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공지로 정책 시행 일단 보류

 지난해 7월 교무처는 부ㆍ복수전공을 하는 학우에게 주어지던 연차초과 유예기간을 폐지했다.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졌고, 학우들의 반발에 교무처는 결국 정책 시행을 보류했다.

 이번 정책은 지난해 7월, 부ㆍ복수전공 이수 시 들어야 하는 선택과목 학점 수를 줄이는 정책과 함께 결정되었으나 공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논란이 되었다. 이번 정책의 대상이 되는 09학번은 이미 입학한 지 세 학기가 지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포털 게시판에 글을 올린 09학번의 모 학우는 “미리 알았다면 지난 세 학기 동안 좀 더 많은 학점을 이수했을 것이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부ㆍ복수전공 연차초과 유예기간 폐지 정책은 기존에 학교가 부ㆍ복수전공을 적극 지원했던 정책과 상충한다. 유예기간이 폐지되면 부ㆍ복수전공을 하려는 학우의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박승 학부총학생회장은 “그동안 학교에서 부ㆍ복수전공을 장려하는 정책을 폈던 것과는 어긋나는 처사다. 연차초과의 경우 등록금이라는 큰 부담이 있는 만큼 앞으로 학우들이 부ㆍ복수전공을 망설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설명하는 정책의 취지는 원칙적으로 4년제 학부 체제이므로 그 안에서 부ㆍ복수전공도 이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래 부ㆍ복수전공을 하는 학우는 4년을 넘게 재학해도 연차초과자 납입금을 각각 1학기, 2학기씩 면제받았다. 이번 정책으로 이 유예기간이 폐지되는 셈이다.

 정책 시행을 담당하는 학적팀은 졸업이수 요건을 고려하면 4년 내에 부ㆍ복수전공을 마치고 졸업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정태한 학적팀장은 “지난해 복수전공을 하는 학생이 들어야 하는 교양과목의 조건을 크게 낮춰 부담을 많이 줄였다"라고 말했다. 복수전공을 하는 학우는 인문사회선택과목은 12학점 이상, 기초선택과목은 3학점 이상만 이수하면 졸업 가능하도록 지난해 조건이 완화되었다. 또한, 정 팀장은 “늦은 공지는 오롯이 학적팀의 잘못이라 뭐라 할 말이 없다. 학생 여러분께 죄송하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적팀의 해명과는 달리 학우들은 강의가 열리는 학기와 시간표, 강의의 선수과목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여전히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이광형 교무처장은 “정책 당사자인 학생들이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하니, 정책에 대한 재고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연차초과 유예기간을 다시 두는 것보다는 부ㆍ복수전공 이수 학점 기준을 내리는 방향으로 정책 시행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확정된 안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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