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p 효소 활성화에 필수적인 부위 분리 후 각 조각에 마그넷 단백질 접합해 … 빛에 민감하여 수술 없이도 뇌 기능 연구 가능해져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연구팀이 빛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유전자 재조합 효소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19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뇌 기능 연구해

 유전자 재조합은 특정 유전자의 배열 순서를 바꾸는 것으로 염기 서열의 삽입, 절단, 반전, 이동 등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재조합은 보통 재조합 효소*(Recombinase)가 DNA의 특정 염기 서열을 인식한 후 결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대표적인 재조합 효소에는 Cre 재조합 효소와 Flp 재조합 효소가 있다. 이번 연구의 대상이 된 Flp(Flippase, 플립페이즈) 재조합 효소는 Flp 효소가 특이적으로 인식하는 FRT 유전자 서열에 결합하여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효소이다. 특히 유전자 재조합 기술으로 생물의 뇌 기능 연구에서 유전자의 발현이나 단백질의 작동을 멈춘 후 행동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뇌 내부의 특정 단백질을 발현하는 유전자를 제거하기 위해 Flp 재조합 효소를 발현하는 유전자를 미리 삽입한 쥐로 실험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는 해당하는 유전자가 이미 제거되어 쥐의 행동 변화를 관찰할 수 없으므로 많은 실험을 반복해야 했고, 따라서 시간적, 금전적 낭비가 심했다.


분리한 Flp 효소 결합으로 활성 조절

 연구팀은 Flp 재조합 효소가 분리되어 있을 때는 활성을 띠지 않다가, 다시 결합하면 활성을 띠게 되도록 개량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Flp 효소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곳을 발견했다. Flp 효소에서 이 부분을 잘라 내면 가장 낮은 활성을 보이게 된다. 이렇게 효소를 잘라낸 후, 각 조각에는 빛에 반응하여 서로 결합하는 단백질인 마그넷 단백질을 접합하였다. 효소 조각에 빛을 비추면 조각에 접합된 마그넷 단백질이 빛에 반응하여 결합하고, 이에 따라 서로 가까워진 효소 조각도 함께 결합한다. 새로 개량된 유전자 재조합 효소는 PA-Flp로 명명되었다.

 

 

▲ 분리된 Flp 효소에 각각 마그넷 단백질을 접합한 후 빛을 쬐면 마그넷 단백질이 서로 결합하고, 거리가 가까워진 Flp 효소도 결합하며 활성화된다. (ⓒ허원도 교수 제공)


약한 빛에도 반응할 수 있는 PA-Flp

 PA-Flp는 매우 약한 빛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도 빛을 비춤으로써 유전적으로 변형된 특정 신경세포의 변화를 관찰하는 광유전학** 기법들이 활용되고 있었다. 이들은 수술을 통해 뇌에 광섬유를 삽입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PA-Flp는 일반적인 핸드폰 플래시나 레이저 포인터에 해당하는 세기의 빛을 외부에 비추어도 활성화된다. 쥐의 두피와 두개골을 통과하는 극소량의 광자에도 반응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광섬유를 활용하여 극소량의 광자를 비추는 방법으로, 원하는 유전자만 선택적으로 발현시킬 수도 있다. 매우 적은 광자를 비추면 국소적인 부위에서만 광자들이 존재하는데, PA-Flp는 이런 미약한 빛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효소는 머리에 빛을 비추는 것만으로도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어 동물의 뇌 기능 연구 등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허 교수는 “실험동물의 행동 변화를 관찰할 때,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실험동물의 유전자 발현을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실험에 필요한 노력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재조합 효소*

DNA 분자의 특정한 염기서열 사이에서 위치특이적 재조합을 담당하는 효소.

광유전학**

빛으로 뉴런 등의 살아있는 세포 속의 물질을 조작하여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하는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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