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평론> 빛나는 삶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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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평론> 빛나는 삶을 위해서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0.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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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학우

생명과학과 07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2009. 오츠 슈이치

 

나는 대형서점에 들어설 때마다 묘한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그 많은 책이 다 내 것인 양, 그리고 모두 읽을 것인 양 기분이 좋아지면서 이번엔 어떤 책을 읽을까 둘러보게 되는 것이다. 계획 없이 서점에 가면 주로 끌리는 제목을 따라 책을 고르게 된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는 그렇게 읽게 된 책이었다. 내 관심을 끈 것은 ‘죽을 때 후회하는’이라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1,0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가 말한다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

 

‘죽음’과 ‘후회’는 내 머릿속에서 자주 연결고리로 이어지곤 했던 단어들이다. 나는 내 삶에서 중요한 가치판단을 해야 할 때, 삶의 마지막 순간에 서 있는 내 모습을 떠올려보는 방법을 써서 무게를 재기 때문이다. 현재 느끼기에는 양쪽 다 소중한 것 같아도 죽기 직전에 내가 내 삶을 어떻게 떠올리게 될지 생각을 해보면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다. 이런 가치 판단 방법은 삶을 제대로 사는 것이 어떻게 사는 것인지에 대한 사춘기 시절 고민으로부터 찾아냈다. 죽음을 앞두고 모든 것이 의미가 없어졌을 때 스스로 후회 없이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이 의미 있는 삶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후회 없는 삶은 불가능할지라도 되도록 내 삶을 마무리할 때 되돌리고 싶은 일들이 적은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후회가 없는 삶을 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살아도 그것이 어려운 것은, 후회는 늘 깨달아버린 후에야 뒤늦게 찾아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높은 지위의 교수이든, 열심히 일해 온 사람이든, 범죄자이든, 평생 인내를 통해 살아온 사람이든 죽음 앞에 섰을 때에서야 비로소 찾게 되는 가치들이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후회하는 대부분의 일은 고마움을 전한다거나,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난다거나, 가고 싶은 곳에 간다거나 하는 사소한 일들이다. 이것들이 그렇게 후회로 남게 되는 것은 깨닫게 되는 시기가 이미 몸을 움직일 힘조차 별로 남아있지 않은 ‘죽음 앞’이기 때문이다. 현재에 충실하겠다며 평생 바쁘게 살아온 사람에게 죽음을 앞두고 ‘가고 싶은 곳에 가지 못한 것’이 크나큰 한이 된다면 그 삶은 얼마나 안타까운가. 과거의 아픔에 묶여, 또는 미래의 두려움에 질려 현재에만 묶여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삶에서 중요한 가치판단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내가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은 현재의 행복과 내 삶의 행복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현재를 즐겨라’라는 말을 두고 과거의 아픔과 미래의 두려움은 잊고 현재 즐길 것만을 생각하라고 해석하며 현재에만 눈을 돌린다. 하지만, 과거의 아픔은 ‘잊어버리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이겨내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고 미래의 두려움은 ‘회피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대비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현재는 과거와 미래의 다리로서 많은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나는 현재를 즐기라는 말을 그 고통의 가치를 깨닫고 기꺼이 받아들이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싶다. 고통을 외면해서 찾은 즐거움이라면 그것은 현재를 즐길 줄 아는 것이 아니라 현재밖에 모르며 사는 것이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길도 내다보지 않고 달려오기만 한 사람들도 죽음 앞에 서면 뒤를 돌아보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때는 이미 모든 것을 되돌릴 힘이 없이 후회만 남는다. 현재를 과거와 미래의 훌륭한 다리로 만들어갈 때, 나는 우리의 삶 전체가 반짝반짝 빛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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