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오래된 디자인의 대상은 ‘정보’였을 것이다. 이때 디자인의 중요한 역할은 가시화되지 않은 정보를 시각화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보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용자에게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디자인, 인포메이션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자        

명확함과 정확함, 그리고 효율성을 결합해 만들어 낸 아이디어가 탁월하다         - 에드워드 터프트
인포메이션 디자인은 넓은 의미에서 정보를 선택하고 새로운 형태로 조직해서 특정 사용자에게 제시하는 것을 뜻한다. 인포메이션 디자인의 주된 역할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으로, 이때 표현된 내용은 정확하며 편향되지 않아야 한다. 광고나 마케팅 디자인은 소비자가 구체적인 행동을 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목적인 반면, 인포메이션 디자인에서는 사용자가 어떤 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객관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포메이션 디자인에 의해 정보는 매력적이고,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매체에 적합하게 만들어지게 된다. 인포메이션 디자인은 넓게는 의사소통 기술, 인터페이스 디자인, 인터랙션 디자인을 포함한다.


인포메이션 디자인의 발전
서구에서 디자인이라는 개념은 19세기 중반에서 20세기 초반에 형성되었다. 하지만, 디자인을 하는 행위가 그 이전부터 있었음은 자명하다. 인류는 언어를 구사하고 문자를 사용한 이후 지금까지 정보를 구축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런 결과가 지도나 다이어그램, 사인 시스템 등의 다양한 디자인의 형태로 완성되어 정보를 기록하고 전달하는 구실을 한다. 예를 들어 원시 공동체 사회에서는 주술적 의미와 지배자의 권위를 표현하려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던 나무의 상징이 후에는 정보를 조직화하는 다이어그램에 직접적으로 투영된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남긴 생물 계통도나 최근 사용되고 있는 DNA 분석에 따른 데이터로 만들어진 생물 계통도는 나무 구조를 기초로 해 복잡한 정보의 관계를 압축시켜 표현하고 있다. 동굴 벽면에 그려진 그림 문자에서 디지털 단말기에 나타나는 동영상에 이르기까지, 인포메이션 디자인은 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정보를 시각화하는 디자인으로 계속 발전해 왔다. 다양한 미디어로부터의 정보량이 점점 증가하고 복잡해지는 경향성과 모든 기술이 ‘편리함’을 향해간다는 보편적 원칙에 근거했을 때, 인포메이션 디자인의 역할은 점점 커질 것이다.


디자이너의 역할은 사학자, 경제학자, 수학자와 일반 대중의 중립자적 교량이다          - 오토 노이라트
인포메이션 디자인을 위해 디자이너는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나 일련의 행동, 프로세스 등의 정보를 가지고 사용자가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이의 본질을 드러내는 시각적 모델로 재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디자이너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전달하고자 하며(제공자 측면) 또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얻고자 하는지(사용자 측면) 이해해야 한다. 이 과정은 매우 개념적이고 추상적이어서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떤 규칙이나 원칙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인포메이션 디자인을 위해서는 정보를 주고받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설계 과정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요구와 사용자의 요구를 설계하는 과정 역시 수반되어야 한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오토 노이라는 이와 같은 체계를 아이소타입(ISOTYPE : International System of Typographical Picture Education)이라고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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