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듐 촉매에 카이랄성 리간드를 결합해 … 기질과 촉매가 결합하며 생성되는 수소결합이 거울상 선택적인 합성에 기여함을 밝혀

 화학과 장석복 교수 연구팀이 화합물의 두 가지의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한 가지만을 선택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거울상 선택적으로 감마 락탐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월 19일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에 게재됐다.


라세미 혼합물만 합성됐던 감마 락탐

 다른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유기화합물의 탄소-수소 결합을 끊은 뒤 새로운 작용기를 도입할 수 있다면 원하는 물질을 합성하기 용이하다. 연구팀은 탄소-수소 결합을 제거하고 질소화 반응을 통해 아미드기로 치환하는 탄소-수소 아미드화를 오랫동안 연구해 왔고,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물질인 옥사졸론(Oxazolone)을 발견한 바 있다. 더 나아가 이리듐 촉매를 옥사졸론과 함께 사용하면 여러 의약품의 원료가 되는 감마 락탐을 합성할 수 있다는 점도 발견했다. 하지만 이렇게 합성한 감마 락탐은 거울상 이성질체가 서로 섞여있는 라세미 혼합물*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거울상 이성질체의 화합물은 화학식이 서로 같아도, 인체에 투여했을 때 두 이성질체가 전혀 다른 작용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하나만을 선택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였다.


카이랄성 다이아민 리간드를 결합해

 연구팀은 이리듐 촉매에 카이랄성**을 가지는 리간드를 결합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카이랄성을 가지는 다양한 리간드로 촉매를 합성한 결과, 특정한 다이아민 리간드가 높은 거울상 선택성으로 감마 락탐을 합성하는 것을 발견했다.


중간체에 수소결합 형성됨을 증명해

 새로 개발한 촉매가 높은 거울상 선택성을 보이는 원인을 밝히기 위해 DFT 계산을 수행한 결과, 연구팀은 반응 중 생성되는 중간체인 이리듐 나이트레노이드(Ir-Nitrenoid)가 기질과 수소결합을 이루는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됨을 예상했다. 연구팀은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이용했다. 먼저, 이리듐 나이트레노이드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물질을 대신 관찰하였다. 이리듐 나이트레노이드는 매우 불안정해 직접 구조를 관찰할 수 없다. 이는 이리듐 원자와 나이트레노이드의 질소 사이에 이중결합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이 이중결합을 단일결합으로 치환한 물질은 분자 내 수소결합이 존재하므로 중간체에서도 수소결합이 존재함을 뒷받침할 수 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수소 결합에 참여하는 부위를 교체했을 때도 촉매가 높은 거울상 선택성을 나타내는지 확인했다. 수소 원자가 수소결합에 참여하려면 전기음성도가 높은 원소와 결합되어 있어야 한다. 따라서 리간드에서 높은 전기음성도를 가지는 산소에 결합된 수소를 메틸기로 치환한다면 수소결합이 형성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촉매의 높은 거울상 선택성도 나타나지 않게 될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촉매를 합성하여 반응을 진행시킨 결과 예상했던 결과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 기질과 촉매가 결합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중간체에 수소결합이 형성되고, 이것이 카이랄 감마 락탐의 합성을 가능하도록 한다. (ⓒ장석복 교수 제공)

 

 연구팀은 카이랄성을 띠는 감마 락탐을 이용하여 생물학적 활성이 높은 중요한 물질을 쉽게 합성할 수 있음을 보였다. 또한, 새로운 촉매를 제시한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반응 메커니즘까지 규명하여 현상의 이론적인 이해에도 크게 기여했다. 연구에 제1 저자로 참여한 박윤수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촉매를 사용하면 감마 락탐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화합물의 거울상 이성질체도 선택적으로 합성할 수 있어 응용 가능성이 높다”고 이번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라세미 혼합물*

카이랄성 분자의 두 광학 이성질체가 동일한 비율로 섞여 있는 혼합물.

카이랄성**

자기 자신을 거울에 비춘 상이 서로 겹쳐지지 않는  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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