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권 보장을 위한 노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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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권 보장을 위한 노력은
  • 유신혁, 심주연 기자
  • 승인 2019.05.2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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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소위와 학교 당국, 이동권 확보 위해 ‘배리어 프리’ 사업 추진

 북측 기숙사에서 교양분관(N10) 앞을 지나, 장영신학생회관(N13-1) 옆 경사로를 내려간다. 류근철스포츠컴플렉스(N3) 옆길을 거쳐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곧장 창의학습관(E11)으로 향한다. 기자 본인이 수업을 들으러 창의학습관에 가는 경로다. 기자처럼 이동에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이렇게 간단한 경로를 이용하는 것이 당연한 생활의 방식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같은 곳에서 출발해서 같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누군가는 훨씬 더 많은 수고를 들여야 한다. 

 휠체어를 이용해 북측 기숙사에서 창의학습관으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경로는 상당히 복잡하다. 장영신학생회관 옆 경사로는 경사가 급해 휠체어로 지날 수 없기 때문에 장영신학생회관 안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만 한다. 스포츠컴플렉스 앞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서는 계단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휠체어 이용자는 빙 돌아 다른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 3면의 그림을 보면, 이동에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보행자와 휠체어 이용자가 지나는 경로가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는지 알 수 있다.


이동권 보장 위한 배리어 프리 운동

 이동과 관련해 발생하는 불편은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준다. 수업을 들으려면 수업 장소로 가야 하고, 음료를 마시려면 카페로 가야 한다. 이렇듯 원하는 일을 하려면 그 일을 할 수 있는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때문에 이동의 어려움은 일상적 불편함을 넘어, 하고자 하는 일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생활의 제약이 된다. ‘이동권’이라는 개념이 발생한 배경이다. 

 이동권이란 자유롭고 안전한 이동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헌법상에 직접적으로 명시된 권리는 아니지만, ▲인간으로서 존엄을 가지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 ▲평등할 권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 헌법상의 권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통상적 견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및 고령자 등이 주로 이동권과 관련된 어려움을 겪는다. 


모두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학교를 위해

 이동권을 해치는 여러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움직임이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운동이다. 우리 학교에서도 배리어 프리, 즉 이동권이 보장된 환경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KAIST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이하 학소위)는 ‘장애인의 시설이용권과 이동권’을 주제로 인권행사를 진행했다. 학소위는 장애인이 겪는 어려움에 공감할 수 있도록 돕는 부스를 운영했으며,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또한, 학우들의 연서를 받아 <길은 모두에게 길이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신성철 총장에게 전달했다.(관련기사 본지 456호, <장애인 이동권 향상 위한 인권행사 진행>)

 학소위는 당시 교내에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시설이나 장애인의 이동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있는지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다양한 이동권 침해 사례가 드러났다. 앞서 이야기한 장영신학생회관 옆 경사로나 스포츠컴플렉스 앞 횡단보도 외에도 학내 다양한 장소에 이동권을 해치는 요소가 존재한다. 해당 사업을 진행한 학소위 홍완 위원은 조사 과정에서 ▲휠체어로는 대강당과 그 근처 건물에 접근할 수 없는 점 ▲매점 건물과 우체국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점 ▲교양분관 앞쪽에 경사로가 없는 점이 확인되었다고 전했다.

 교양분관의 경우, 건물 뒤쪽에 경사로가 존재하지만 휠체어가 드나들 수 있는 출입 게이트는 건물 앞쪽에만 설치되어 있다. 때문에 휠체어를 이용해 교양분관에 진입하려면 건물 뒤쪽에 있는 경사로를 이용해 올라온 다음, 건물을 돌아 앞쪽에 있는 출입 게이트를 통과해야 한다. 게다가 교양분관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어 이용자는 2층 시설을 사용할 수 없다.


배리어 프리 위한 시설 개선 현황은

 학소위 측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학교 당국에 전달했으며, 이동권 보장을 위한 시설 개선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학교 측에서도 시설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시설팀은 “과거에 지어진 건물의 경우 기준이 제대로 정해지지 않아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다. 하지만 신축이나 증축 건물은 현행 법 규정에 따라 장애인 시설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또한, 올해에는 교양분관 건물 전면 경사로 설치와 대강당 화장실 장애인 시설 보완을 계획 중”이라 밝혔다. 

 최근 리모델링이 진행된 건물들에 장애인 시설이 포함되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리모델링하는 건물에 대한 법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리모델링한 건물은 장애인 시설이 준비되지 않았을 것”이라 전했다. 


시설 개선 과정에서 의견 수렴 중요해

 또한, 시설 개선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의견 수렴은 학생정책처와 학생생활처 측에서 진행하고 있다. 류석영 학생생활처장은 “시설 이용 당사자 학생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담당자가 다양한 부서와 함께 많은 시설을 실제로 개선하고 있다”며 진행 상황을 알렸다. 류 처장은 “당사자 학생들이 필요하거나 불편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편하게 문의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련 사업을 진행한 학소위 홍 위원은 학우들이 인권 관련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경사로 설치 등 이동권 개선을 위한 사업은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닌 학생들도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라며 시설 개선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봐 줄 것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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