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 되어야 할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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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 되어야 할 외침
  • 김신엽 기자
  • 승인 2019.05.28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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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디아 무라드 -

 

 이라크 북쪽 지역의 작은 야지디 마을 코초. 비록 가난하지만, 공동체 안에서 소박한 즐거움을 누리던 코초 사람들에게 급진 수니파 무장 단체 IS가 들이닥친다. IS는 코초 마을 사람 전체를 학교 운동장에 모은 후, 남자들을 여자들과 아이들로부터 분리한다. 코초의 족장이 이슬람교로의 개종을 거부하자 IS는 마을의 남자들을 모조리 총살한다. 총살에서 살아남은 소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남자가 즉사했다.

 이날 숨진 사람 중에는 나디아 무라드의 오빠 여섯 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오빠들의 장례를 치르고 슬퍼할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IS는 나디아 무라드를 비롯한 소녀들을 ‘사비야’로 삼았다. 사비야는 IS가 성노예로 사고파는 젊은 여자를 의미한다. 나디아는 시장에서 판매되었고, 때론 고위 지휘관에게 선물로 건네졌다. 강간과 폭행, 모욕이 매일같이 이어졌다. 그를 강간한 IS 전사가 새로운 사비야를 원할 때가 되면 그는 가차 없이 다른 전사에게 팔려나갔다. 살아있으면서도 죽음을 꿈꾸는, 악몽 같은 삶이 3개월간 이어진다.

 저자는 <The Last Girl>을 통해 끔찍했던 본인의 삶을 진솔하면서도 생생하게, 하지만 담담하게 그려낸다. 동시에 그는 이런 비극이 있게 한 IS, 그들의 만행을 묵인하거나 동조했던 수니파 사람들, 그리고 비극에 무관심했던 국가와 국제 사회에도 책임을 묻는다. 무관심과 묵인에 대한 질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The Last Girl>은 저자의 목숨을 건 탈출 과정과 탈출 이후 인권 운동가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야기, 그리고 수많은 청중 앞에서 행한 연설도 함께 담고 있다. 저자는 무기로서의 성폭력 사용을 종식하기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8년에 노벨평화상을 받는다. 나디아 무라드는 노벨상 시상식에서 “정의와 가해자 처벌만이 존엄성을 되살리는 유일한 상”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무엇보다도 자신이 자신 같은 사연을 가진 사람 중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말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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