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연재, 점원이 예쁘면 상품이 안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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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연재, 점원이 예쁘면 상품이 안 팔린다?
  • 이효나 기자
  • 승인 2010.05.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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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막장드라마와 기괴함에 끌리나

그로테스크의 미학
캐나다 서스캐처원 대학 바바라 필립스 교수팀의 연구를 따르면 패션잡지를 구독하는 여성들은 그로테스크(Grotesque)한 광고에 더 많은 관심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그로테스크는 극도로 부자연스럽고 기괴하거나 불쾌한 것을 가리킨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이 내린 결론은 ‘단순히 호감이 가거나 예쁘기만 한 광고는 오히려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두지 못한다’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그로테스크한 광고가 더 큰 관심을 끄는 것은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남성의 시체가 있는 수영장에서 지갑을 꺼내는 장면이나 고전의상을 입은 여성의 목에 송곳이 꽂힌 이미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이는 흔히 아름다운 것이 사람들의 눈을 잡아끈다는 통념과는 거리가 있다. 그로테스크한 광고는 아름다움이 더욱 시선을 끄는 효과가 높다는 일반 미학적 관념을 뒤집는다.

예쁘지 않아야 예쁨 받는다
흔히 점원이 예쁘면 판매점의 매출액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대학 비앙카 프라이스 교수 팀의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들은 점원이 예쁘면 그 상점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이때 조사 대상은 여성이었다. 프라이스 교수는 예쁜 점원은 여성 고객들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이 결과를 분석한다. 따라서 여성이 주 고객인 점포는 예쁜 여성을 채용하는 것이 오히려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반면에 여성들은 아주 월등한 미모를 지닌 스타에 대해서는 경계를 하지 않는다. 이는 본인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현실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성들만 가득한 조직구조에서 예쁜 여성은 성공하기 어렵다. 반면, 예쁘지 않아도 일을 잘하는 여성은 이러한 조직에서 예쁨을 받을 것이다. 요컨대 예쁘지 않은 사람이 예쁨을 받는 역설적인 일이 벌어진다.


아름다움의 아름답지 않음
영화 <말레나, 1999)>에서 매우 아름다운 주인공 말레나는 너무 예쁘다는 사실 때문에 일자리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아사에 이를 정도로 생계의 곤란에 처하게 된다. 많은 이들에게 그녀의 아름다움은 오히려 ‘천박’하게 보였다. 그것은 단순히 여성의 질투에서만 빚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너무도 아름다웠기 때문에, 그 육체적 아름다움만을 취하려는 남성들에 의해 마침내 거리의 창녀로 전락한다.
울리히 렌츠는 <아름다움의 과학>에서 과학적으로 객관화되는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한다. 일반적으로 아름다움은 과학적으로 객관화할 수 있으며, 언제나 좋다. 심지어 아름답지 않아 억울하다면 아름다워지라고까지 말한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아름답지 않은 존재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추한 것이 되고 철저히 외면당할 수 있다. 아름다움에 관한 미학은 인간 사이에서 규정된다. 장자는 <제물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보통 사람들은 모장과 여희를 아름답다고 하지만 그녀들을 보는 물고기와 새들은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새는 하늘로 날아가 버리고 물고기는 깊은 물 속으로 사라진다’ 즉, 인간 사이에 있을 때에야 미인의 아름다움은 가치를 지닌다. 그것은 물고기와 새도 마찬가지다. 사람 사이에서 아름다운 것도 어떤 관계 속에 있느냐에 따라 오히려 추한 것이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아름답지 않은 것을 선호하고 그것을 더 부각하면서 안온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추의 미학
움베르트 에코는 그의 저서 <추의 역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름다운 코는 뚜렷한 기준을 갖는다. 반면 추한 코는 매우 다양하다. 피노키오의 코, 넓적 코, 얽은 코, 술주정뱅이의 코가 모두 가능하다.” 이는 사람들이 추함을 거부하고 내버려두면서도 그것에 대해서 새삼 크게 관심을 두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추구하는 아름다움은 대개 일정한 규격과 틀을 가진 경우가 많지만, 추함은 훨씬 다양하다. 추함은 다양한 현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많은 사람이 예쁜 사람을 한편으로 동경하면서도 막상 자신의 옆에 아름다운 존재가 있을 때 배격한다. 바로 현실의 인식, 특히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추함을 거부하면서도 지지하는 것은 우리의 현실 대부분이 그러하기 때문일 것이다.
막장 드라마는 흔히 추한 것으로 생각되어 거부감을 주지만, 사실 그들 안의 추한 행동들은 현실적인 인물상을 담고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것만 보여주어야 할 것 같은 방송에서 그 추함은 현실이 아니라 도덕적, 윤리적으로 재단되어 비판받기에 이른다. 현실에 대한 추함을 인식한 작가는 그것을 그려내고 대중들은 욕하면서도 그 드라마들에 빠진다. 다만, 그 드라마를 정신없이 보고 나서 이를 명작의 반열에 올리는 행위에는 주저한다. 추함은 대개 그러한 운명이다. 하지만 결코 그것은 부정될 수 없다. 움베르트 에코의 말대로 아름다움은 추함을 통해서 완성된다.

나에게는 익숙하고 너에게는 낮선, 언캐니 현상
프로이트는 ‘언캐니(Uncanny)' 현상을 다루는 논문에서 지금까지의 미학적 논의에 대한 한계를 지적한다. 언캐니는 그로테스크와 맥락이 닿는다. 미학이 아름다움에만 주목하고 기괴하고 추한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자신에게 익숙한 것들이 남에게는 낯설고 기괴하게 비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는 작품을 만드는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함의점을 준다. 흔히 학교나 고급예술집단에게는 그들이 잘 아는 내용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내용을 바로 일반 대중들에게 작품을 통해 선보인다면, 일반인들은 이를 낯설게 여길 것이다. 그 낯섦은 어려움으로, 어려움은 다시 몰입의 파기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대중적 선호에서 벗어날 것이다.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면 아무리 친숙하고 예쁜 존재도 낯설고 혐오스러운 것이 된다. 즉 추의 미학을 보인다.

영웅의 보편적 일률화
악당을 그릴 때는 낯설고 기괴하게 그려야 하지만, 영웅을 낯설게 그리면 선호되는 작품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거짓과 같은 진실이 된다. 이는 대중적 코드가 가진 근본적인 비밀이다. 그것이 바로 똑같이 3D 기술을 사용하고도 저메키스 감독의 <폴라 익스프레스>나 <크리스마스캐롤>이 실패하고,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 <아바타>가 성공한 요인이기도 하다. 언캐니 현상을 지혜롭게 극복한 영화는 영상미학에서 대중적으로 성공하고 그렇지 않은 영화는 대중적 몰입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름다움과 추함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적재적소, 즉 어느 시공간과 관계성에 존재하는가이다. 어쨌든 여자들 사이에서 질투와 시기를 받던 미인이 남자들 사이에 있으면 판매도 높으면서 미학적 평가도 좋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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