은 국회의원, 국회의원 보좌관, 국회사무처 공무원이 있으며, 사법직 공무원으로는 판사, 검사, 법무행정직의 법원공무원 등이 있다.
규모가 가장 큰 행정직 공무원은 중앙부처에서 일하는 국가직 공무원과 지방자치단체 소속인 지방직 공무원으로 구분된다. 소위 말하는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외교통상부 등의 15개 부처에 소속된 공무원이 국가직 공무원이며, 각 시, 군, 구청에서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지방직 공무원이다. 물론 소속 기관이 다른 것처럼 이들이 하는 일 또한 다르다. 국가직 공무원은 범국가적 차원의 행정업무를 담당한다. 반면에 지방직 공무원은 지역의 발전과 복지를 위한 행정업무를 담당한다.
행정직 공무원이 되어 소속을 정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 씨는 “나라차원의 규모가 큰일을 하고 싶다면 국가직 공무원을, 자신의 성과가 빠르게 드러나는 일을 하고 싶다면 지방직 공무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답했다.

월급은 박봉, 그래도 명예와 보람을 얻을 수 있어
공무원은 안정된 직종이지만 비슷한 사회적 지위를 가지는 다른 직업보다 상대적으로 연봉이 적다는 단점도 있다. 갓 입사한 공무원의 연봉이 보통 3,000만 원 정도다. 공무원의 연봉은 직급별, 호봉별로 지급된다. 야근, 출장 수당 등의 추가적인 수입도 각기 다르므로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10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 대다수가 5,000만 원 안팎의 연봉을 받는다. 황 씨는 “지금 5급 7호봉의 급여를 받는데 일 년에 4,500만 원 정도 번다”라고 말했다. 이 씨 역시 비슷한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
이 씨는 “다른 일을 하는 대학교 동기들과 비교해봤을 때 상대적으로 연봉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공적인 일을 하면서 많은 성취감을 얻고 있기 때문에 내 일에 만족한다”라며 일에 대한 열정만 있으면 월급 문제는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씨는 “공무원 생활을 하게되면 재정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라며 “돈에 큰 욕심이 있는 학우라면, 이 문제도 중요하게 생각할 필요도 있다”라고 언급하며 공직 진출 시 재정적인 부분은 꼭 한 번 따져보아야 하는 부분임을 강조했다.

공무원 되려면 국가 시험 합격이 필수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하는 국가고등고시(이하 고시)라는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고시의 종류로는 입법부 공무원을 뽑는 입법고시, 외교관을 뽑는 외무고시, 검사, 판사 등의 사법부 공무원을 뽑는 사법고시, 그리고 일반 행정직 공무원을 뽑는 행정고시가 있다. 행정고시에도 다양한 직렬이 존재한다. 크게 행정 직렬과 기술 직렬로 나뉜다. 특히 기술 직렬은 이공계 종사자들의 합격률이 높은 편이다.
그 외에도 7, 9급 공무원 공채 시험이 있다. 행정고시와 마찬가지로 행정부 공무원으로 일하게 되며, 합격하면 7, 9급 직책부터 시작하게 된다.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을 국가에서 특별 채용하는 예도 있다. 황 씨는 “간혹 특허청이나 식품의약청 등에서 박사, 변호사, 변리사 등을 5급으로 특별 채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요즘은 특별 채용을 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라며 특별 채용을 통해 이공계 사람을 뽑았지만, 그 인원은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1년에 한 번, 단번에 3차까지 합격해야
고시마다 시험 경향도 다르고 출제 방향도 다르다. 고시는 매년 한 번 실시되며 보통 3차 시험까지 있다. 예를 들어, 행정고시는 1차 시험에서 공직적격성평가(Public Service Aptitude Test, PSAT)라는 시험을 치게 된다. 모두 객관식이며, 10배수를 선발한다. 2차 시험은 자신이 선택한 직렬에 따라 서로 다른 시험을 치게된다. 논술식 답안 작성이 요구되며, 1.5배수 내로 선발한다. 3차 시험에서는 개인 인성 및 토론 면접이 이뤄진다. 매년 250~300명 정도로 극히 적은 수의 인원이 채용된다.
입법고시는 정치에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며, 마찬가지로 사법고시는 법에 관련된 문제가 출제된다. 고시에 합격한 공무원은 과천에 있는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8개월간 연수를 받고 4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친 후, 5급 사무관의 직책을 받게 된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자
공직에 관심은 많아도 시험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학우들이 많다. 스터디 팀을 만들어 서로 상부상조하는 경우도 있고, 신림동 고시촌에서 학원에 다니며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에 시중에 널리 알려진 책을 사서 혼자 공부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방법으로 공부해야 효율적이고 능동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까? 시간이 많다면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신에게 알맞은 공부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두 사람의 공통된 의견이다.
학원을 꼭 다녀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 씨는 “굳이 학원에 다닐 필요는 없다. 대신 스터디를 추천하는 바이다. 모르는 부분을 서로 물어보기 좋으며, 진도도 빨리 나간다. 우리 때에는 학교에 고시 공부하는 스터디 그룹이 있었는데 합격에 큰 도움이 되었다”라며 스터디 팀을 만들어 공부할 것을 추천했다. 반면 황 씨는 “요즘은 공무원 시험도 정보의 싸움이므로 학원이나 인터넷 카페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빠른 합격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라며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황 씨는 “시험별마다 바이블로 통하는 교재들이 있다. 학원이나 서점,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관련 시험 교재를 알아보고 적당한 교재를 사서 독학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라며 혼자 힘으로도 충분히 고시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KAIST 학생들의 활발한 공직 진출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이공계 출신 공직자의 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 우리 이웃 나라인 중국의 이공계 출신 공직자 비율은 70%에 육박하며, 중국의 주석 후진타오 역시 이공계 출신이다. 과학 기술이 중요시되는 현대 사회일수록 이공계 출신 공직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학교 학우들의 활발한 공직 진출이 크게 요구된다.
이 씨는 이공계 출신 공직자로서 공직에 관심이 많은 우리 학교 학우들에게 “KAIST 학생으로서 공직을 꿈꾼다면 7, 9급 공무원보다는 고시로 오는 것을 추천한다. 조직사회에는 어쩔 수 없이 계급이 있기 때문에, 7, 9급으로서는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할 수도 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5급으로 오길 추천한다”라며 조언을 해주었다. 더불어 이 씨는 “공직이 만만한 직업은 아니다. 공직은 이공계와는 정말 다른 길이며, 공과 사가 분명히 구분되는 직업이기 때문에 적응을 못 하는 사람도 있다”라며 진로 선택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황 씨 또한 “최근 KAIST 학생들의 공직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앞서 진출한 선배들과 대화를 나누며 공직에 대한 꿈을 키워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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