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경영학과 05학번 이영석

올해 4월 19일은 4ㆍ19혁명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1960년 3월 15일 제4대 대통령 선거에서 자유당의 부정선거가 치러진 후, 한 달이 넘게 이어진 각종 시위로 인해 결국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하고 자유당이 해체되는 등 대한민국 민주화의 기념비적인 한 획을 그은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커서, 4월 19일 당일에만 경무대 앞을 비롯하여 각지에서 183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민주국가는 나라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의 뜻에 따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운용되는 정치를 펴는 나라이다. 현대의 간접민주제도 아래, 이 국민주권주의의 의미는 각종 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선출해, 간접적으로 정치를 펼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50년 전 국민이 피를 흘리며 얻고자 했던 국민주권주의는, 언제부터인가 많은 국민들에 의해 너무도 쉽게 포기되고 있다. 97년 제15대 대선까지 80%를 넘던 투표율은 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는 63%까지 떨어졌으며, 지난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46.1%로, 절반이 안 되는 국민만이 투표에 참여했다. 심지어, 일부 지방자치선거에서는 10%대의 투표율도 심심찮게 나오는 형국이다.

인터넷 등지에서 정치는 이제 희화화되다 못해 더럽다고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취급을 받는 정치는 결국 국민 개개인들, 우리가 가져온 것이기도 하다. 단기적인 이슈를 우선시하고, 언론 매체들의 주입식 정보에 의존하며, 심지어는 찍을 사람이 없다고 투표에 참여하지도 않는 행동들은 50년 전 피를 흘리면서 이루고자 했던 민주주의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다. 토크빌이라는 프랑스의 정치사상가는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라고 했는데, 이 말대로라면 정치를 더럽게 보는 우리 국민의 수준 낮음에 슬퍼해야 할 것이다.

이제 곧 6월 2일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총 8표를 행사하게 되어 있다. 무척 많은 수이지만, 그 한 표, 한 표가 우리와 우리 지역의 대표들을 선출하게 되고, 선출될 대표들이 수년간 펼칠 각종 정책의 향방을 좌우하게 된다. 모든 KAIST 유권자들이, 꼼꼼하고 현명한 참여를 통해 진정한 민주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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